中 휴머노이드 '007 개발' "韓, 국가로봇위로 맞서야"

작성일 08-17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류석현 한국기계연구원 원장 中과 로봇 기술 격차 1년 산학연 참여 생태계 제안 "로봇 100대 테스트베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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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가 잘나가는 것은 '007 작전' 때문입니다. 사실상 주 7일 매일 근무한다는 건데, 합당한 보상을 받는 만큼 주 100시간 이상을 기꺼이 일합니다. 우리는 이런 경쟁자와 싸우고 있는 겁니다."
 중국발 휴머노이드가 파죽지세다. 마라톤을 뛰는 로봇부터 권투로봇, 무술로봇까지 다채로운 영역에서 놀라운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기능도 기능이지만, 가격을 고급 자동차 수준인 수천만 원대로 낮췄다. 이런 휴머노이드들이 국내에 침투하면서 과학기술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국내 로봇 연구의 최전선을 이끄는 정부출연연구원이다. 류석현 기계연 원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중국의 파상 공세가 매우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이미 중국산 휴머노이드 몇 대를 뜯어봤다는 그는 "2023년 기준 로봇 분야 기술력에서 중국이 한국보다 6개월 앞섰다는 분석이 있었으나 이제는 1년 가까이 차이가 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기술 격차가 1년이라는 것은 중국이 어떤 신기술을 획득하고 나면 한국이 그 기술을 얻기까지 1년이 더 걸린다는 의미다.
 국내 산업 생태계는 중국발 로봇 공습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값싸고 성능 좋은 중국산 휴머노이드들이 국내로 유입 중이다. 류 원장은 "중국이 무서운 점은 하드웨어를 값싸게 공급하고 소프트웨어는 따로 판매한다는 것"이라며 "이러다가 하드웨어에 종속될 수 있다. 사용자가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고 해도 결국 데이터 축적은 중국산 하드웨어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짚었다.
 한국은 20년 전만 해도 로봇 선도국이었다. 특히 산업용 로봇은 1980년대부터 수출하기도 했다. 현재도 한국은 공장에서 쓰이는 산업용 로봇 덕분에 1인당 로봇 밀도가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한다. 다만 휴머노이드 분야에서는 중국과 미국만 쳐다보는 처지다. 
 휴머노이드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 규모는 15억5000만달러(약 2조1405억원)로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7.5%를 보이며 40억4000만달러(약 5조579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휴머노이드를 따라잡겠다고 한국이 중국의 007 모델을 따라갈 수는 없다. 류 원장은 최상위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제조업을 무기로 국가가 한데 뭉쳐야 한다고 봤다.
 그는 "중국을 잡고 뛰어넘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역량을 모으기 위해 휴머노이드 거버넌스부터 만들어야 한다"며 "국가로봇위원회를 세워 현대나 LG, 삼성, 한화, 두산 등 로봇 사업을 하는 대기업과 학계, 정부출연연을 모두 참여시켜 휴머노이드 생태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류 원장은 "기계연 본원에 1000㎡ 이상 파일럿 환경을 조성해 로봇 100대 이상을 동시에 운용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마련할 것"이라며 "중국에 맞서기 위해 산학연 공동 활용이 가능한 K휴머노이드 협업 인프라스트럭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류석현 한국기계연구원 원장 △1963년생 △부산대 재료공학 학사, KAIST 재료공학 석·박사 △2015년 두산중공업 부사장·최고기술경영자(CTO)·기술연구원장 △2021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산학협력처장△2023년 한국기계연구원 원장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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