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SK가 울산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짓는 까닭은

작성일 08-3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K그룹·AWS, 데이터센터 입지 ‘수도권’ 아닌 ‘울산’ 낙점 데이터센터 용지 확보 용이… 전력 수급도 원활 울산시, 인허가 절차 패스트트랙으로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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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지난 28일 열린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버튼 터치 세레모니를 진행하고 있다./정두용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31/chosunbiz/20250831060252248jguh.gif" data-org-width="394" dmcf-mid="p93AcZe7N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31/chosunbiz/20250831060252248jguh.gif" width="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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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 열린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버튼 터치 세레모니를 진행하고 있다./정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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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울산일까?”
 SK그룹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7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 울산에 초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하자 IT업계에선 이런 궁금증이 제기됐습니다. 수도권은 고객사가 많은 데다 네트워크·전력·인력 등 인프라가 잘 마련돼 있어 데이터센터 운영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습니다. 그런데 SK그룹은 국내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의 설립 지역으로 ‘울산’을 낙점했습니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지난 28일 열린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에서 이런 시선을 의식한 듯 이번 프로젝트를 울산에서 시작하게 된 ‘뒷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최 의장은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AI 데이터센터를 수도권에 지어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제가 일단 믿고 울산으로 가자고 했다”며 “AI 데이터센터 설립에 필요한 제반·지원 생태계가 그 어디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잘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울산으로 가면 후회하지 않는다”고 유 사장을 직접 설득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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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28일 열린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정두용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31/chosunbiz/20250831060253767psnt.jpg" data-org-width="3982" dmcf-mid="U0zrm0o9k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chosunbiz/20250831060253767psnt.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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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28일 열린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정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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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사장도 이날 “서울 설립을 주장했다가 최 의장과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의 설득으로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을 짓기로 했다. 나는 변절자”라며 “서울에 데이터센터를 짓자고 한 죄를 지었다”고 웃었습니다. 그러면서 “울산 설립이 결정된 뒤로 누구보다 열심히 해서 이렇게 기공식까지 하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습니다.
 최 의장의 설명처럼 SK그룹이 그간 울산에 구축해 온 에너지 중심의 인프라는 많은 전력이 필요한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 조건’입니다. 다른 대기업이었다면 수도권이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설립·운영에 더 적합할지 모르지만, SK그룹 관점에서 본다면 울산이 ‘오히려 더 유리하다’는 계산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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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28일 열린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정두용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31/chosunbiz/20250831060255239have.jpg" data-org-width="3874" dmcf-mid="uYLyW2rRo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chosunbiz/20250831060255239have.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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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28일 열린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정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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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지·네트워크 인프라 모두 ‘최적’
 ‘SK AI 데이터센터’는 울산 국가산업단지 내 SK케미칼 부지를 SK브로드밴드가 인수하면서 설립 절차가 본격화됐습니다. 울산에는 SK그룹의 에너지·화학 계열사 시설이 다수 위치해 향후 데이터센터 확장에 필요한 신규 용지 확보에 유리합니다.
 SK그룹이 보유한 울산 내 에너지 인프라를 통해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수급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SK가스는 울산 북신항에 LNG 터미널·LPG 저장시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SK멀티유틸리티(SKMU)는 이를 기반으로 300메가와트(㎿)급 LNG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발전소는 복수의 건물로 구성된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중 가장 먼저(2027년 11월 목표) 가동되는 41㎿급 시설 바로 옆에 위치합니다. 거리에 따른 전력 손실을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 효율적입니다. 이곳에서 생산한 전기를 직접 공급하기 때문에 전기요금도 한국전력보다 저렴합니다. SK가스가 투자한 1.2GW 규모의 LNG·LPG 복합발전소 ‘울산지피에스’(UGPS)도 인근에 있어 향후 추가적인 전력 공급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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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SK AI 데이터센터 울산’ 설립지 인근에 위치한 SK멀티유틸리티(SKMU) LNG 열병합 발전소 전경./SK텔레콤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31/chosunbiz/20250831060256947vxgl.jpg" data-org-width="9999" dmcf-mid="7JZPQmqyN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chosunbiz/20250831060256947vxgl.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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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설립지 인근에 위치한 SK멀티유틸리티(SKMU) LNG 열병합 발전소 전경./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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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만큼이나 데이터센터에 중요한 ‘네트워크 인프라’ 역시 SK그룹 입장에선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과 1999년 세계 최초로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방식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 SK브로드밴드가 있기 때문입니다. 양사는 전국망 네트워크를 활용해 SK AI 데이터센터 울산과 수도권을 잇는 다중 경로의 초고속 전용회선(DCI)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 울산시, 적극적 ‘행정 지원’
 울산시의 적극적인 행정적 지원도 이번 AI 데이터센터 설립 배경으로 꼽힙니다. 최 의장은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을 찾아가 처음 ‘AI 데이터센터 설립’을 얘기했을 때 ‘마음껏 해봐라, 필요한 모든 걸 지원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런 대화가 있고 2년반 만에 기공식을 하게 됐다. 행정력의 승리”라고 말했습니다.
 울산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건립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를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했습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데이터가 폭증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시장에 적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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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김두겸 울산광역시장(왼쪽)과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28일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에서 AI 데이터센터를 향후 기가와트(GW)급 클러스터로 확장하기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있다./정두용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31/chosunbiz/20250831060258457sdjo.jpg" data-org-width="3966" dmcf-mid="zsBaNGxpA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chosunbiz/20250831060258457sdjo.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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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왼쪽)과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28일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에서 AI 데이터센터를 향후 기가와트(GW)급 클러스터로 확장하기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있다./정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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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의 지원은 착공 후에도 계속됩니다. 현재까지 울산에 설립이 확정된 AI 데이터센터 규모는 103㎿ 정도(2029년 2월 목표)입니다. 울산시와 SK텔레콤은 이번 기공식에서 이를 향후 ‘GW급’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로 확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SK그룹과 AWS의 사업적 판단에 따라 울산 국가산업단지 인근에 추가로 시설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행정 절차를 시가 지원하겠다는 취지입니다.
 SK그룹은 이번 AWS의 투자를 통해 향후 30년 동안 7만8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과 25조원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 사장은 “울산 지역 내 직접적인 고용 창출과 연구개발(R&amp;D)·건설 인력 등 다양한 인력 유입과 AI 기업 유치도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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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그래픽=정서희"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31/chosunbiz/20250831060259850ieeg.jpg" data-org-width="640" dmcf-mid="q3jEDtiBo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chosunbiz/20250831060259850ieeg.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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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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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은 SK의 고향”
 국내 최대 AI 전용 데이터센터가 비수도권에 설립되는 것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최 회장은 작년 6월 앤디 제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를 처음 만나 SK그룹이 갖고 있는 역량을 소개하며 이번 사업의 물꼬를 텄습니다. 당시 최 회장은 “SK는 반도체·에너지는 물론 데이터센터의 구축·운영과 서비스 개발까지 가능한 전 세계에서 흔치 않은 기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최 회장은 제시 CEO를 두 차례나 더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SK 실무진도 올해 5월까지 약 30회 대면·화상 회의 등으로 협의하며 이번 사업을 구체화했습니다.
 최 회장은 이번 AI 데이터센터 설립이 에너지·정보통신·반도체에 이은 그룹의 네 번째 퀀텀 점프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번 사업을 진두지휘한 이유입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SK-AWS 울산 AI 데이터센터 건립 계약’을 직접 체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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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작년 9월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울산포럼’ 폐회식에 참석해 기술과 문화를 활용한 울산의 혁신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SK그룹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31/chosunbiz/20250831060301179umnz.jpg" data-org-width="3984" dmcf-mid="BeEmspg2g6"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chosunbiz/20250831060301179umnz.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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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작년 9월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울산포럼’ 폐회식에 참석해 기술과 문화를 활용한 울산의 혁신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SK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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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회장은 울산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1968년 울산직물 설립 후 약 60년간 SK그룹과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SK그룹(당시 선경그룹)은 울산에 대규모 직물공장을 건설해 섬유산업의 본격적인 생산 기반을 마련했고, 이는 그룹의 수직계열화 전략의 중요한 축이 됐습니다.
 SK그룹의 주요 성장 동력인 에너지는 1962년 울산에서 태동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대한석유공사는 울산 공업단지(현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 고사동 일대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1980년 선경(현 SK그룹)에 인수됐습니다. 울산은 지금도 SK이노베이션의 핵심 생산 거점입니다. SK는 울산과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2022년부터 매년 ‘울산 포럼’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최 의장은 “최씨 일가의 고향은 수원이지만, SK의 고향은 울산”이라며 “산업에 대한 이해력과 그것을 키우겠다는 열정·행정력을 갖춘 울산에 AI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한 건 잘한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은 단순히 건물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디지털 경제의 근간을 세우고 미래를 구축하는 중요한 인프라”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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