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도체 관세 운명의 1주일…삼성·SK 투자 확대하나

작성일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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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에 대한 미국 관세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우리 정부는 최혜국 대우를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고관세 정책을 시사해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미국에서 25일(현지시간) 열릴 한미 정상회담이 중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1~2주안에 반도체 관세 부과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러 정상회담을 위해 알래스카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반도체 관세율이 200%나 300%가 될지도 모른다”며 “미국에 생산시설을 두지 않으면 매우 높은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생산을 전제조건으로 달았지만 기존에 언급했던 100% 관세보다 강도가 높아진 것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6월 말 미국으로부터 반도체 관세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특정 국가에 제공한 가장 유리한 무역 조건을 한국에도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것으로, 최혜국 대우를 받으면 유럽연합(EU)의 15%와 동일한 수준이 예상된다.
 그러나 실제 관세가 결정되지 않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고관세가 결정될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반도체를 군사·통신·우주 등 핵심 분야의 '전략 자산'으로 규정하며 해외 기업의 미국 투자를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70억달러(약 51조3000억원), 38억7000만달러(5조4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하고 현지 반도체 공장(팹) 건설이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를, SK하이닉스는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그러나 양사 모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메모리는 미국이 아닌 한국과 중국에서 만들고 있다. 때문에 한국과 중국에서 만들어 미국에 수입되는 메모리가 관세 타깃이 될 경우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인공지능(AI) 필수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도 D램으로 제조하기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관건은 미국 투자 여부로 보인다. 미국에 투자하면 관세를 면제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규모에 따라 관세율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기존 투자 외 추가 투자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말 투자 규모를 기존 440억 달러에서 370억 달러로 축소했는데, 다시 증액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과의 시너지를 위해 첨단 패키징 관련 설비 투자 확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HBM 활황으로 현금성 자산이 17조원까지 불어난 SK하이닉스도 투자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관세 최종 결론은 25일 열릴 한미정상회담 직후 드러날 전망이다.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이 의제가 될 것으로 유력한 만큼 관세도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관세는 결국 기업들이 부담하는 비용”이라며 “최혜국 대우 조항에 따라 EU와 같은 15% 관세율을 적용받더라도 미국 시장에서의 기존 제품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원가 절감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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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워싱턴 D.C. 국립건축박물관에서 열린 전국공화당의회위원회(NRCC) 만찬에 참가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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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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