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6년 태극마크가 키운 에이스, 김민솔의 비상 작성일 08-26 13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행운의 언덕에서 시작된 골프 여제의 서사<br>-10대 돌풍, 다시 쓰는 KLPGA 미래<br>-화려한 국대 경력, 쓴 약이 된 2부 투어 경험<br>-국제대회 출격으로 다져진 강철 멘탈과 코스 적응력</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26/0000011416_001_20250826060508923.png" alt="" /><em class="img_desc">2부 투어에서 뛰다가 극적인 이글 퍼트 성공으로 정규 투어 우승을 차지한 김민솔은 차세대 KLPGA투어를 지배할 재목으로 꼽힌다. 김민솔은 270야드를 넘나드는 폭발적인 장타 능력을 지녔다. KLPGA 제공</em></span></div><br><br>"KLPGA는 복도 많아."<br><br>  오랜 세월 골프 취재 기자로 활약하고 있는 필자의 선배가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입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에 행운을 부른 주인공은 무서운 10대 김민솔(19·두산건설)입니다.<br><br>  김민솔은 24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에서 끝난 KLPGA투어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했습니다. 짜릿한 역전 드라마였기에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4라운드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11m 이글 퍼트를 넣으며 극적으로 승부를 마무리했습니다. <br><br> 김민솔은 지난해 7월 프로 전향 후부터 일찌감치 대어로 주목받았습니다. 국가대표 시절 화려한 경력을 쌓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KLPGA 투어 시드 순위전 본선에서 83위에 처져 프로 데뷔 시즌을 드림(2부) 투어에서 시작하게 돼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br><br>  그래도 올해 드림 투어에서 4승을 거두며 내년 시즌 정규 투어 복귀가 유력했던 김민솔은 초청선수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안으며 정규 투어로 곧바로 뛰어오르게 됐습니다. KLPGA 투어에서 추천 선수 우승은 2019년 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유해란 이후 올해 김민솔이 6년 만입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진출해 신인상까지 받은 유해란이 2부 투어에서 뛰다가 우승한 정규투어대회는 악천후에 따라 36홀로 축소됐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26/0000011416_002_20250826060508974.jpg" alt="" /><em class="img_desc">김민솔이 정규투어 첫 우승 트로피를 안은 뒤 아버지, 캐디. 관계자들과 기뻐하고 있다. MHN스포츠 제공</em></span></div><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26/0000011416_003_20250826060509017.jpg" alt="" /><em class="img_desc">김민솔은 올 시즌 KLPGA 드림 투어에서 역대 단일 시즌 최다인 4승을 거뒀다. KLPGA 제공</em></span></div><br><br>김의주 KLPGA 홍보팀장은 "역대 드림 투어 시즌 최다승 기록은 2015년 김아림과 박지연이 각각 기록한 4승이다. 김민솔이 공동 최다 기록을 세웠는데 이젠 (정규투어로 가니) 깨지 못하게 됐다"라며 웃었습니다.<br><br>   김민솔이 우승한 대회는 4라운드 대회이고 우승 상금이 무려 2억4000만 원에 이르는 특급 무대입니다. 그것도 1∼4라운드 내내 선두를 달린 끝에 정상에 골인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습니다. 김민솔은 9월 첫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부터 정규 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으며 2026시즌까지 출전권을 확보했습니다. <br><br>  김민솔은 178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부드러운 스윙으로 270야드를 거뜬히 넘기는 장타력을 지녔습니다. 게다가 어린 나이답지 않게 침착하고 노련한 경기 운영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이번 대회에서 보듯 마지막 날 15번 홀 보기로 주춤했으나 16, 17번 홀 연속 버디에 이어 18번 홀에서는 폭발적인 티샷에 이어 가볍게 투온을 한 뒤 장거리 퍼트를 적중시키는 소름 돋는 막판 몰아치기를 보였습니다. 김민솔은 마지막 홀 상황에 대해 "티샷 치고 남은 거리 208m 정도여서 4번 유틸리티로 그린을 공략했다. 넣으려는 마음으로 치긴 했지만 정말 들어갈 줄 몰랐다. 내리막에 S자로 꺾이는 라인이었다. 날씨가 덥고, 시간도 오후 대여서 그린이 크게 빠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짧지 않게 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br><br>  김민솔은 비록 정규 투어 데뷔가 1년 늦어지긴 했어도 오히려 아마추어 시절 고속질주하면서 미처 못 살핀 자신의 약점과 정신력을 다지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26/0000011416_004_20250826060509059.jpg" alt="" /><em class="img_desc">국가대표 시절 김민솔. KGA 제공</em></span></div><br><br>김민솔은 대한골프협회(KGA·회장 강형모)의 유망주 육성 시스템에 따라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습니다. 경남 창원남중학교 1학년 때인 2019년 주니어상비군에 처음 선발된 뒤 2021년부터 2년 동안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2023년과 2024년 국가대표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무려 6년 동안 KGA의 지원을 받은 겁니다. 신지은 KGA 대표팀 담당 과장은 "대표나 상비군을 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주니어상비군까지 하는 사례를 극히 드물다. 정말 어릴 때부터 두각을 드러냈던 선수만이 가능한 일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br><br>  KLPGA를 빛낸 골프 스타들은 대부분 국가대표 통해 남다른 기량을 키웠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1988년에 태어난 '세리 키즈' 가운데는 김하늘 이보미 신지애 김인경 이일희 김송희 최나연 등이 대표적이며 김세영, 김효주, 고진영, 박민지, 최혜진, 유해란 등이 대표적입니다. 요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홍정민, 윤이나, 박현경, 임희정, 이예원, 방신실 등도 모두 '국대' 출신입니다. 김민솔은 이런 언니들보다 어릴 적부터 될성부른 떡잎으로 떠오른 겁니다.<br><br>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선 초등학교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 상황과 부딪쳐야 합니다. 김하늘은 과거 인터뷰에서 "나이별로 대표 인원이 정해져 있었다. 다른 기수는 대표 선발 포인트를 50점만 따도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난 150점을 따도 못 달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뛰어난 동기가 많았다는 뜻입니다.<br><br>  김민솔은 "어릴 때 주니어상비군이 되기 위해 전력을 다했고, 그다음에 상비군, 국가대표가 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노력한 게 나를 많이 성장하게 해줬다"라며 "국가대표가 된 뒤 다른 나라 선수들과 시합하면서 경기 방식이나 여러 나라의 코스들 그리고 문화들을 경험하면서 시야도 많이 넓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br><br>  김민솔은 중학생 때부터 전지훈련 때 세계 1위를 질주했던 고진영과 함께 방을 쓰며 선배의 승부사 기질을 배웠다고 합니다. 그는 "세계 무대에서 한국을 빛낸 언니들처럼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26/0000011416_005_20250826060509113.png" alt="" /><em class="img_desc">강민구배 한국여자아마추어에서 입상한 김민솔, 이효송 등을 시상하고 있는 강형모 대한골프협회 회장과 관계자. 채널에이 자료</em></span></div><br><br>강형모 KGA 회장은 과거 오랜 세월 대표 선발 및 관리를 전담하는 강화위원장과 실무 부회장을 맡으며 주먹구구 방식이던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을 합리적으로 개편해 공정성을 높였습니다. 대표 훈련도 기량뿐 아니라 정신력, 외국어, 인성 강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도록 했습니다. KGA 직원들의 전문성을 살리기 위한 교육과 투자에도 공을 들였습니다.<br><br>  이런 노력의 결과로 골프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는 어떤 잡음도 일어나지 않으며 기량 향상에만 초점을 맞췄기에 다른 종목으로부터 모범 단체로 평가받기도 합니다.<br><br>  국가대표로 선발되면 국내 합숙 훈련을 통해 정상급 프로 출신 지도자의 맞춤형 레슨과 함께 팀워크, 멘탈 트레이닝, 체력 강화 등을 지도받게 됩니다.  <br><br>  김민솔의 말마따나 무엇보다 다양한 국제대회 경험을 쌓는 건 국가대표 선수의 가장 큰 혜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형모 KGA 회장은 "가능하면 국가대표는 물론이고 상비군 선수에게도 더 많은 국제대회 출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재열 SBS 해설위원은 "공정한 시스템에 선발된 대표 선수들을 집중관리 하면서 세계대회 출전 등 기회가 되면 견문을 넓히는 정책이 성공하고 있다고 본다"라고 분석했습니다.<br><br>  최근 채널에이의 특별 다큐멘터리 '국가대표가 사라졌다'에서 펜싱 사브르 여자 세계 랭킹 1위 전하영은 "국제대회에 많이 나가야 실력을 키울 수 있다. 해외 원정은 비용 부담이 큰 만큼 국내에서 국제대회가 많이 열린다면 그만큼 한국 선수의 참가 기회가 늘어나 기량을 높일 수 있다. 또 어린 선수들이 국제경기를 직관한다면 훌륭한 교육도 된다"라고 말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26/0000011416_006_20250826060509213.png" alt="" /><em class="img_desc">아부다비 세계 아마추어골프팀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단체전 우승을 이끈 김민솔과 이효송, 서교림 그리고 한국 선수단 장세훈 단장. 대한골프협회 제공</em></span></div><br><br>김민솔은 국가대표 2년 동안 8차례나 국제대회에 나갔습니다. 2023년에만 6차례 해외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했을 정도입니다. 퀸시리키트컵 아시아 태평양 아마추어팀 선수권 단체전 우승, 아시아 태평양 주니어챔피언십 단체전 우승, 항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에 이어 아부다비 세계 아마추어골프팀선수권대회에선 이효송, 서교림과 단체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강형모 회장이 "에이스"라고 표현할 만큼 국가대표에서도 주장 역할까지 수행하며 단연 독보적인 존재였습니다. <br><br>  장세훈 대한골프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은 "말이 별로 없고 늘 자기 루틴대로 꾸준히 준비를 철저히 하는 선수다. 잘 칠 때나 못 칠 때나 표정이 거의 달라지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김형태 대표팀 감독은 "스윙으로 보면 빈 곳이 없을 정도로 거의 완벽에 가깝다. 쇼트게임 보강을 위해서 노력 많이 했고, 멘탈적인 부분이 이번 대회를 보면 상당히 좋아진 게 보인다. 국가대표와 2부 투어 활동으로 쌓인 경험이 빛을 본 것 같다. 정신력이 단단해져서 앞으로 계속 올라갈 선수"라고 칭찬했습니다.<br><br>  중학교 때부터 김민솔을 지도한 이시우 코치는 "워낙 뛰어난 티샷 능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어떤 성격의 대회에서도 안정적인 성적을 낼 수 있다. 내면에는 될 때까지 하는 놀라운 집념을 갖고 있다"라고 평했습니다.<br><br>  10대 때 이미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탄탄한 실력을 쌓은 김민솔은 화수분처럼 나오는 KLPGA 스타 가운데도 독보적인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예상입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2년 동안 KLPGA투어 대회에 4차례 나갔는데 모두 톱10에 들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드러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26/0000011416_007_20250826060509271.jpg" alt="" /><em class="img_desc">김민솔이 카트 도로에 놓인 공을 빼내고 있다. MHN스포츠 제공</em></span></div><br><br>스타성을 인정받은 김민솔은 두산건설뿐 아니라 타이틀리스트 의류 등과 계약한 상태입니다. 용품은 모두 타이틀리스트 제품인데 공은 2025 프로 V1이며, 드라이버는 GT2 9도, 페어웨이 우드는 GT2 13.5도, 하이브리드는 GT3 19도와 21도를 갖고 다닙니다. 아이언은 620 CB(5-P)입니다. <br><br>    김민솔을 관리하는 이수정 와우매니지먼트 상무는 "3년 전 아시안게임 선발전 무렵 상비군 선수였던 김민솔 선수를 처음 만나 계약했다"라며 "첫인상이 제2의 박인비 같았다. 어린 선수가 묵직하니 집념 있게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상무는 "민솔 선수는 앞으로 한국 여자골프 역사를 이끌어 갈 대들보가 될 거란 이야기를 자주 해줬다. 그럴 때마다 굉장히 쑥스러워했는데 이제 그 서사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br><br>  김민솔은 지난해 정규 투어 시드를 놓쳤을 때 잠시 충격에 빠졌지만, 큰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큰 선수가 되기 위해 담금질이라고 여겼다는 겁니다. 그는 "작년 목표를 이루지 못해 힘들었지만,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오히려 성장할 기회라고 생각하며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골프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부모님이 '큰 선수가 되려니 지금 아픈 것'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라고 털어놓았습니다.<br><br>  시인 서정주는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었다'라고 했습니다. 김민솔을 키운 8할은 태극마크였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머지 2할은 뭘까요. 마침 그가 잊지 못할 정규 투어 우승을 장식한 골프장의 별칭이 마침 '행운의 언덕(Fortune Hills)'입니다. <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26/0000011416_008_20250826060509313.jpg" alt="" /></span></div><br><br>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부국장)<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관련자료 이전 사기꾼이 올린 정보로도 답변…거짓말 못 거르는 'AI 검색' [팩플] 08-26 다음 한국 남자하키 대표팀, 아시아컵 출전 위해 인도행...최다 우승 5회 기록 보유 08-26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