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RNA 지원 중단, 세계가 위험하다…과학·산업·환자 모두 피해

작성일 08-25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R&amp;D 주저앉고 임상시험·생산 지연, 환자에게 피해 배아줄기세포 지원 중단 때처럼 인재 해외 유출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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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부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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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 불신론자로 알려진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부 장관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 지원을 중단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외신은 백신 개발에 차질이 생기고 환자들이 피해를 본다고 지적한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mRNA 백신은 지난 몇 년간 770만명의 생명을 구했는데 케네디 장관이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난 20일(현지 시각) 밝혔다.
 케네디 장관은 mRNA 백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나 독감 같은 호흡기 질환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달 초에는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5억달러(7000억원) 규모의 의 정부 보조금 계약을 취소했다.
 ◇학계 “백신 패러다임 바꾼 혁신기술”
 그는 백신 자체를 불신한다. 이전에는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주장을 펼친 적 있다. 케네디 장관은 지난 3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백신과 자폐증의 관련성을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그의 주장을 전면 반박한다. mRNA는 감염병 팬데믹(대유행)에 대처하고 장차 암까지 정복할 핵심 의료 기술이라는 것이다. mRNA는 DNA의 정보 일부를 세포소기관인 리보솜으로 전달해 단백질을 합성하는 ‘전령(메신저)’ 역할을 한다.
 코로나19 대유행기에 mRNA는 백신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이전엔 독성을 없앤 바이러스나 일부 단백질을 주사해 면역반응을 유도했다면, mRNA백신은 유전정보를 전달해 인체가 직접 바이러스 단백질을 합성하고 그에 맞서는 항체를 생산하도록 한다. mRNA 백신은 유전 정보만 있으면 바로 합성할 수 있어 변이에도 신속 대응할 수 있다.
 백신 개발 업체들은 케네디 장관의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이 mRNA 백신 주사를 맞고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mRNA 백신을 개발하면 새로운 전염병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면서 “일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그보다 질병을 예방하고 사망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더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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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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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 “암 백신 개발도 지연, 환자 피해”
 mRNA 백신이 감염병 대응의 핵심 기술로 발전하면서 전 세계에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생명과학 데이터 회사 에어피니티(Airfinity)에 따르면 미국이 전 세계 mRNA 백신 임상시험의 거의 40%를 차지하고 있다(그래프 참조). 이달 중순 기준으로 미국은 mRNA 백신 후보물질 176개에 대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그 뒤로 중국(58개)·독일(46)·호주(41)·캐나다(30)·영국(36)·일본(27)·프랑스(15)·한국(12)·인도(3) 순이다.
 국내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가 mRNA에 기반한 일본뇌염 백신을 개발 중이다. GC녹십자는 mRNA 백신 공정을 자체 구축하고 올해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 계획을 제출할 계획이다. 에스티팜, 차백신연구소, 한미약품도 mRNA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mRNA는 백신 뿐만 아니라 항암 치료나 다른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기에 다들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mRNA는 코로나, 독감뿐만 아니라 암 백신으로도 개발되고 있다. 환자의 암세포에 있는 돌연변이 항원 단백질을 선별하고 이를 합성하는 mRNA를 만들어 주입하면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 mRNA 치료제는 인체에 들어가 암세포 고유의 항원 단백질을 합성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케네디 장관의 mRNA 백신 개발 지원 취소는 암 백신 혜택을 볼 수많은 환자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미국의 암전문 온라인 매체인 온코데일리(OncoDaily)는 정부 지원이 끊기면 mRNA 암 백신 생산비가 20~4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산 기간은 2~6주 지연된다. 그만큼 환자에게 투여하는 시기도 늦춰진다. 환자 몸에 암세포가 퍼진 뒤 투여해도 효과를 볼 수 없다. 정부 지원이 끊기면 임상시험도 지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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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mRNA 암백신 원리/조선DB"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5/chosunbiz/20250825060341992euju.gif" data-org-width="1800" dmcf-mid="Yz933OiBg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5/chosunbiz/20250825060341992euju.gif" width="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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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RNA 암백신 원리/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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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아줄기세포 이어 mRNA 발 인재 유출 가능
 미국 학계는 케네디 장관의 mRNA 불신이 과학 인재의 해외 유출까지 부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01년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정부 연구비를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그런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배아줄기세포는 수정란(배아)에서 인체의 모든 조직과 세포로 자라는 원시세포이다. 병든 세포를 배아줄기세포로 만든 건강한 세포로 대체하면 질병의 근본 치료가 가능하다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부시 전 대통령은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생명체로 성장할 수 있는 배아를 파괴한다며 반대했다.
 미국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자금줄이 끊기며 주저앉았다. 이코노미스트는 “당시 영국은 (미국에서 건너온) 과학자들을 받아들이면서 반사 이익으로 배아줄기세포 강국이 됐다”면서 “케네디 장관이 mRNA 백신 개발 예산을 삭감하며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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