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불평만 하고 행동은 없어" 혹사급 대회 일정에 열받은 조코비치, 동료들 향해 직격탄 [스춘 테니스] 작성일 08-25 20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12일제 마스터스 대회 도입 두고 선수들 간 내홍 격화, "협상 시기엔 침묵하더니"</strong><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5/08/25/0000072920_001_20250825060007980.png" alt="" /><em class="img_desc">100번째 트로피와 함께 활짝 웃는 조코비치(사진=노박 조코비치 SNS)</em></span><br><br>[스포츠춘추]<br><br>뉴욕 퀸스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 노박 조코비치가 나타나면 늘 뭔가 뉴스거리가 터진다. 24일(한국시간)도 마찬가지였다. 25번째 그랜드슬램 단식 우승을 노리는 조코비치가 기자회견장에서 꺼낸 말은 매서웠다.<br><br>"정상급 선수들이 ATP 투어의 일정 변경에 충분히 저항하지 않았다"는 직격탄이었다. ATP가 최상급 토너먼트들을 12일제로 연장하면서 테니스계가 술렁이는 상황에서, 조코비치는 동료 선수들을 향해 날을 세웠다.<br><br>ATP 투어는 거의 그랜드슬램 수준의 긴 일정이 됐다. 수익과 상금은 늘었지만 선수들의 피로도는 극에 달했다.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는 작년에 "테니스계 고위층이 우리를 죽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고,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는 올여름 캐나다 오픈을 극도의 피로를 이유로 건너뛰었다. 사발렌카는 이달 초 한 인터뷰에서 "일정이 너무 빡빡하고, 그들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건 정말 말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br><br>그런데 조코비치가 보는 눈은 달랐다. 지금 와서 불평하기엔 이미 늦었다는 것이다. "많은 정상급 선수들이 거의 2주 동안 열리게 된 마스터스 대회의 변화에 반대하고 있다는 걸 봤다"고 조코비치는 말했다. "선수들을 지지한다. 하지만 정작 선수들이 목소리를 내야 했을 때, 협상과 결정이 오가던 그때엔 충분히 나서지 않았다."<br><br>조코비치는 직접 행동에 나섰다. 그는 ATP 투어 선수 협의회에서 활동하다가 2020년 사임했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선수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프로테니스선수협회(PTPA)를 공동 창립했다.<br><br>여기서 테니스계의 분열이 시작됐다. 같은 시대의 위대한 라이벌들인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PTPA는 투어 운영 기구들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까지 제기했다. 선수들이 더 자주 경기하면서도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br><br>조코비치의 불만은 여기에 집중됐다. "이건 선수들, 특히 정상급 선수들이 계속 반복하는 패턴이다. 불만은 터뜨리면서도, 정작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대화하고 회의해야 할 순간엔 빠진다." 그는 이런 행태가 얼마나 문제인지 강조했다. "어려운 일이라는 건 안다. 나도 그런 자리를 여러 번 겪어봤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br><br>뒤늦은 후회는 소용없다는 게 조코비치의 진단이었다. 투어와 토너먼트들은 이미 미디어 회사들과 스폰서들과 12일제 대회를 기준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경기장과 시설들도 늘어난 수익을 바탕으로 투자를 단행한 상태다. "모든 마스터스 대회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토너먼트 쪽 ATP 이사회가 원래대로 돌리자고 나서지 않는 이상 바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럴 일은 거의 없어 보인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5/08/25/0000072920_002_20250825060008044.png" alt="" /><em class="img_desc">선수 권익을 위해 앞장서는 조코비치(사진=노박 조코비치 SNS)</em></span><br><br>투어 관계자들은 오히려 당당하다. 늘어난 수익이 상금 증가와 시설 개선의 형태로 선수들에게도 돌아갔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실제로 이번 US 오픈의 총 상금은 사상 최고인 8500만 달러(1190억원)에 달한다.<br><br>조코비치도 이 부분은 인정했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한 걸음이다. 그랜드슬램들이 선수들을 위해 상금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은 언제나 좋고 긍정적인 일이다." 다만 이것도 토너먼트 전체 수익의 15%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br><br>선수들의 불만은 US 오픈의 일요일 개막에서도 터져나왔다. 조던 톰슨(호주)은 "일요일 개막이 싫다. 토너먼트는 일요일에 끝나는 거지 시작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작년 US 오픈 준우승자 제시카 페굴라(미국)는 더 직설적이었다. "좋아하지 않는다. 왜 더 길게 만들어야 했는지 모르겠다. 뭐, 왜 그랬는지는 안다. 하루 더 티켓을 팔 수 있으니까."<br><br>페굴라는 조코비치의 지적과 같은 맥락에서 테니스계의 고질병을 꼬집었다. "많은 경우 그들은 선수 피드백을 요청하고, 우리가 응답하면 우리가 말하는 것을 전혀 듣지 않는다." 결국 조코비치가 말하는 '나서야 할 때 나서지 않는 선수들'과 '의견을 묻고도 무시하는 운영진' 사이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br><br>소송과 협상은 조코비치가 은퇴한 뒤에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자기 한 사람만을 위한 게 아니라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행보를 걷고 기여해야 한다." 윔블던만이 여전히 월요일에 시작하는 유일한 메이저 대회로 남아있는 지금, 조코비치의 쓴소리는 더욱 날카롭게 들렸다.<br><br> 관련자료 이전 美 mRNA 지원 중단, 세계가 위험하다…과학·산업·환자 모두 피해 08-25 다음 세종시 "내년 장애인 유도팀만 운영…어울림팀 창단 재검토" 08-2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