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R&D에 '역대 최대' 35.3조 투자…"AGI·SMR로 미래 연다"

작성일 08-2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독자 AI 개발 위한 인프라 투자 기초연구 예산도 14.6%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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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한 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실험을 하고 있다. 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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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무너진 연구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R&amp;D 예산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인공지능(AI) 예산을 두배 이상 늘리고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에너지 분야에도 투자하는 등 미래 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대통령실에서 개최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2026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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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도 R&amp;D 예산은 35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 예산 삭감 등으로 위축된 연구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국내 R&amp;D 예산은 2023년 29조3000원에서 2024년 26조5000억원으로 10% 가까이 줄었다가 2025년 다시 29조6000억원 수준으로 회복됐다. 다만 정부 과제 수 및 연구비가 크게 줄고 이는 연구인력의 이탈로 이어지면서 예산 삭감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못한 상태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7일 청주 충북대 간담회 현장에서 "과학기술은 지속성 있는 투자가 무엇보다 지중요하다"며 "연구 생태계의 원상복구를 넘어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요 R&amp;D 예산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것은 AI 분야다. 내년도 책정 예산은 2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1% 늘었다. 정부는 글로벌 경쟁을 위한 '독자적 A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범용인공지능(AGI), 경량·저전력AI 등 차세대 AI 기술에 집중 투자한다. 또 AI를 실제 세계에서 구현하는 피지컬AI의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원천기술 및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고 실증을 지원한다.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AI 반도체 기반 클라우드 핵심기술의 국산화도 지원한다. 세부적으로는 연구 분야별 특화 AI 모델을 개발하고 공공영역에도 AI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위한 R&amp;D에도 2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사에서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 조속히 전환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초고효율 태양전지, 초대형·고출력 풍력 시스템 등을 개발한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AI 기반 전력 관리시스템(EMS)과 차세대 전력망, 장주기 에너지 저장장치(ESS) 같은 핵심 기술도 개발한다. 에너지를 똑똑하게 모아두고 필요할 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구축하기 위한 핵심 시설이다.
 또 세계적인 흐름을 감안해 생산부터 저장·운송·활용을 아우르는 수소 전주기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천기술에도 투자하기로 했다. 완전한 탈원전이 아닌, 재생에너지를 주축으로 원자력을 병행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 정책의 일환이다.
 이외에도 양자컴퓨팅과 합성생물학 등 초격차 전략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8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R&amp;D 예산 삭감으로 흔들렸던 기초과학 생태계 복원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내년도 기초연구 예산은 올해보다 14.6% 늘린 3조4000억원으로 책정하고 지원 과제 수도 대폭 확대한다. 개인 기초연구과제는 올해 1만1827개에서 내년 1만5311개로 늘어난다. 특히 지금까지 배제됐던 비전임 교원을 대상으로 한 신규과제 790개도 신설해 연구직 강사·박사후연구원 등도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폐지됐던 기본연구 과제도 복원해 장기적이고 자율적인 연구 환경을 보장할 계획이다.
 연구자들이 단기 성과 압박에 시달리지 않도록 과제 기간도 늘린다. 신진연구는 기존 1년에서 최대 3년, 핵심연구는 3년에서 최대 5년으로 확대한다.
 최근 '연구 현장의 족쇄'로 평가받던 PBS 제도를 폐지한 데 이어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예산도 늘렸다. 17.1% 늘어난 4조원이다. 30년 이상 유지됐던 PBS는 출연연 연구자들을 과제 수주 경쟁에 내몰았던 제도로 평가 받았다. 인건비를 과제 수주에 의존해야 해 단기 성과 중심의 연구 풍토를 고착화시켰다는 이유에서다. 앞으로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매년 정부수탁과제의 종료 규모를 기관 출연금으로 재배분한다. 특히 내년에는 약 5000억원 규모의 전략연구사업을 신설하는 등 재정구조를 재설계한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역대 최대 규모의 R&amp;D 예산으로 연구 생태계를 완전히 복원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라며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투자 시스템을 통해 연구자가 마음 놓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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