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로봇 스타트업에 '뭉칫돈'…6개월만에 4조5000억 몰렸다 [긱스]

작성일 08-1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완성형으로 가는 '로봇 굴기' 엔진AI 한 곳만 1930억원 유치 상장 임박 유비트리는 2.3조 평가 "2025년 370만대 출하 예상" 산업현장 적용 속도도 가팔라 둥펑車, 휴머노이드 20대 계약 업계 "中 로봇은 하드웨어 넘어 소프트웨어 발전 단계로 진입" 韓 스타트업은 수십억 투자 받아 글로벌 투자 유치 10위에 韓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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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허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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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실 실험 단계에 머물던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들의 기술이 대규모 투자를 등에 업고 산업 현장 적용으로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칭화대 연구실에서 탄생한 벤처부터 화웨이 출신이 설립한 스타트업까지 배경도 다채롭다. 연구개발(R&amp;D)을 넘어 자동차 조립, 물류 운송, 통신망 점검 등 상용화를 목표로 실제 테스트가 잇따르면서 ‘로봇 거품론’은 사라지고, 중국 정부가 차세대 성장 전략의 핵심 기술로 로봇산업을 육성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로봇 스타트업 줄줄이 상장 대기
 19일 중국 시장조사업체 IT쥐쯔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내 휴머로이드 로봇 분야 펀딩은 모두 77건으로, 자금 조달 금액이 232억위안(약 4조49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로봇 펀딩 67건, 펀딩 금액 209억위안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투자 열기는 하반기에도 꺼지지 않고 있다.
 칭화대 교차정보연구원(IIIS)에서 탄생한 스타트업 로봇에라와 갤럭시아AI, 항저우 6개 대표 스타트업을 일컫는 ‘항저우 육룡’ 중 하나인 2족 보행 로봇 기업 딥로보틱스, 화웨이 자율주행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와 DJI 총괄엔지니어를 역임한 천이룬이 창업한 인공지능(AI) 임바디드 인텔리전스 스타트업 타스 등 4개 휴머노이드 스타트업은 지난 한 달에만 25억위안(약 48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특히 엔진AI 1개 스타트업이 10억위안(약 193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중국 자본시장에서도 화제가 됐다.
 로봇 스타트업의 증시 상장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지난달 9일 베이징 물류 로봇 벤처 긱플러스가 홍콩증시에 상장한 데 이어 러둥로보틱스, 시어로보틱스, 스위치봇, 윈지테크 등이 연내 홍콩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가장 주목해야 할 스타트업은 ‘중국판 나스닥’인 커촹반에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유니트리다. 유니트리는 지난 6월 시리즈C 투자를 통해 7억위안을 조달했으며, 기업가치는 120억위안(약 2조32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텐센트, 알리바바, 지리자동차, 앤트그룹 등 중국의 굵직한 기관들이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휴머노이드 상용화 속도 UP
 스타트업들이 개발한 로봇의 상용화 속도도 빨라지는 추세다. 중국 경제전문 매체 21세기경제보는 유비테크가 지난달 18일 전기자동차 부품 업체 미이자동차로부터 9051만위안어치의 물량을 수주했다고 보도했다. 유비테크는 지난달 초에도 중국 국유 자동차 그룹인 둥펑자동차와 20대의 휴머노이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미이자동차와 둥펑자동차는 유비테크의 대표 휴머노이드인 ‘워커 S2’를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매체는 “둥펑자동차와 미이자동차가 휴머노이드를 곧바로 생산 현장에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부품 조립, 물류 운반, 품질 검사 등 다양한 현장에 투입해 기존 인력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먼저 진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도 눈에 띈다. 애지봇은 지난달 12일 국영 통신사 차이나모바일로부터 1억2400만위안에 달하는 휴머노이드 물량을 수주했다. 차이나모바일은 5세대(5G) 이동통신 통신망을 활용한 휴머노이드 원격 제어, 실시간 영상 전송, 센서 데이터 송·수신 등을 시험한다. 안정성과 효율성이 확보되면 통신 케이블 점검, 장비 수명 점검, 경고등 확인, 부품 교체 등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유니트리도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달 15일 왕싱싱 유니트리 최고경영자(CEO)는 베이징에서 열린 정부 주최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구매 의향도 높아지고 있다”며 “유니트리는 2025년 370만 대의 로봇을 출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 노에틱스는 로봇 총주문량(누적)이 2500대를 돌파해 계약 총액이 1억위안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 국유 업체인 중국항공그룹, 국가전력망그룹 등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의 투자가 이어지고 공급 계약이 잇달아 체결되면서 올초 중국에서 제기된 휴머노이드 로봇 거품론은 완전히 사그라든 모양새다. 상하이의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중국 경제일간지인 제일재경일보에 “휴머노이드 생태계가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SW)에서도 발전을 이뤘다”며 “중국 경제를 이끄는 대기업들로부터 주문을 확보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성장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미래로 추앙받는 로봇 스타트업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들이 중국 자본시장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중국 정부는 로봇을 중국의 미래로 낙점한 분위기다. 중국 거시경제를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정산제 주임은 지난달 9일 ‘제14차 5개년 계획의 질적 완성’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하면서 로봇 스타트업의 기술 발전을 높이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은 오는 10월 베이징에서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를 열고 내년부터 적용될 ‘15차 5개년 계획’에 관한 논의를 시작한다. 이 자리에서 중국 정부는 15차 계획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장 투입 고도화에 정책 초점을 맞출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베이징시는 1000억위안 규모의 AI·로봇산업 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장보 우한 동후아카데미 컴퓨터 SW 연구소장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 광명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은 전례 없는 속도로 기술적 장벽을 돌파해 새로운 질적 생산력 발전의 ‘새로운 엔진’이 되고 있다”며 “딥시크를 필두로 한 AI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폭발적 발전은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생태계에 강력한 힘을 주입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로봇 기업들이 수천억원 규모의 벤처 투자를 유치하고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한국 로봇 스타트업은 보통 수십~수백억원 유치에 그쳐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분석 플랫폼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로봇 스타트업이 확보한 벤처자금은 총 60억달러에 달한다. 상반기에 가장 많은 투자금을 얻은 로봇 스타트업 10곳을 국가별로 분석한 결과 미국 6곳, 중국 2곳, 이스라엘 영국 독일 등이 한 곳씩이었다. 한국 스타트업은 한 곳도 없었다. 차석원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중국 내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의 기술력은 이미 스타트업 수준을 넘어섰다”며 “인재, 공급망, 데이터, 정부 지원 등이 맞물려 이 같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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