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밖에 모르는 바보. 2011년생 특급 유망주 홍예리

작성일 08-26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26/0000011418_001_20250826092215677.jpg" alt="" />사석에서는 어린 티가 많이 나는 국내 특급 테니스 유망주, 홍예리</div> "스마트폰 게임은 해본 적 없어요. 뽀로로도 한 번도 본 적 없고요(웃음)." 국내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가 첫 방영된 시기는 2003년이다. 방영과 함께 어린아이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어느덧 22년이 넘는 장수 프로그램이 되었다. 그 사이 2007년에는 애플 아이폰 출시와 함께 스마트폰은 전국민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2011년생인 홍예리는 뽀로로와 스마트폰이 한창 유행일 때 태어났다. 유아기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통한 뽀로로 시청이 만병통치약과 다름없었지만 홍예리는 일반적인 여자 아이들과는 달랐다. 테니스 선수 출신 어머니와 오빠들로 인해 테니스 라켓과 공은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홍예리의 장난감이 되었다. "나는 잘 기억 안 나는데, 아기 때 살던 집이 엄마가 레슨하던 테니스 코트와 매우 가까웠다고 한다. 내가 울면 그 울음소리가 테니스 코트까지 들려 엄마가 레슨 중간에 나를 보러 왔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게 엄마가 나를 테니스 코트에 데리고 나갔고, 애기 때 사진 보면 테니스 코트에서 찍힌 사진들이 매우 많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라켓 잡고 공을 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홍예리는 몇 살부터 라켓을 잡았는지에 대해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그만큼 영아기 시절부터 테니스에 익숙했던 것이다. 뽀로로, 핑크퐁보다 테니스가 더 좋았고, 선수가 된 이후에는 철저하게 프로 테니스 선수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 그녀의 스마트폰에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설치되어 있지만 다른 어플리케이션은 철저히 실용 위주다. 교통, 번역 등과 같은 어플리케이션이 바탕화면에 설치됐을 뿐이다. 또래 아이들이 심심풀이로 하는 그 흔한 게임 어플은 단 한 개도 없고 심지어 해본 적도 없다고 한다. 홍예리는 하루에 9~10시간은 자려고 노력한다. 대회 기간이 아닐 때 기상 시간은 오전 6시 50분 정도다. 9~10시간을 채우기 위해서는 보통 오후 8시 30분~9시 정도에는 잠자리에 든다. 깨어 있을 때 운동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한 번 잠들면 다행히도 숙면을 취한다고 한다. 이 역시 부엉이족이 많은 또래 아이들과는 확연히 다른 부분이다. "유튜브로 영상은 내 경기, 연습 영상을 가장 많이 본다. 정말 심심할 때 테니스 외적인 거라고는, 런닝맨이라고 아나? 그것만 가끔 본다." 장수 예능프로인 런닝맨 또한 홍예리가 태어나기 이전인 2010년이 첫 방영 시기다. 홍예리를 테니스 밖에 모르는 바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홍예리는 지난 7월, 윔블던 14세부 대회에 출전했다. 올해가 마지막인 14세부인데,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23년부터 도전장을 던졌다. 이는 ITF 월드주니어테니스대회 14세 이하 국가대항전도 마찬가지였다. 홍예리는 2023~24년 이미 14세 대표팀으로 활약했다. 올해는 14세가 아닌 16세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월반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홍예리는 이미 2~3년 선배들을 잡을 정도 의 실력을 갖춘 것이다. ITF 국제주니어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최소 13세가 되어야 한다. 2011년 1월 12일생인 홍예리가 ITF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2024년 1월 12일이 지나야 했다. 하지만 홍예리의 ITF 국제주니어대회 데뷔는 2023년으로, 14세 이하 국가대항전이었다. 개인전이 아닌 단체전이 본인의 ITF 국제주니어대회 데뷔 이력인 선수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홍예리의 잠재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폭발하고 있었다.&#160; 홍예리는 8월 현재, 세계주니어 20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초, 두 번째 개인전 대회였던 J60 싱가포르에서 우승하는 등 2011년생 중 가장 먼저 세계 200위 벽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 4월, J300 말레이시아 쿠칭 대회에서는 4강까지 오르며 여전히 높은 국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가 시비옹테크 후원 브랜드인 '온(ON)'의 의류 협찬까지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세계 선수들의 집중 견제 대상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번에 윔블던에 갔을 때, 다들 친분이 있던 선수들이었다. 그런데 대기실 들어갔는데 나를 무슨 투명인간 취급하더라. 힐끗힐끗 쳐다보는 시선 같은 것이 느껴지는데, 직접적으로 말 걸고 하는 선수들은 없었다. 지난 번에 말레이시아에서 경기할 때에는 한 중국 선수가 계속 같이 연습하자고 하고, 또 내 경기를 꼭 유심히 쳐다보더라. 선수들이 조금 견제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홍예리는 내년도 주니어 그랜드슬램 출전을 목표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주니어랭킹을 최소 75위권까지 올려야 한다. 그래야 예선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올해 하반기, 국내에서 열리는 네 차례 중상위 등급 ITF 국제주니어대회(J200 춘천, J300 완주, J100 안동, J100 서울)에 홍예리의 집중이 쏠려 있는 상황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의외의 징크스를 넘어서야 한다. 홍예리의 마지막 우승은 2024년 5월, J60 양구대회였다. ITF 정규대회, 각종 14세부 초청대회에 나섰지만 높은 성적을 내고도 정작 우승까지 이어지는 적은 최근 1년 사이 없었다. "그 상황에서는 뭔가 잡히고 만다"는 홍예리의 표현에서 드러나듯 최정점을 찍지 못하는 징크스를 반드시 탈출해야 한다. 테니스 밖에 모르는 바보, 홍예리는 올해 국제 성인대회 데뷔전도 가졌다. "패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할 만했다"던 홍예리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홍예리는 그렇게 값진 경험치를 쌓아가는 중이다. '온(ON)'의 도움으로 홍예리는 올해 윔블던에서 이가 시비옹테크의 4강 경기를 코칭 박스에서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베이스라인에서 빠른 공격을 선호하는 홍예리에게 시비옹테크는 롤모델이다. 그리고 시비옹테크는 윔블던을 들어올렸다. 전세계가 주목하는 2011년생 특급 유망주. 홍예리가 포스트 시비옹테크라는 칭호에 가장 근접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기사제보 tennis@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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