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세균, 자폐증 치료 열쇠 가능성

작성일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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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내 프로바이오틱스가 자폐증 치료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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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내 환경을 조절해 자폐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자폐증은 주로 유전적 요인을 개선해야 치료할 수 있는 질환으로 알려져 왔다. 
 포스텍은 임신혁·김태경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교수, 박철훈 생명과학과 박사 연구팀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발병에 관여하는 장내 미생물과 면역 반응 메커니즘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ASD는 사회성, 의사소통, 행동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발달장애다. 어린이 30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지만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다는 의미다. 
 그동안 ASD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과 면역 반응이 뇌 기능과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장-뇌 축’ 이론이 주목받고 있다. 사람 몸속에는 인간 세포보다 10배 많은 박테리아가 존재한다. 임상 연구에 따르면 ASD 환자는 일반인과 다른 장내 미생물 구성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ASD 환자의 약 90%는 위장관 질환을 겪는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무균 상태에서 자란 유전자 변형 ASD 쥐 모델을 제작했다. 쥐 모델을 분석한 결과 장내 미생물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는 ASD 특유 행동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자폐증 증상 발현에 필수적 요인이라는 점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뇌 속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을 촉진하고 특정 염증성 T세포가 자폐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혔다. 염증성 면역 경로를 차단하자 신경 염증이 줄고 행동 이상이 완화돼 장-면역-뇌를 잇는 새 메커니즘임이 입증됐다. 
 연구팀의 정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은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와 ‘가바(GABA)’의 균형을 변화시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쳤다. 글루타메이트와 가바의 균형은 뇌의 흥분과 억제 신호 조화에 필수적이다. 균형이 깨지면 행동 및 인지 기능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연구팀은 프로바이오틱스(유익한 미생물) 후보 유전체를 분석해 대사산물 생성 및 흡수 능력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반 대사산물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글루타메이트를 흡수하고 가바를 생성하는 프로바이오틱스 균주인 ‘락토바실러스 루테리 균(L. reuteri IMB015)’을 발굴했다. 쥐에게 락토바실러스 루테리 균을 투여하자 대사 균형이 회복되고 신경 염증이 감소했으며 ASD 관련 행동 이상이 예방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임신혁 교수는 “자폐증을 단순한 유전 질환이 아니라 장내 미생물 조절을 통해 관리할 수 있는 면역-신경계 질환으로 바라보게 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며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lt;참고 자료&gt; doi.org/10.1038/s41467-025-61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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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박철훈 포스텍 생명과학과 박사(왼쪽)와 임신혁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교수. 포스텍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8/dongascience/20250818110123360hdtl.png" data-org-width="654" dmcf-mid="B3V0uYkPLn"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8/dongascience/20250818110123360hdtl.pn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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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철훈 포스텍 생명과학과 박사(왼쪽)와 임신혁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교수. 포스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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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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