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3대 강국, 3년에 달렸다] 싹 없이 숲 없다… AI 생태계 ‘인재’ 심는게 급선무

작성일 08-17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김두현 “SW → AI중심 대학 전환” 양희동 “실무 수행하며 학위 취득” 주원 “기업·대학간 매칭 활성화” 윤지웅 “기초과학·인문 아울러야” 이준호 “해외 인재양성 사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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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3대 강국, 3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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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자립 기술을 구축하는 것을 앞세우지만, 진정한 AI 강국이 되기 위해선 기술보다는 사람에 대한 투자가 먼저다.”(김두현 건국대 교수) 정부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인공지능(AI) 글로벌 강자가 되겠다는 도전에 착수했다. 이재명 정부는 민관이 5년간 100조원을 투입해 ‘AI 고속도로’ 격인 고효율 데이터센터(DC)를 구축하고 자체 모델을 만들어 AI 강국이 되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인프라와 모델,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진정으로 AI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선 인재 양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AI 전문가를 키워낼 수 있는 생태계를 가꾸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두현 건국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현재의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을 ‘AI 중심 대학’으로 전환해 전문 단과대학을 늘려야 한다”며 “예산 확대에 한계가 있는 기금예산 보다는 일반회계로 편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AI 인력의 숫자도 중요하지만 인력의 수준을 높이는 전략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급 인재 양성과 유출 방지를 위해 AI 대학원과 AI 융합 대학원 프로그램을 더 정교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인력을 대상으로 국제 공동학위제 또는 산업체공동지도교수제 등을 적용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고급 인재를 배출하는 방안이 있다. 김 교수는 “대학원에서 배출되는 인력들은(이론에는 밝아도) 국제 교류나 산업체 경험은 부족한데 국제 공동학위제나 산업체공동지도교수제는 이 점을 보완해 인재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AI 관련 업체 근무를 군 대체복무로 인정해 주는 등 병역특례 제도도 필요하다고 산학연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 수단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인재들에게 제공하는 방안도 연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하고 있다. 양희동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한국경영학회장)는 “고등교육, 더 나아가 석박사 교육 프로그램을 전면 개편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에서 실무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석박사 학위를 딸 수 있는 실전형 프로그램도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AI 부문 인재 수요자인 민간 기업과 공급자인 대학을 매칭시켜주는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실장은 “그렇게 되면 민간은 인재를 얻고 대학은 취업률을 높일 수 있어 윈-윈 효과가 날 것”이라고 했다. 윤지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은 기초과학과 AI를 아우르는 교육·연구 생태계를 설계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인다. 단기적으로 인재를 배출하기보단 장기적으로 AI 생태계를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는 체계를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AI와 과학의 상호작용 속에서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는 사람으로 현재 글로벌 AI 산업을 이끄는 주역은 단기간의 기술 교육만 받은 인력이 아니다”라며 “수학과 물리학, 뇌과학 등을 연구하며 기초역량을 축적한 우수한 인재들이 많다”고 말했다. AI 인재라고 해서 컴퓨터공학과 반도체 등 관련 학문을 익힌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수학, 물리학, 화학 등 기초과학과 뇌과학, 통계학 등 과학기술 전반을 떠받치는 공부를 한 인재도 대단히 중요하다는 말이다. 우수 학생들이 기초과학엔 관심이 없고 의대 진학에 올인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대단히 뼈아픈 지적이다. 이어 윤 원장은 “철학과 경제학, 심리학, 사회학 등 인문·사회과학 소양을 통해 AI 도입과 활용에 따른 윤리적 문제, 사회·경제적 문제를 심도있게 연구하는 인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외국에선 인재 양성을 국가 AI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다루고 있다. 미국은 국립과학재단(NSF)을 중심으로 ‘AI 포 사이언스’(AI for Science) 연구소를 세웠다. 중국도 뇌과학 기반의 AI 개발을 국책 과제로 전폭 지원하고 있다. 인재 역량 강화 측면에서 중국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시각도 강하다. 중국은 지난해 국가 정책 방향으로 ‘AI+이니셔티브’를 선언하며 글로벌 주도권 확보에 힘을 쏟고 있는데 AI 인재 양성이 핵심 과제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해 8월 푸단대·상하이자오퉁대 등 대학 15곳이 참여한 ‘AI 101 계획’을 제시했다. 명문 칭화대는 AI 전문가를 배출하기 위해 올해 학부 입학 정원을 150명 확대했다. 칭화대는 AI 관련 교육 방식을 접목한 117개의 시범 과정과 147개 강의를 도입했다. 지난달 초에는 대형언어모델(LLM)과 생성형 AI 관련 수업도 하고 있다. 이준호 한국화웨이 부사장은 중국 기업의 인력 채용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화웨이는 똑똑한 친구들을 뽑기 위해 신입사원 연봉을 최대 4억원 주는 ‘천재 소년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수 인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현재 연봉의 9배를 3년간 보장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 부사장은 “해외에 나간 우수 인재를 다시 데려오는 중국의 ‘천인계획’은 이미 유명하지 않냐”면서 “한국도 채용의 패러다임을 바꿔 AI 100조원 중 인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도 미래 AI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상태다. 2030년까지 AI 디지털 시대에 맞춰 지역의 교육 수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AI 활용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초·중·고등학교에 AI 활용 교육을 강화하고 대학을 통해 AI 인재를 양성한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AI 재교육도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AI 역량의 기반이 되는 기초·인문학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4대 과학기술원 총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4대 과학기술원 중심의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며 대형 집단·융합 연구를 위한 4대 과기원 연계 기관전략개발단(ISD)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기로 했다. AI와 과학기술 국가대표 포닥(박사후연구원)을 확대하며 조기 박사학위 과정을 11년에서 6년으로 단축하며 ‘한국형 오펜하이머’를 양성하는 방식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임성원 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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