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증거도 함께 사라진다”… 삭제된 카톡 메시지 확인 ‘골든 타임’ 3일에 불과

작성일 08-2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카카오, 카톡 메시지 삭제 시간 5분서 24시간으로 확대 삭제 메시지 3일 지나면 서버에서 삭제… 범죄 증거 확보 차질 우려 지속 감소하는 카톡 이용 시간... 인스타·텔레그램 대응하려면 변화 불가피 “글로벌 플랫폼 업체들과 경쟁서 생존 위한 고육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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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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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가 기존 5분에서 24시간 이내로 카카오톡(이하 카톡) 메시지 삭제 가능 시간을 확대하면서 범죄 증거 확보 어려움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삭제된 카톡 메시지는 서버에서 3일이 지나면 폐기하고 있어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사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사기업인 카카오에 무한 책임을 떠넘길 수 없다는 이야기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카톡 이용 시간이 지속 감소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카카오의 정책 변경은 경영상 필요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 3일 지나면 카톡 삭제 메시지 복구 불가… 범죄 증거 확보 차질 우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톡에서 메시지가 삭제되고 3일이 지나면 카카오가 서버에서 대화 내용을 삭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서버에서 대화 기록이 삭제되더라도 카톡 메시지를 삭제한 휴대전화 단말기를 확보한다면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단말기 내부 로그에 저장된 대화 기록 복구를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대화 내용을 100% 복구하는 건 불가능하다. 특히 범죄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단말기를 없애는 경우에는 수사기관이 범죄 증거를 확보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범죄 증거 확보에 수사 기관의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이야기가 법조계 안팎에서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수사기관이 카톡 메시지 삭제 시점 직후에 범죄 정황을 인지한다고 해도,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카카오 서버에서 삭제된 메시지 내용을 확인하기까지 3일이라는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카톡으로 범죄를 공모하고 메시지를 삭제해도 증거를 잡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일례로, 카톡 단체 대화방에서 명예훼손이나 모욕 행위가 일어나더라도, 피해자가 캡처를 해두지 않는 이상 가해자가 24시간 안에 메시지 삭제를 하고 3일이 지나면 경찰에 신고를 해도 증거를 확보할 수가 없다는 문제가 예상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일부 연예인들이 일반인들과의 성관계 불법 촬영물을 카톡 대화방에서 유포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버닝썬’ 사건에서도 카톡 대화가 증거로 채택됐었는데, 앞으로는 불법 촬영물을 서로 공유하고 본 뒤 24시간 안에 삭제가 가능해져 완전 범죄가 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카카오 측은 “메시지 삭제를 언제든 가능하게 해달라는 이용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기존 5분에서 24시간으로 메시지 삭제 시간을 확대했다”라고 설명했다.
 ◇ 사용자 줄어드는 카카오… “메시지 삭제 시간 확대는 생존 위한 고육지책”
 업계 일각에선 카톡 사용 시간이 줄어들고 있어, 카카오가 고객 방어를 위해 최대한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서비스 개편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톡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2021년 7월 800분에서 올해 7월 709분까지 13% 줄었다.
 2023년에는 인스타그램이 카톡의 사용 시간을 추월했다. 지난 7월 인스타그램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989분으로 2021년 7월(575분) 대비 72% 증가했다. 텔레그램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2021년 7월 168분에서 올해 7월 175분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51만명에서 362만명으로 약 44% 증가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을 의식한 카카오는 인스타그램처럼 일상을 공유하는 피드 형태로 카톡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인스타그램은 사용자간 메신저 역할을 하는 DM(다이렉트 메시지) 대화창에서의 모든 메시지를 24시간이 지나면 자동 삭제하는 기능을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텔레그램도 기간 제한 없이 언제든지 메시지를 지울 수가 있다.
 김경원 세종대 경영학과 석좌교수는 “카카오가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 차원에서 기존 정책을 변경했을 것이다. 이제는 글로벌 플랫폼 업체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을 하지 않으면 국내에서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냉혹한 경영 상황을 인식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20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메타의 메신저 서비스인 왓츠앱은 2021년 24시간이 지나면 모든 메시지를 자동 삭제하는 기능을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당시 범죄 증거 수집에 문제를 준다며 논란이 되자, 메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모든 메시지가 영원히 남아 있을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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