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그림을 사라? 시장은 차갑고 전시장은 뜨겁다 작성일 08-31 9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9월3일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개막…리움·호암미술관 등에선 개인전<br>코엑스·삼청동·한남동·청담동 미술 축제 ‘서울 아트위크’ 활짝</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44Nl5XRuUO"> <p contents-hash="fc9d7a438e061c6bde0914aa366cacca1f0b6aa582e55f3c186a97782fee682d" dmcf-pid="88jS1Ze77s" dmcf-ptype="general">(시사저널=엄태근 크리에이티브 리스소 대표)</p> <p contents-hash="d4600e4e3194141355ba6877c42302aeb6efe3e849813cdbb470c131c3d305c3" dmcf-pid="6LCtbqc6pm" dmcf-ptype="general">서울의 가을은 언제부턴가 미술의 계절이 되었다. 9월3일부터 6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Frieze) 서울'과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 '키아프(Kiaf)'가 나란히 개막한다. 이제 이 행사는 서울의 풍경을 대표하는 장면이 되었다. 세계 유수의 갤러리들이 작품을 싣고 찾아오고, 해외 컬렉터와 유명 미술 관계자들이 비행기를 타고 몰려온다. 그러나, 올해의 공기는 사뭇 다르다. 미술시장 내 거래 현장은 냉랭한데, 전시장은 오히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이중적 모습이다. 이 아이러니한 풍경은 오늘날 미술을 둘러싼 복합적인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p> <p contents-hash="25d7cfad93249eb674fccffab1b3d680aed34e1d1c1e52705d4b7527c7c583ec" dmcf-pid="PohFKBkPUr" dmcf-ptype="general">지난 2~3년간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무역 갈등과 같은 복합적 요인들이 전 세계 경제를 위축시켰다. 주름살은 거의 모든 분야에 퍼졌다. 미술시장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아트바젤과 스위스 금융그룹 UBS가 발간한 '미술시장 2025'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미술시장 규모는 575억 달러(약 82조원)로, 호황기였던 2022년 678억 달러(약 97조원)에 비해 14% 정도 감소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7920183f346f4d4e7c9a8094728badf6b5df8b08dcdcb769880ff84323eb4b7f" dmcf-pid="Qgl39bEQpw"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루이즈 부르주아 《마망》 ⓒ호암미술관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31/sisapress/20250831140117093lnpf.jpg" data-org-width="800" dmcf-mid="bKJgmw7vp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sisapress/20250831140117093lnpf.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루이즈 부르주아 《마망》 ⓒ호암미술관 제공 </figcaption> </figure>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545e544bbab5005fec4ee56188f503391ed11f291eec793d609ab7ef2509ec3c" dmcf-pid="xaS02KDxuD"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루이즈 부르주아 《Cell》 ⓒ호암미술관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31/sisapress/20250831140118405qchs.jpg" data-org-width="800" dmcf-mid="HR6orDuSp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sisapress/20250831140118405qchs.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루이즈 부르주아 《Cell》 ⓒ호암미술관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e5f1f06b8d30079e9f60477dc77b6e9259fe8fc94406369602b2e1cfcce692da" dmcf-pid="y36NOmqy7E" dmcf-ptype="general"><strong>《마망》 등 루이즈 부르주아 작품 105점 전시</strong></p> <p contents-hash="5512044a79e21618ad825c29bd98e409dc985e5d02ce6dfa48edabce0ed54a27" dmcf-pid="W0PjIsBWzk" dmcf-ptype="general">국내 미술시장은 이보다 더 보수적으로 움직였다. 국내 주요 경매사들의 낙찰 총액이 전년 대비 30% 정도 감소했고, 유명한 블루칩 작가들의 대표작조차 잇따라 유찰됐다. 한때 활황을 보였던 미술품 투자 열기는 사그라들었다. 컬렉터들도 지갑을 닫은 채 관망세로 돌아섰다. 특히 해외 딜러와 영향력 있는 컬렉터들이 "서울의 시장이 보수적으로 변했다"는 평을 내놓으며 구매 발길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시장' 자체만 놓고 본다면, 지금은 '불황'이라는 단어는 과장이라고 할 수 없다.</p> <p contents-hash="fcb44c105f42b6fc082af1ad3c675081f6c23626648c2ffc79923536f5d5115b" dmcf-pid="YpQACObYFc" dmcf-ptype="general">그러나 미술관과 박물관의 전시장은 전혀 다른 풍경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관람객 수는 이미 420만 명을 돌파했다. 개관 이후 80년 만의 기록이다. 거래는 식었는데, 전시는 오히려 호황인 셈이다.</p> <p contents-hash="a52b4c0eb8bb694b0c64d4a84698e1868b6b82fc8467c5c45102e967f4eece9a" dmcf-pid="GUxchIKG0A" dmcf-ptype="general">특히 9월 첫째 주 서울에서 아트페어가 진행되는 것과 함께 블록버스터급 전시회가 줄줄이 개막한다.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 용인의 호암미술관에서는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1911~2010)의 국내 최대 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회화, 조각, 설치 등 총 105점의 작품이 전시되며 내년 1월4일까지 열린다. 그녀는 《마망(Maman)》으로 상징되는 거대한 거미 조각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작가지만 그 이면에는 어린 시절의 어두운 기억과 두려움, 버려짐, 가족 내 갈등에서 비롯된 심리적 균열이 자리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런 내밀한 세계를 온전히 마주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p> <p contents-hash="1d61e2d560ce0bec090e1074649f3090d8ba58f876054c7f6d640ed409f7a3d6" dmcf-pid="HuMklC9HFj" dmcf-ptype="general">리움미술관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의 아이콘 이불(Lee Bul·1964~)의 대규모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한국 사회의 억압적 구조와 개인의 몸을 관통해 권력과 자유, 정체성의 문제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루이스 부르주아와 이불, 두 여성 거장의 전시가 같은 시기에 국내에서 나란히 펼쳐진다는 사실은 상징적이다. 불황 속에서도 예술은 여전히 강력한 사회적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p> <p contents-hash="a6430316bc6c8ac38729328010989eb59f1918a16c56969e9526e958b7b14b47" dmcf-pid="X7RESh2XFN" dmcf-ptype="general">더 나아가, 서울 곳곳의 갤러리와 미술관들은 아트페어 시즌에 맞춰 일제히 특별전을 기획한다. 삼청동, 한남동, 청담동 등지의 주요 갤러리들은 세계적 거장부터 신진 작가까지 폭넓은 전시를 선보이며 '서울 아트위크'라는 이름 아래 하나의 도시 축제를 만들어낸다. 경제는 위축됐지만 문화적 소비는 여전히 활발한 것이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375b37eb8a84779583fa01df1be5bd2ee0ddc006fb496dd690d88e0df6bb939d" dmcf-pid="Z6Avt5dzua"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이불 《취약할 의향》 ⓒ리움미술관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31/sisapress/20250831140119984tohz.jpg" data-org-width="800" dmcf-mid="ZxpfJeyju0"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sisapress/20250831140119984tohz.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이불 《취약할 의향》 ⓒ리움미술관 제공 </figcaption> </figure>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4cb82b0c46e9d8562449377eb05436952446a0046732324c63d63ebf4194017a" dmcf-pid="5PcTF1JqFg"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Frieze) 서울'과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 (Kiaf)'는 9월3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한국화랑협회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31/sisapress/20250831140121405oxpz.jpg" data-org-width="800" dmcf-mid="VRmYp3LKUC"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sisapress/20250831140121405oxpz.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Frieze) 서울'과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 (Kiaf)'는 9월3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한국화랑협회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a2e0e6c7ee235320536add257f71c0906226d04a9e50eec755001440320cad57" dmcf-pid="1Qky3tiBFo" dmcf-ptype="general"><strong>금융위기 때 제프 쿤스·게르하르트 리히터 작품 매입자들 '대박'</strong></p> <p contents-hash="95954fdadf761eae876431d8c26c9ff91203c943b808e8581bb2e79488d84fc2" dmcf-pid="txEW0FnbzL" dmcf-ptype="general">시장은 차갑고 전시장은 뜨겁다. 이처럼 일견 모순적으로 보이는 현실은 오히려 컬렉터들에게 중요한 시그널이 된다. 시장이 과열될 때는 누구나 뛰어들어 가격이 치솟지만 불황기에는 단기 투기 자금이 빠져나가고 장기적 안목을 가진 이들이 좋은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손에 넣는다. 미술시장에서 '조정기'란 건강한 순환의 일부이기도 하다.</p> <p contents-hash="4ccd2ee1057f4c33644e876e07ed288a34e53b284c87d970369d8110fddbf1d2" dmcf-pid="FMDYp3LKUn" dmcf-ptype="general">과거를 돌이켜보더라도 위기의 순간마다 미술시장도 빠르게 반등했다. 2008년 금융위기의 어둠 속에서도, 2020년 팬데믹의 혼란 속에서도 예술은 다시 일어섰다. 그때 주저하지 않았던 컬렉터들은 세월이 흐른 뒤 재정적 결실은 물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문화적 유산을 품게 되었다. 실제로 2009년 당시 경매에 급매 처리로 나온 제프 쿤스(Jeff Koons)나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등의 작품을 저가에 매입한 컬렉터들은 큰 수익을 얻었다. 국내에서도 금융위기 직후 정상화, 윤형근 같은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을 매입한 컬렉터들도 마찬가지다. 단색화 작가들은 이후 국제 무대에서 재평가와 함께 놀라운 가치를 증명했다. 시장이 숨을 고르는 시점이야말로 장기적 안목으로 '미래의 고전'을 확보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p> <p contents-hash="58c7e1dba819246100f4b46a74ca7aeb8defd0f19f5af51273e85fa4d654f4a2" dmcf-pid="3RwGU0o97i" dmcf-ptype="general">거래가 주춤하는 동안 전시는 더 많은 대중에게 열려있고, 관객은 예술을 통해 위안을 얻고 사유를 확장한다. 이는 미술이 단순한 자산을 넘어 사회와 호흡하는 살아있는 힘임을 증명한다. 전시장의 열기는 불황 속에서도 예술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술의 위로와 사회적 질문이 사람들에게 실감되면서 작품의 내재적 가치는 상승하고 어느 순간 미술시장에 변화를 가져오는 패턴이 반복되어 왔다.</p> <p contents-hash="18171d4d68336dec0e878cdce13da2b20f0c6c3bd011bbfd5491a072a9ca5dfe" dmcf-pid="0erHupg2UJ" dmcf-ptype="general">모두가 움츠러들 때가 눈 밝은 이들에게는 기회의 시간일지 모른다. 전시장은 대중의 발길로 북적이며 미술의 사회적 힘을 입증하고, 침묵하는 시장은 컬렉터들에게 장기적 안목으로 작품을 확보할 수 있는 순간을 제공하고 있다. 예술은 그렇게 살아왔고, 계속 존재할 것이다. </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ed39871915eb38c41ded38bcd4eaa24c7a5d051469ec9e7206e9675e7b693f0a" dmcf-pid="pdmX7UaV3d"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엄태근 크리에이티브 리스소 대표"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31/sisapress/20250831140122672dsmo.jpg" data-org-width="240" dmcf-mid="fAMklC9H3I"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sisapress/20250831140122672dsmo.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엄태근 크리에이티브 리스소 대표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5057a21117ea96761ffb86cff3ce46dcd144a26cdb2b6d9133e9de716620c6ca" dmcf-pid="UJsZzuNfFe" dmcf-ptype="general"><strong>■엄태근은 누구</strong></p> <p contents-hash="3cedefae57d8f06920c6bffe666015de1671dcf214e48751007496cfec2382d7" dmcf-pid="uiO5q7j43R" dmcf-ptype="general">필자 엄태근은 뉴욕과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큐레이터이자 평론가다. 아트에이전시 '크리에이티브 리소스(Creative Resource)'의 설립자.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학사, 뉴욕 크리스티 에듀케이션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에서 '원더랜드' '네모' 등 전시를 기획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암투병’ 이솔이 “악플 때문에 힘들기도…긍정으로 살아가자” 08-31 다음 실내 개막식·북 콘서트…13번째 ‘부코페’ 내실 빛났다[스경X현장] 08-3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