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3일’ 감독X학생, 안동역 폭발물 소동 속 10년만 재회…얼굴 공개는 NO[어제TV]

작성일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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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어바웃타임 : 10년 전으로의 여행 72시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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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어바웃타임 : 10년 전으로의 여행 72시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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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엔 김명미 기자]
 '다큐 3일' 이지원 촬영 감독과 10년 전 대학생이었던 김유리 씨가 안동역에서 재회했다. 단, 두 사람의 재회 장면은 방송되지 않았다.
 8월 22일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특별판-어바웃타임 : 10년 전으로의 여행 72시간'(이하 다큐3일)이 방송됐다.
 앞서 지난 2015년 여름 '다큐 3일' 촬영 감독과 내일로 여행 중이던 두 학생이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10년 뒤 오늘' '이곳 안동역'에서 다시 만나자고. 이름도, 사는 곳도, 전화번호도 모른 채 그저 세 사람의 의기투합만으로 만들어낸 구식 약속이었다.
 그렇게 흘러간 10년. 약속 72시간 전인 2025년 8월 12일, 흩어졌던 '다큐 3일' 제작진은 다시 모여 약속의 주인공 이지원 촬영 감독을 따라 여정을 떠나기로 했다. 그사이 약속 장소였던 안동역은 폐역이 됐고, 세 사람의 약속을 기록한 프로그램은 2022년 3월 이후 편성이 종료됐다. 하지만 '다큐 3일' 제작진은 불확실성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지원 촬영 감독은 "부끄럽고 정말 어색하다. 어쩌다 이렇게 돼서 진짜 너무 부끄럽다. SNS 팔로워가 200명이었다. 200명 친구들 보라고, 나는 가기로는 결정했지만, 갈까? 말까? 그렇게 물어봤는데, 자고 일어나니까 조회수가 20만, 40만, 그 다음에는 100만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무슨 일인지, 기사도 나고, 기자한테 전화도 왔다. 살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너무 놀라고 진짜 부끄러웠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겨서 부끄럽게 만들까"라며 웃었다.
 또 이지원 촬영 감독은 "내일로 촬영할 때 대학생들이 '인스타그램을 한다'고 했었다. 그때는 저도 아저씨라 '나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첫 게시글에 그 약속을 적어놨었다. 2015년 8월 30일에 그 약속을 게시물로 올렸다"며 "출장 갈 때, 항상 그 지역을 지나갈 때면 가슴 한구석이 아련했다. '약속을 했었지' 이런 느낌이 있었는데, 3년 2년 1년 가면서 점점 커졌다"고 말했다.
 특히 이지원 촬영 감독은 약속을 앞두고 만감이 교차하는 듯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 친구들에게) 연락이 안 왔냐"는 물음에 그는 "안 왔다. 서로 지키고 싶은 게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나도 연락할 방법도 없지만 찾아보지도 않았다. 그 친구들은 제 SNS가 공개돼 있으니 알긴 할 텐데 연락을 안 하는 걸 보면, 안 오든, 지키고 싶은 게 있든"이라고 덧붙였다.
 약속 당일인 8월 15일, 수많은 시민들이 안동역으로 모였다. 약속 시간이 임박한 가운데 '다큐 3일' 제작진을 찾아온 이들은 경찰관이었다. 한 누리꾼이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주장하는 허위 협박 글을 게재한 것. 이후 경찰은 시민들을 대피하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오전 7시 48분 정각, 한 여성이 제작진에게 다가왔다. 그는 자신을 약속 당사자라고 밝혔고, 본인의 요청에 따라 제작진은 모두 카메라 전원을 껐다. 10년 전에서 날아온 그를 숨죽이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예상치 못한 큰 관심을 뚫고 기꺼이 찾아와준 주인공은 김유리 씨였다. 두 사람은 대피 요청에 밀려 멀리 떨어진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지원 촬영 감독은 "첫 마디로 '잘 살았어요?' '잘 살아줘서 기뻐요' 그런 말을 나눴다. 너무 대국민 약속이 돼버려서 되게 고민했는데, 약속이니까 나왔다고 하더라"며 "계속 기억하고 있었다고 하더라. 가면 갈수록 약속이라는 게 더 무거워졌다고. 그 친구나 저나 비슷한 감정을 느낀 것 같다. 스스로 낭만을 지켰으니까 뿌듯하지 않을까. 너무나 좋다"고 말했다.
 이후 김유리 씨는 19일 제작진에게 "작고 사소한 약속이 이렇게 큰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 작은 모임에서만 강한 저의 성향 때문에 이렇게 글로 인사를 대신 전한다"며 "저희의 약속을 보고 그 시절 그 감성을 꺼내보고 낭만을 공유하는 모습에 저도 좋은 기운 얻고 새로운 추억도 쌓았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또다른 약속 당사자 안혜연 씨는 해외에 있는 관계로 안동역에 등장하지 못했고, 제작진에게 하루 전날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안혜연 씨는 "전 사실 해외에서 생활하며 일로 바빠 한국에 나가지 못했다. 10년 전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돼 죄송하다. 그때 소중한 기억은 늘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고 전하며 마음을 표현했다.
 뉴스엔 김명미 mm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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