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판 레전드' 이준희 회장 "씨름 부활, 전통만으론 어렵다... 개혁 필요" [★창간21]

작성일 09-01

[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08/2025/09/01/0003361671_001_20250901090014828.jpg" alt="" />아준희 대한씨름협회장이 스타뉴스 창간21주년 기념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올해 국내 체육계에는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해 새로운 수장이 대거 부임했다. 이들은 스포츠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타뉴스는 창간 21주년을 맞아 신임 회장들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① 김동문 대한배드민턴협회장 ② 이준희 대한씨름협회장 ③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 ④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039;모래판의 신사&#039; 이준희(67) 대한씨름협회장이 씨름의 미래를 위해 &quot;체계적 인프라 구축과 질적 경기력 향상, 생활체육 기반 확대가 시급하다&quot;고 밝혔다. 이 회장은 최근 스타뉴스와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 내 대한씨름협회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quot;씨름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인구 감소와 접근성 저하&quot;라며 &quot;씨름은 이제 단순한 전통 스포츠로 남을 수 없다. 변화가 필요하다&quot;고 강조했다. 모래판 레전드인 이 회장은 지난 1월 제44대 대한씨름협회장으로 취임해 한국 씨름 부활이란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씨름의 황금기인 1980년대부터 과도기인 2000년대, 위기감까지 느껴진 2010년대에도 씨름계에 몸담았던 그다. 한국 씨름 전성기를 이끈 주역 중 하나다. 이 회장은 한국 씨름 역사에 길이 남을 전설적인 선수다. 백두장사에만 7차례, 천하장사에 3차례 등극하며 당대 최정상의 기량을 뽐냈다. 특히 천하장사 대회에서는 총 6번 결승에 오르며 승부사로서의 존재감을 뽐냈다. 전성기 동안 이 회장은 천하장사 대회 제1회부터 제13회까지 모두 8강에 진출했고, 이 중 제3회부터 제13회까지는 단 두 대회를 제외하고 모두 4강 무대에 섰다. 총 12회 4강 진출, 그 중 11회 연속 4강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이 회장은 단순히 화려한 성적을 넘어, 수십 년간 직접 모래판 위에서 땀과 승부를 경험한 인물이다. 선수로서의 커리어는 말할 것도 없고, 이후에도 씨름판을 떠나지 않으며 현장을 지켜온 그는 씨름의 흐름과 생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전설적인 선수로서, 그리고 경기 감각과 지도자의 안목을 겸비한 인물로서 침체기를 겪고 있는 한국 씨름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08/2025/09/01/0003361671_002_20250901090015347.jpg" alt="" />이준희 대한씨름협회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국제대회 유치 추진 &quot;글로벌 스포츠로 성장 준비해야&quot; 이 회장은 &quot;현재 씨름을 위한 전용 체육관이 부족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국적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quot;며 &quot;장기적으로는 국제대회 유치도 가능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quot;고 설명했다. 이어 &quot;씨름을 단지 국내 스포츠로 한정해선 안 된다&quot;며 &quot;글로벌 스포츠로의 성장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quot;고 전했다. ◇ &quot;경기 수보다 질... 기술과 전략의 스포츠로 다시&quot; 경기 운영 방향에 대해 이 회장은 &quot;지금까지는 대회 숫자가 많으면 좋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질 높은 대회가 더 중요하다&quot;고 했다. 이어 &quot;선수들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관중을 되찾는 열쇠&quot;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 회장은 씨름이 점점 체중 경쟁 위주로 변질된 것을 지적하며 &quot;과거 이만기, 강호동이 110~130kg 수준이었지만 이후 선수들은 체급을 키우는 데만 집중했다&quot;며 &quot;씨름은 단순한 힘겨루기가 아니라 기술과 전략의 경기&quot;라고 강조했다. 또한 &quot;체중 제한, 기술 다양성 등 구조 개선에 힘쓰겠다&quot;고 덧붙였다. ◇ &quot;스타는 기다리는 게 아니라 만들어야&quot; 이 회장은 씨름의 대중화를 위해 스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quot;예전에는 강호동처럼 씨름을 이끄는 스타가 많았지만 지금은 부족하다&quot;며 &quot;선수들이 미디어나 홍보를 통해 본인을 알릴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quot;고 설명했다. 수평적 리더십을 강조한 이 회장은 &quot;씨름이 대중적 인기를 회복하기 위해선 홍보와 마케팅이 필수&quot;라며 &quot;선수들 스스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플랫폼을 활용해 자신을 알릴 수 있어야 한다&quot;고 독려하기도 했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08/2025/09/01/0003361671_003_20250901090015776.jpg" alt="" />이준희 대한씨름협회장이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여자 씨름 활성화 방안도 추진... &quot;인프라부터 단계적 지원&quot; 여자 씨름의 활성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최근 동호회를 중심으로 여자 씨름 열풍이 불고 있지만, 현 시스템에서는 한계점이 명확하다고 봤다. 이 회장은 &quot;현재 여자 씨름은 동호회 수준에 머물러 있고, 고등학교·대학 시스템이 부재하다&quot;며 &quot;실업팀 진출을 위한 기회를 늘려야 한다&quot;고 했다. 이어 &quot;전용 교육과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 선수가 더 많이 진입할 수 있도록 돕겠다&quot;고 말했다. ◇ 유소년 폭행 사건에 &quot;지도자 교육은 선택이 아닌 의무&quot; 이 회장은 임기 중 단발적인 발전보다는 한국 씨름의 꾸준한 성장을 위한 기반 마련에 초점을 두고 있다. 선거 당시 공약으로 유소년 씨름 저변 확대를 손꼽은 이유다. 때문에 이 회장은 최근 발생한 유소년 선수 폭행 사건과 관련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씨름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중학교에서 씨름부 감독이 2학년 학생 선수의 머리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회장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폭력 근절을 약속한 바 있다. 이 회장은 &quot;부모들이 &#039;내 자녀가 운동해도 안전한가&#039; 걱정할 수 있다&quot;고 공감하면서 &quot;지도자들에게 시대가 바뀌었음을 인식시키는 게 중요하다&quot;고 했다. 협회는 오는 9월 전국 단위 특별 교육을 예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quot;성 관련 인권 교육도 별도로 운영 중이다. 전담 신고 담당자 지정도 검토 중&quot;이라며 &quot;모든 지도자가 체육 정신을 존중하고 선수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교육은 단순한 형식이 아닌 필수&quot;라고 강조했다. ◇ &quot;과거에 머물지 않겠다... 씨름의 미래를 위해&quot; 이 회장은 임기 동안 한국 씨름의 점진적인 부활을 위한 환경 개선과 다각화 발전을 다짐했다. 이 회장의 선수 시절 황금기를 누렸던 한국 씨름은 IMF 사태로 크게 휘청였다. 팀들은 연이어 해체됐고,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기 벅찼던 씨름은 내리막길을 탔다. 이 회장은 &quot;과거 황금기를 되살리려면 경기력과 시스템, 홍보 방식 모두 바뀌어야 한다&quot;며 &quot;더 나은 경기를 선보이고 새로운 팬층을 유입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겠다&quot;고 말했다. 그는 &quot;임기 동안 단발성 성과보다는 씨름 생태계의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quot;이라며 &quot;생활체육 확대, 유소년 저변 강화, 여자 씨름 활성화, 인프라 구축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quot;고 약속했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08/2025/09/01/0003361671_004_20250901090016154.jpg" alt="" />이준희 대한씨름협회장.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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