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연구비 지원 대상도 고른다…"편견 뛰어넘고 혁신 가속화"

작성일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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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이 어떤 과제에 연구비를 줄지 결정하는 사례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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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이 어떤 과제에 연구비를 줄지 결정하는 사례가 나왔다. AI가 혁신적인 연구를 기존 편견 없이 발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 판단을 믿을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기후혁신 프로그램인 '임페리얼의 기후 솔루션 촉매(Climate Solutions Catalyst·CSC)'는 지난 3월 AI 분석에 따라 조애나 새들러 영국 에든버러대 연구원팀에 3만5000파운드(6577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영국 비영리단체인 콰드라처 기후 재단(Quadrature Climate Foundation)의 후원을 받아 지난해 시작된 CSC 프로그램은 혁신적인 기후 연구를 발굴하고 지원한다.
 CSC 프로그램 연구팀은 기후 문제에 대응하는 산업계 솔루션을 제안하는 연구와 기후 관련된 배경 논문의 내용을 챗GPT에 학습시켰다. 2010년 이후 영국 연구자들이 발표한 1만개의 연구 초록을 읽혀 상업적으로 유망한 논문을 골라내도록 챗GPT에 학습시켰다.
 연구팀은 챗GPT에 상업적 발전 가능성이 높고 혁신적인 연구를 골라달라고 제안했다. 그러자 챗GPT는 160편의 논문을 선정했다. 연구팀은 검토 과정을 거쳐 50편의 논문으로 목록을 좁혔고 논문 저자들에게 신청서를 받아 최종적으로 새들러 연구원팀을 비롯한 몇 개의 연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새들러 연구팀은 박테리아를 이용해 일회용 식기를 현재 화석 연료에서 추출되는 '아세톤'으로 변환하는 연구를 한다. CSC 프로그램 측은 "획기적인 기후 관련 연구를 발견하고 연구자들이 연구 결과를 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고 말했다. 
 CSC 프로그램처럼 AI가 연구비 지원 대상을 발굴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과학자연맹(FAS)은 미국 과학기술정책실(OSTP)에 여러 기관의 연구비 신청서를 분석하고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최첨단 연구를 발굴하기 위해 AI 도입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FAS는 "AI가 복잡한 연구 주제를 요약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전문가 검토자들이 제안된 프로젝트가 다른 분야에 어떤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AI는 연구비 심사 속도를 높이고 그동안 소외된 연구자가 연구비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왕 다순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연구에 따르면 종신 교수 중 남성 연구자가 비슷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여성 연구자에 비해 특허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며 "AI가 기존 편견을 극복하고 혁신적인 연구를 발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가 점점 더 방대하고 전문화되는 과학 문헌을 사람보다 잘 분석할 수 있어 중요한 연구를 발견하는 데 유용하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AI가 기존 편견에서 자유롭지 않은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AI가 연구자의 연구제안서를 읽는 과정이 연구 내용의 기밀 유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연구제안서에는 연구자의 연구 아이디어, 지적재산, 방법론 등 민감하고 기밀에 가까운 내용이 들어간다.
 AI가 연구제안서를 읽는 과정에서 내용을 외부에 유출하거나 훗날 AI 모델 학습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국립보건원(NIH)은 연구제안서의 내용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로 연구비 심사 과정에서 AI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lt;참고자료&gt; -doi: 10.1126/science.zf3ks8o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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