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샷] 하늘에서만 똥 싸는 바닷새 있다

작성일 08-1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1시간에 다섯 번, 비행 중에 체중 5% 배설 육지뿐 아니라 해양 생태계에도 비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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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연구진은 슴새의 배에 뒤를 향한 카메라를 장착해 배변 습관을 기록했다./Leo Uesaka"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9/chosunbiz/20250819154038025ugip.jpg" data-org-width="3192" dmcf-mid="blCOZP0Cc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9/chosunbiz/20250819154038025ugip.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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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진은 슴새의 배에 뒤를 향한 카메라를 장착해 배변 습관을 기록했다./Leo Ues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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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보닛에 떨어진 새똥을 보면 짜증이 난다. 근처에 나무도 없으니 날다가 싼 게 분명한데, 넓은 하늘에서 하필 내 차에 떨어질 게 뭔지 난감하다.
 하늘에서 떨어진 새똥이 육지에서는 골칫거리지만, 바다에서는 생태계 영향까지 생각할 수 있는 흥미로운 연구 소재이다. 일본 과학자들이 꼭 하늘을 날 때만 볼일을 보는 새들을 발견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일본 도쿄대 대기환경연구소의 사토 카츠후미(Katsufumi Sato) 교수와 우에사카 레오(Leo Uesaka) 박사 연구진은 “무인도에 사는 슴새(학명 Calonectris leucomelas)가 비행 중에만 배변하며, 이 과정을 4~10분마다 반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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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슴새에 장착한 카메라가 찍은 영상. 새는 비행 중에만 4~10분마다 배설하는 것으로 밝혀졌다./Yusuke Goto"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9/chosunbiz/20250819154040706fckv.gif" data-org-width="1200" dmcf-mid="9bJir0hLo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9/chosunbiz/20250819154040706fckv.gif" width="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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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슴새에 장착한 카메라가 찍은 영상. 새는 비행 중에만 4~10분마다 배설하는 것으로 밝혀졌다./Yusuke G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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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륙 과정 연구하려고 카메라 장착 
 연구진은 독특한 이 습관 덕분에 새들이 몸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그 아래 바다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바닷새의 배설물에는 생명체에 꼭 필요한 질소와 인이 많이 들어있어 해양 생태계의 1차 생산자인 플랑크톤을 키울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섬에 쌓인 새의 배설물은 농작물을 키우는 비료로 쓰인다.
 연구진이 처음부터 슴새의 배변 습관을 연구한 것은 아니다. 우에사카 박사는 “바닷새가 해수면에서 어떻게 이륙하는지 연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슴새는 날개가 길고 좁아 하늘에 가만히 떠 있는 활공(滑空)에 유리하다. 반면 날갯짓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도쿄대 연구진은 슴새가 바닷물에 떠 있다가 어떻게 날갯짓을 하고 이륙하는지 알아보려고 슴새 15마리에 지우개 크기의 작은 카메라를 장착했다.
 슴새에 달린 카메라는 배변 장면 200건을 찍었다. 연구진은 새들이 거의 비행 중에만 배설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새들은 이륙 직후에 배설했다. 연구진은 새들이 1시간에 약 30g씩 배설한다고 추정했다. 이는 체중의 5%에 해당한다.
 가끔 새들은 이륙 직후 배설을 하고 1분 안에 물로 돌아왔다. 우에사카 박사는 “새들이 물에 뜬 상태에서 배설을 의도적으로 피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슴새의 독특한 배변 습관이 깃털을 깨끗하게 하거나 포식자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추정했다. 또 바닷물에 떠 있는 자세보다 하늘에서 비행할 때가 배설하기 쉬울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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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도쿄대 연구진은 슴새의 배에 지우개 크기의 카메라를 장착하고 이륙 장면을 촬영했다(왼쪽). 그 결과 비행 중에 4~10분마다 배설하는 모습을 확인했다./Current Biology"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9/chosunbiz/20250819154042512mrdg.jpg" data-org-width="4077" dmcf-mid="2MZ5Kj8tc6"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9/chosunbiz/20250819154042512mrdg.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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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대 연구진은 슴새의 배에 지우개 크기의 카메라를 장착하고 이륙 장면을 촬영했다(왼쪽). 그 결과 비행 중에 4~10분마다 배설하는 모습을 확인했다./Current B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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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 생태계 비옥하게 할 비료
 연구진은 슴새의 독특한 배변 습관을 해양 생태계의 먹이사슬과도 연결했다. 과학자들은 새똥에 포함된 인과 질소 같은 영양분이 토양에 미치는 영향은 많이 연구했다. 실제로 산호초 섬이나 무인도 바위에 새들의 배설물이 쌓여 굳은 구아노(guano)는 비료로 많이 쓰인다.
 하지만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넓은 바다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슴새류 약 4억 2400만 마리의 배설물은 그 아래 바다를 비옥하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랭커스터대의 해양생물학자인 루스 던(Ruth Dunn) 박사는 이날 미국 과학 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우리는 바닷새가 섭취하는 먹이를 통해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제 점점 더 많은 연구자가 바닷새 배설물의 영향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샌디에이고대 생물학과의 휴 엘리스(Hugh Ellis) 교수는 “일본 연구진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것을 알아냈다”면서도 “내가 직접 갈매기류를 관찰한 경험과 다르다는 점에서 슴새나 친적 종(種)에 국한된 고유한 습관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참고 자료
 Current Biology(2025), DOI: https://doi.org/10.1016/j.cub.2025.06.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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