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배터리 신화 뒤엔…AI에 생산 접목 '자동화 혁신' [평화 오디세이-中 AI굴기 현장리포트⑪]

작성일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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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베이징의 샤오미 수퍼팩토리의 차체 조립 공정에서 로봇들이 자동으로 전기차를 만들고 있다. 공장측은 핵심 공정 100%, 전체 공정 91% 자동화를 실현했다고 소개했다. 사람이 없어도 76초마다 1대를 생산한다. [사진 샤오미]"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9/joongang/20250819050147895ktml.jpg" data-org-width="559" dmcf-mid="QqGpr9XDvO"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9/joongang/20250819050147895ktml.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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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의 샤오미 수퍼팩토리의 차체 조립 공정에서 로봇들이 자동으로 전기차를 만들고 있다. 공장측은 핵심 공정 100%, 전체 공정 91% 자동화를 실현했다고 소개했다. 사람이 없어도 76초마다 1대를 생산한다. [사진 샤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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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0년 만에 방문한 중국은 놀랍도록 변해 있었다.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의 ‘평화 오디세이 2025’ 참가자들이 묵은 상하이 캠핀스키 호텔에서 내려다본 황푸강과 주변은 세계 어느 도시 못지않게 아름다워 보였다. 새벽 강변을 산책하니 주위의 조경은 잘 관리돼 있었고, 공기는 서울보다 맑았다. 지난해 상하이에 등록된 신규 차량의 절반 이상이 전기차였다고 한다. 서울의 경우는 10% 미만이었다. 인구 3000만 상하이시를 가로지르는 황푸 강변은 런던의 템즈강, 파리의 세느강 뉴욕의 허드슨강, 서울의 한강 변보다 오히려 더 깨끗이 정돈되어 있었고, 각자 독특한 설계에 의한 고층 건물들은 도시 전체의 미관과 조화를 이루며 멋진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있었다. 
 인구 3000만 상하이, 신규차 절반이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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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조윤제 연세대 특임교수"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9/joongang/20250819050149194qupn.jpg" data-org-width="205" dmcf-mid="x3yw4SaVvs"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9/joongang/20250819050149194qupn.jpg" width="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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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윤제 연세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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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중국을 방문할 때도 자주 놀라움을 느끼곤 했다. 그 놀라움은 불과 몇달 만에 새로운 대로가 열리고 빌딩들이 치솟아, 이 길이 얼마 전 걸었던 그 길이 맞나 하는 의아함에 빠지게 되는 놀라움이었다. 그 속에는 명청시대의 유서 깊은 전통가옥과 정자들이 하루아침에 불도저에 밀려 나가는 것을 보는 안타까움과 아쉬움도 함께 섞여 있었다. 이번 평화 오디세이에서의 놀라움은 또 달랐다. 이미 상하이의 도시 모습은 서울을 앞서가고 있음을, 세계 어느 선진국 도시의 모습에 뒤지지 않게 세련되게 변해가고 있음을 본 놀라움이었다. 그 놀라움은 이제 한국이 이미 중국에 뒤처지기 시작했고, 영원히 놓쳐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기도 했다. 
 연암 박지원은 청나라의 문물을 보고 감탄하며 열하일기를 썼다. 이제 우리도 상하이와 항저우에 와서 중국의 신문명을 보고 배워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불과 20~30년 전 중국과 우리의 입장이 역전된 것이다. 한·중 수교 직후, 1992~97년 한국은 중국에 ‘공적 국가원조’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 짧은 기간이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유일한 시간이었나? 그런 생각이 오가며 시작한 평화 오디세이는 점점 더 충격과 복잡한 소회로 다가왔다. 
 기업간 치열한 경쟁 속 생산비용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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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상하이의 모쑤공간은 기업들이 AI 기술을 실증 테스트할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9/joongang/20250819050150452qmyf.jpg" data-org-width="558" dmcf-mid="y0UYo3CnC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9/joongang/20250819050150452qmyf.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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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의 모쑤공간은 기업들이 AI 기술을 실증 테스트할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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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평화 오디세이에서 아이플라이텍·센스타임·브레인코·딥로보틱스·화웨이 등 AI 기업들과 저장대 방문은 필자를 비롯해 참가자 모두에게 충격과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세돌과 커제의 알파고와의 대국 결과와 이후 한국과 중국의 AI에 대한 대응의 차이는 많은 점을 시사한다. 그것은 알파고에 대한 대응뿐이 아니다. 필자가 사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의 뉴타운 재개발이 20년째 조합원들의 다툼으로 별 진전이 없는 것과 상하이·항저우의 도시 모습 변화의 차이이기도 한 것이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나?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이번 평화 오디세이 일행이 이동하는 버스 속에서, 점심 자리에서, 저녁 세미나를 통해 함께 토론하고 모색하고자 한 핵심 질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답은 중국의 AI 굴기뿐 아니라 중국의 전반적 과학기술 굴기와 첨단 제조업 국가로의 빠른 부상이라는 큰 그림에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번 평화 오디세이 일행이 보고 온 AI의 발전 속도도 놀랍지만, 돌아보면 지금 중국 전역에서 첨단 산업기술 굴기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10년간 태양광 패널 생산시설에서 중국은 이미 세계 전체의 80%를 차지했으며 생산 가격은 70% 이상 내렸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서도 중국은 1위를 달리며 판매가격은 선진국 기업들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낮다. 드론과 휴머노이드 로봇도 이미 중국 천하가 되었다. 단순한 해외 덤핑이 아니다. 지난 10여년 중국 제조업의 생산 방식은 빠르게 자동화됐고 로봇과 AI를 접목한 생산공정 혁신에 의해, 그리고 수많은 국내기업 간 뼈를 깎는 치열한 경쟁에 의해, 또한 거대한 시장의 ‘규모의 경제’에 의해 생산 비용을 낮추어 온 결과다. 과거 중국의 저임금에 기반해 제조품 수출을 주도하던 외국인 투자기업은 중국 내 기업에 밀려 시장 점유율을 잃고 중국을 떠나고 있다. 
 결국 국가 운영시스템 차이가 이 짧은 시간에, 이 큰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년 한국은 정당과 국회는 시끄러웠으나 정부는 무기력했다. 중국은 당과 중앙정부가 제시하는 수직적 계획과 지방 정부들, 시장 현장에서의 기업 간 치열한 수평적 경쟁의 조합으로 이 빠른 발전을 이루어 냈다. 중앙 정부가 제시한 방향과 유인책에 부응해 23개 성과 4대 특별시, 300여 대도시, 2800여 중소도시 등 지방 정부들은 산업 인프라 제공과 지원책을 동원하며 실적 경쟁을 했고, 민간기업은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하게 함으로써 지금의 첨단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게 된 것이다. 1949년 건국 이래 중국을 지배하는 공산당 조직의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가 지원하는 금융자본, 연구개발 시스템, 인프라, 정부와 국유기업의 조달 체제, 그리고 이러한 유인 제도에 반응해 밤낮없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젊은이들이 만들어내는 벤처기업과 대학 연구소라는 거대한 생태계가 역동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물론 이러한 중국의 국가운영 시스템에는 부정적 측면과 한계도 많다. 이중구조 심화, 청년실업 증가, 분배의 악화, 개인의 자유 억압, 부패 등은 중국 시스템의 미래에 큰 불확실성을 던져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덩샤오핑이 말했듯이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경제발전이라는 쥐를 잡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과학기술·제조업 강국이 패권국가 돼 미국과 첨단 기술패권을 겨루는 지금 중국의 1인당 소득은 미국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과학기술 강국, 제조업 강국은 결국 군사 강국·패권 국가로 부상하는 것이 세계 역사였다. 만약 중국의 1인당 소득이 미국의 절반까지 쫓아간다면 중국 경제 규모는 미국의 2배가 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세계의 정치·경제·안보 지형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 것인가? 지금 쉽게 상상하지 못하는 거대한 파장을 지구촌에 가져오게 될 것이 분명하다. 
 우리가 가만 앉아 있으면 그 격류에 휩쓸려 침몰하고 말 것이다. 지금 우리는 그 격류에 올라타는 수밖에 없다. 지난 20년 한국은 정체돼 있었다. 이제 한국도 다시 뛰어야 할 때가 되었다. 21세기는 중국식 국가자본주의와 영미식 시장 자본주의의 경쟁시대가 되고 있다. 양자 모두 장단점이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미 국가자본주의의 시대를 건너왔다. 또한 우리가 이룬 민주화, 민주주의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다. 민간 주도, 시장 주도가 이미 한국 경제에서는 뿌리를 내렸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의 역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대전환기의 시대다. 오늘날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조하는 정부는 찾기 어렵다. 세계는 이미 보호무역주의, 산업정책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정부, 데이터·초기개발비 적극 지원을 AI 혁명은 인류의 새로운 문명시대를 열어가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뒤떨어지면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 단순히 시장에만 의존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가 촉매 역할을 하고, 연구개발 자본을 대어주고, 때로 시장이 되어주는 역할을 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 발전, 신산업의 육성에 있어 시대에 따라, 나라에 따라 형식은 달라도 본질에서는 어느 나라 역사를 둘러보더라도 정부의 주도적 역할이 중요했다. 우리는 미국·중국같이 AI 기술을 선도하기는 이미 늦었다. 그러나 AI 시대 최대 승자는 해당 기술을 먼저 개발한 국가보다 해당 기술을 가장 빨리, 널리 응용해 채택한 국가가 될 것이다. 과거 영국 주도 산업혁명의 새로운 발명 기술들을 가장 잘 활용한 나라가 미국·독일이었다. 
 우리는 지금 공공부문 관리, 전산업의 공정과 경영 방식에 빠르게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향상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한 AI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데이터와 초기 개발 비용을 지원해 나가야 한다. AI는 새로운 하드웨어가 필요 없기 때문에 우리가 하기에 따라 빠르게 활용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전력공급, 산업 입지, 연구개발 역량, 교육시스템, 이공계로의 인재 유입, 젊은이들의 치열한 창업 열기를 뒷받침할 자본시장 여건 조성 등 종합적 혁신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이는 지금과 같이 시계가 짧은 국가 지배구조와 경제 운용시스템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인구 감소, 고령화를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당면하고, 중국의 부상에 따른 제조업 함몰 위기에 놓인 우리나라는 이제 지금까지의 정체된 국가 운영의 틀을 깨고 나와야 한다. 
 조윤제 연세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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