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불문율 어겨! 못 배워먹었네!" 경기 지고 흑인 선수 맹비난한 선수의 최후...테니스계 '운빨 사과' 논란 [스춘 테니스] 작성일 08-31 27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타운센드 vs 오스타펜코, 네트 터치 사과 안 했다고 경기 후 격렬한 언쟁</strong><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5/08/31/0000073099_001_20250831135010442.png" alt="" /><em class="img_desc">"너 못 배워먹었어!"라고 비난하는 오스타펜코(사진=US 오픈 방송화면)</em></span><br><br>[스포츠춘추]<br><br>테니스에서 가장 이상한 에티켓이 또다시 논란을 불러왔다. 바로 '운빨 사과', 이른바 네트 코드 사과다. 공이 네트 상단을 스치고 넘어가 운 좋게 포인트를 얻으면 손을 들어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해야 한다는 기이한 불문율이다.<br><br>27일(한국시간) US오픈 여자단식 2라운드에서 테일러 타운센드(미국)는 25번 시드 옐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를 7-5, 6-1로 꺾었다. 하지만 경기보다 뜨거운 화제가 된 것은 경기 후 벌어진 격렬한 언쟁이었다.<br><br>오스타펜코는 경기 후 악수를 나눌 때 타운센드에게 "못 배웠다(no education)"고 세 번이나 말했다. 타운센드에 따르면 "품위가 없다(no class)"는 말도 덧붙였다. 흑인인 타운센드를 향한 이 발언은 즉시 인종차별 논란으로 번졌다.<br><br>발단은 1세트 5-5 상황에서 타운센드가 네트 코드로 포인트를 얻고도 사과하지 않은 것이었다. 오스타펜코는 네트 앞에서 타운센드를 째려보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지만, 타운센드는 베이스라인으로 돌아가 다음 포인트를 준비했다.<br><br>논란이 커지자 오스타펜코는 3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과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서 제가 '교육'이라고 한 건 오직 테니스 에티켓에 대해서만 말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사용한 단어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었다는 것을 이해합니다."<br><br>하지만 타운센드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녀는 제가 특정한 방식으로 반응하기를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고, 그것이 그녀를 분노하게 만들었죠. 상처가 되고 모욕적인 말들을 하게 된 겁니다. 저뿐만 아니라 제가 최선을 다해 대변하려는 전체 문화에 대해서 말이죠."<br><br>2회 US오픈 챔피언 나오미 오사카는 더 직설적이었다. "백인이 다수인 스포츠에서 흑인 테니스 선수에게 할 수 있는 최악의 말 중 하나입니다. 오스타펜코는 미국에서 그 말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알고 있는지 모르겠어요."<br><br>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매튜 퓨터먼 테니스 전문기자는 "테니스 에티켓 중에서 가장 이상한 건 네트 코드 사과"라며 이 관례의 부조리함을 꼬집었다.<br><br>실제로 다른 스포츠에서는 이런 행운에 대한 사과를 찾아볼 수 없다. 야구에서 타구가 펜스 상단을 맞고 홈런이 돼도 타자는 사과하지 않는다. 축구에서 골키퍼 손끝을 스치고 들어간 골, 농구에서 림을 3미터 높이까지 튕기고 들어간 3점슛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br><br>골프에서는 공이 나무에 맞고 페어웨이로 튀어나오면 "골프의 신이 준 선물"이라며 기뻐한다. 축구에서는 수비수에 맞고 골인된 공을 보고 선수들이 춤을 춘다. 아이스하키에서 골대 철봉을 맞고 골인된 퍽을 보고 환호성을 지른다.<br><br>그런데 유독 테니스에서만 이 기묘한 관례가 살아있다. 더 황당한 것은 이것이 공식 규칙도 아니라는 점이다. USTA(미국테니스협회) 규정집 어디에도 '네트 코드 사과'는 명시되어 있지 않다.<br><br>몇 년 전 젠슨 브룩스비(미국)가 이 관례에 정면 도전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회에서 파비오 포니니(이탈리아)의 질책에 브룩스비는 "나는 그게 운 덕분이 아니라고 배웠다"며 당당히 맞섰다. 당시 '신성모독'으로 여겨졌지만, 그의 말이 틀렸을까?<br><br>퓨터먼 기자는 야구계 전설적인 단장 브랜치 리키의 명언을 인용했다. "행운은 노력의 결과물이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5/08/31/0000073099_002_20250831135010496.png" alt="" /><em class="img_desc">황당해 하는 타운센드(사진=US 오픈 방송화면)</em></span><br><br>타운센드와 오스타펜코의 그 순간을 보자. 타운센드가 베이스라인 뒤에서 톱스핀 포핸드를 날렸을 때, 그건 단순한 운이 아니었다. 정확한 포지셔닝, 탄탄한 풋워크, 완벽한 스핀과 파워가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공이 네트를 스쳤지만, 그것도 타운센드가 만들어낸 궤적의 일부였다.<br><br>타운센드는 "솔직히 네트 코드인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계속 랠리할 생각이었던 그녀에게 사과할 이유는 없었다.<br><br>이 불문율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적지 않다. 2회 그랜드슬램 챔피언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는 "전형적인 '미안하지 않으면서 미안해하는 척'하는 가식"이라고 일갈했다. "미국 상점에서 '어떻게 지내세요?'라고 묻는 게 정말 궁금해서 하는 말이 아닌 것처럼 말이죠."<br><br>7회 그랜드슬램 우승자 마츠 빌란데르도 "우리 시대에도 대부분 그렇게 했지만 절대 규칙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21회 그랜드슬램 복식 챔피언 팸 슈라이버 역시 "라켓을 들어 행운을 인정하는 제스처였을 뿐"이라고 못박았다.<br><br>타운센드는 "나는 가식적이지 않다. 매우 솔직하다"고 단언했다. 관중들도 그녀 편이었다. 오스타펜코가 코트를 떠날 때 야유를 보낸 반면, 타운센드가 팔을 돌리며 함성을 유도하자 더 큰 환호가 터져 나왔다.<br><br>오스타펜코는 이후 복식에서도 패배한 뒤 건강상 이유로 기자회견을 건너뛰며 조용히 뉴욕을 떠났다. 반면 타운센드는 승승장구했다. 복식에서 승리한 데 이어 5번 시드 미라 안드레에바까지 7-5, 6-2로 꺾고 4라운드에 진출했다.<br><br>"가장 자랑스러운 건 라켓으로 말했다는 것"이라던 타운센드의 다짐이 현실이 됐다. 세계 랭킹 139위인 그녀가 톱25, 톱5 선수를 연달아 물리치며 논란을 실력으로 잠재웠다. 테니스 코트에서는 결국 경기력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운빨 사과'라는 이상한 전통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br><br> 관련자료 이전 美 TIME"최악의 폭군 연산군이 로맨스 남주?'영리한 선택"[K-EYES] 08-31 다음 안세영, '숙적' 천위페이에 막혀 세계선수권 2연패 좌절 08-3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