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이 비료·전기로…위생·에너지·농업 한 번에 해결

작성일 08-1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소변 속 질소를 암모니아 비료로 전환 태양전지 열 식혀 발전 효율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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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스탠퍼드대 공대 연구진이 사람의 소변을 비료와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자원으로 바꿀 수 있는 태양광·전기화학 기반 ‘소변 처리 장치’를 개발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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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소변 속 질소가 값비싼 비료로 바뀌고, 동시에 전력 생산 효율까지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생 문제와 전력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도랑 치고 가재 잡는 기술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공대 연구진은 소변을 비료와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자원으로 바꿀 수 있는 태양광·전기화학 처리 장치를 개발했다고 1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워터(Nature Water)’에 발표했다.
 소변 처리 장치는 태양전지에서 만든 전기로 소변 속 질소 성분을 암모니아 비료로 바꾼다. 소변이 장치 내부의 칸막이 구조를 지나면서 전기가 이온을 끌어당겨 암모니아가 모이고, 마지막에는 농업에서 흔히 쓰이는 비료인 황산암모늄으로 전환된다.
 연구진은 소변 처리 반응에 태양전지 패널 뒷면에서 발생하는 폐열도 활용했다. 태양전지가 햇빛을 많이 받을수록 뜨거워지는데, 이때 생기는 폐열을 구리관으로 모아 전달하면 암모니아 분리 과정이 빨라진다. 동시에 폐열을 보낸 패널은 식어 전기 생산 효율이 높아진다. 버려질 뻔한 소변과 열을 동시에 자원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비료의 핵심 성분인 질소는 지금까지 대규모 화학공장에서 생산돼 왔다. 하지만 이 과정은 온실가스 배출이 많고, 생산 시설이 선진국에 몰려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비료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소변은 이런 비료 격차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인류가 배출하는 소변에 포함된 질소만으로도 전 세계 비료 수요의 약 14%를 충당할 수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장치를 적용한 결과, 전기 생산량은 60%, 암모니아 회수율은 20% 이상 증가했다. 윌리엄 타르페(William Tarpeh) 스탠퍼드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는 폐기물 문제를 자원을 얻는 기회로 바꾸는 것”이라며 “그동안 흘려보내거나 환경 피해를 일으키던 영양분을 포집해 비료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비료 생산에 필요한 전기도 기존 전력망 없이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경제성 분석 결과, 비료 가격이 비싸고 전력망이 부족한 우간다에서는 회수된 질소 1㎏당 최대 4.13달러(한화 5737원)의 가치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익이다.
 소변에서 질소를 제거하면 남은 물은 방류하거나 농업용으로 안전하게 재활용할 수 있다. 전 세계 폐수의 80% 이상이 처리되지 않은 채 버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기술은 위생 문제 해결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논문 제1 저자인 오리사 쿰즈(Orisa Coombs) 박사과정 연구원은 “하루 한 사람의 소변만으로 작은 정원을 비옥하게 만들 수 있으며, 큰 화학공장이나 전력망 없이도 햇빛만으로 현장에서 비료를 만들고 남는 전기까지 활용할 수 있다”며 “물·식량·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혁신기술”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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