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별 점수 차이로 본 게임득실

작성일 08-28

가장 치열한 대회는 무엇? 가장 압도적인 선수는 누구?<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28/0000011438_001_20250828141006624.jpg" alt="" />가장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남자 선수, 야닉 시너 / 게티이미지코리아</div> 중용 받지 못하는 가치, 세트득실과 게임득실 테니스의 점수 방식은 세 단계를 거쳐야 한다. 첫번째는 게임부터다. 러브(0), 피프틴(15), 써티(30), 포티(40) 등으로 표현되는 일정 포인트를 획득해야 한 게임을 따낼 수 있다. 그 다음 단계가 세트다. 6게임(타이브레이크일 경우 7점)을 먼저 획득하는 선수가 이제야 한 세트를 따내는 것이다. 그리고 여자의 경우 두 세트, 남자의 경우 일반 투어 두 세트, 그랜드슬램 세 세트를 선취하는 선수가 승리한다. 게임, 세트, 매치의 총 세 단계를 거쳐서 승자와 패자가 나올 수 있다. 테니스에서는 의외로 승률을 비롯, 세트득실, 게임득실과 같은 숫자 지표가 중용 받지 못한다. 대부분의 구기 스포츠에서는 득실이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야구의 경우 전체 득점과 실점에서 기반한 '피타고리안 승률'이라는 지표가 있는데, 이는 각 팀의 공격력과 수비력을 바탕으로 그 팀의 시즌 승률을 예측한다. 축구는 골득실로 인해 토너먼트 진출팀, 혹은 리그의 우승팀이 가려지기도 하며, 배구에서도 세트득실에 따라 팀 전력을 가늠한다. 각종 통계 지표가 발달했다고 자부하는 듯한테니스이지만,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세트득실과 게임득실에 대해서는 큰 비중 을 두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세트득실과 게임득실만큼 한 선수를 평가하는데 유용한 지표가 없다. 어찌됐든 테니스는 승패가 분명한 종목이며, 세트득실, 게임득실로 해당 선수의 올해 퍼포먼스를 확실히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률과 마찬가지로 세트득실과 게임득실의 전체 평균은 0이다. 양수가 클수록 압도적으로 경기에서 승리했다는 것을, 반대로 음수가 클수록 경기에서 맥없이 패했음을 의미한다. 세트당 평균 게임은 4.xx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ATP 전체 본선 예선 1세트 4.86 4.92 4.76 2세트 4.76 4.81 4.69 3세트 4.77 4.81 4.70 4세트 4.82 4.52 5.15 5세트 4.73 4.72 5.00 WTA 전체 본선 예선 1세트 4.64 4.65 4.62 2세트 4.57 4.59 4.54 3세트 4.61 4.63 4.55 테니스코리아는 2024년 1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모든 ATP, WTA 대회의 점수를 수집했다. 그리고 세트당 평균 게임은 4점대 후반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어, 한 세트의 승자는 6점 또는 7점의 게임포인트를 가져간다. 그리고 평균이 4점대 후반이라면 패자의 게임포인트는 3점 또는 4점이어야 두 선수 게임포인트의 합이 9~10점으로 형성된다. 이 값을 2(승자와 패자)로 나눈 값이 4점대 후반이라는 것이다. 서브게임이 명백한 테니스에서 6-3, 6-4와 같은 세트 포인트가 가장 많이 나온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치이다. 다만 ATP와 WTA의 차이, 본선과 예선의 차이는 분명했다. 서브가 훨씬 강력한 무기인 남자 선수들의 경우, 세트별 4.7~4.8 정도의 수치를 보이고 있는 반면, 브레이크 빈도가 높은 여자 선수들의 경우에는 세트별 4.5~4.6 정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남자 선수들의 경기가 근소하게나마 조금 더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자 선수의 경우, 특정 선수의 일방적인 경기가 조금 더 많다는 것으로, 왜 테니스 팬들이 남자 경기에 더 큰 재미를 느끼는 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본선과 예선의 차이도 크다. 남자의 경우, 본선 1세트의 세트당 평균 게임은 4.92까지 오른다. 체력 소모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각자의 서브 게임을 지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면 예선 1세트에서는 4.76으로 떨어지는데, 랭킹이 떨어지는 선수일수록 서브가 큰 무기가 될 수 없음을 나타낸다. 이는 본선에 직행하는 상위권 선수와 예선을 거쳐야 하는 하위권 선수의 실력 격차가 분명히 존재함을 나타낸다. 여자들의 경우에는 조금 다른데, 예선 본선 구분 없이 계속 4.5~4.6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위권 선수들의 업셋이 남자 선수들보다 잦은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본선에 오른 선수나 예선에 출전하는 선수나 서브보다는 랠리 운영에서 승패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여자 경기의 경우 선수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 이변의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28/0000011438_002_20250828141006667.jpg" alt="" />여자 경기가 이변이 훨씬 많이 나온다. 수치로도 알 수 있다. 프랑스오픈 깜짝 4강의 루이 보아송 / 게티이미지코리아</div> 그러고 보면, 올해 그랜드슬램에서 의외의 이변을 일으킨 선수들은 모두 여자 선수들이었다. 에바 리스(독일, 호주오픈 16강), 루이 보아송(프랑스, 롤랑가로스 4강), 라우라 지게문트(독일, 윔블던 8강) 등이다. 이는 최근 내셔널뱅크오픈에서 우승했던 빅토리아 음보코(캐나다, 당시 85위)에게도 해당된다. 남자 선수들은 톱 20위권 이내의 선수들이 꾸준히 8강 이상에 이름을 올리면서, 깜짝 스타는 없었다. 남자단식에서 그랜드슬램 본선은 5세트 방식이다. 그리고 예선은 윔블던 최종 라운드(예선 3회전)만 5세트 방식으로 진행되며 나머지 대회는 모두 3세트 방식이다. 윔블던 예선은 1,2회전은 3세트 방식이지만, 3회전만큼은 본선과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4세트, 5세트 세트당 평균 게임은 5를 넘어간다. 이는 양 선수의 세트당 게임 합계가 10을 넘긴다는 소리로, 6-4 7-5 7-6 등의 스코어가 자주 나왔음을 의미한다. 프로 선수들에게도 꿈의 무대인 윔블던 본선 티켓을 놓고 4~5세트로 갈 경우 경기가 더욱 치열해진다는 것이다. 윔블던 예선은 국내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 이상 한국에서 시청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치열한 경기들은 윔블던 남자단식 예선 최종 라운드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 게임 득실로 보는 올해 가장 압도적인 선수는? 남자 시너, 여자 시비옹테크 (자료는 25년 7월 31일 기준) ATP 상위 5명 ATP 하위 5명 타이브레이크라는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세트당 평균 게임이 4점대 후반이라는 것은 경기에서 승리한 선수들의 평균 마진이 1점대 초반이라는 것을 의미한다(6-4.xx=1.yy). 1점대 초반 정도의 평균 게임 득실 정도만 기록해도 우수한 선수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게임 득실 마진이 가장 우수한 선수는 누구일까? 해당 순위는 올해 투어 이상 등급 2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들로 만 선정했다. 세계랭킹은 8월 4일 기준이다. 남자 1위는 예상대로 야닉 시너였고, 여자 1위는 의외로 이가 시비옹테크였다. 출전 징계로 인해 시너의 경기 수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많지 않다. 하지만 세트득실이 +2를 넘어선다. 이는 그랜드슬램만큼은 압도적인 승리가 많았던 대신 패배는 매우 아쉬웠다는 소리다. 세트당 평균 게임 역시 +2를 넘긴 남녀 유일한 선수다. 시너는 상대 선수에게 세 게임 이하로 내주면서 승리한 경우가 많음을 의미한다. 도핑 양성이라는 오명만 아니었다면 시너의 올해는 역대급이라고 봐도 되는 이유다.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28/0000011438_003_20250828141006713.jpg" alt="" />동명이인 야구 선수와는 달리 존재감이 거의 없는 페드로 마르티네스 / 게티이미지코리아</div>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알카라스는 시너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흥미로운 선수는 역시 조코비치다. 그랜드슬램과 마스터스 등급에만 집중하고 있는 조코비치는 올해 우승이 ATP 250 제네바오픈 밖에 없다. 나머지 대회에서는 예년과 같은 최고의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럼에도 조코비치의 세트당 평균 게임은 +1.41로 4위에 속한다. 시너나 알카라스 같은 당대 최고 선수들이 아니라면 여전히 조코비치가 후배들에 비해 한 수 위라는 소리다. 8월 4일 기준 세계 3위인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4위인 테일러 프리츠(미국)는 상위 5걸에 없다. 그들의 경기를 회상해보면 베이글스코어와 가까운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세트를 가져간 기억이 거의 없다. 대회별로 기복이 심한 즈베레프와 프리츠의 모습이 이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하위 5위 선수들은 다 세계 60위 밑이다. 투어 이상급 대회에 꾸준히 출전은 하나 존재감이 거의 없는 선수들이다. 잘 해야 2회전 정도다. 오는 9월, 데이비스컵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알렉산더 셰브첸코의 이름이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셰브첸코를 상대로초반 분위기 제압에만 성공한다면 의외로 쉽게 경기를 가져올 수 있는 지표임을 보여준다. &#160;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28/0000011438_004_20250828141006753.jpg" alt="" />"이가의 빵집이 오픈했습니다"는 허언이 아니다 / 게티이미지코리아</div> WTA 상위 5명 WTA 하위 5명 잔디코트에서 약했던 시비옹테크는 올해 윔블던의 여왕이었다. 접전 끝에 겨우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선수들을 압도했다. 이 성적을 바탕으로 시비옹테크는 세트당 평균 게임이 +2.17로 1위에 랭크됐다. 만약 시비옹테크가 예년처럼 클레이코트에서 날아다녔다면 올해에도 무적 모드였음에는 분명해 보인다. 맞수인 사발렌카는 +2.04로 2위다. 사발렌카는 대회 초반 라운드는 쉽게 승리하지만 어느 시점이 지나가면 경기마다 고전하는 양상을 자주 보인다. 시비옹테크에 1위를 내준 이유다. 다른 선수 중에는 엘리나 스비톨리나의 이름이 눈에 띈다. 스비톨리나도 사발렌카처럼 대회 초반 라운드에서는 상대 선수들을 압살한다. 그러다가 의외의 일격을 당하며 패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랭킹 13위의 스비톨리나가 세트당 평균 게임 3위라는 것은, 그녀가 특정 고비만 넘긴다면 10위 이내로 복귀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세계 2위, 코코 고프(미국)의 이름이 랭킹에 없다. 서브가 약점인 고프는 베이글스코어처럼 압도적으로 이기는 법이 거의 없다. 브레이크는 잘 하기도 하지만 잘 당하기도 한다. 고프의 경기는 항상 이변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봐야 하는 이유다. 올해 노쇠화 기미를 보이고 있는 4위 페굴라(미국)도 그렇다.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8/28/0000011438_005_20250828141006793.jpg" alt="" />올해 정말 못하고 있는 베아트리츠 하다드 마이아 / 게티이미지코리아</div> 하위 선수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베아트리츠 하다드 마이아다. 작년 코리아오픈 챔피언이었던 하다드 마이아는 올해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승률은 30%대인데, 경기 내용마저 좋지 않다. 하다드 마이아가 올해 코리아오픈에서 랭킹포인트 방어에 실패한다면 그녀의 랭킹은 급락할 것이 유력하다. 작년 윔블던 8강의 루루 선도 마찬가지다. 선도 올해 0-2로 패하는 경기도 많은데, 심지어 내용도 좋지 않다. 루루 선은 작년 WTA 신인왕 출신이다. 그랜드슬램에서의 원히트로 연말 시상자를 선정하면 안 되는 이유를 루루 선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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