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소싸움, 놀이에서 스포츠로 발전...전통과 미래를 잇다 작성일 09-03 17 목록 [편집자주]청도 소싸움은 우리나라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전통문화지만, 아직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아니다. 다만 지역 주민들과 함께 명맥을 이어가며, 청도의 대표 문화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br><br>이런 가운데 청도공영사업공사가 「전통 소싸움 복지 확대 및 실현을 위한 연구 보고서」를 발간 내놓았다. 보고서는 소싸움이 가진 역사적 의미와 문화적 가치, 그리고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한 복지적·제도적 보완 방안을 담고 있다. 본 기획 시리즈는 이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청도 소싸움의 현황, 대안, 경제·문화적 가치를 차례로 살펴보며,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전통문화로 발전할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45/2025/09/03/0000337143_001_20250903145710452.png" alt="" /><em class="img_desc">경북 청도소싸움경기장 앞 소 형상의 동상</em></span><br><br>(MHN 주진노 기자) 대한민국 유일의 상설 소싸움 중심지, 청도<br><br>청도는 국내 소싸움의 심장부다. 청도군 화양읍의 전용 경기장은 세계 유일의 돔형 소싸움 경기장으로, 주말마다 정기 경기가 열리며 해마다 대규모 축제로 이어진다. 1999년 본격적으로 축제가 자리 잡으며, 소싸움은 전통 놀이를 넘어 연중 운영되는 문화 콘텐츠로 발전했다.<br><br>경기는 소 대 소 비살상 구조라는 점에서 독자적인 전통을 이어온다. 스페인 투우처럼 인간과 소가 맞붙어 죽음을 전제로 하지 않으며, 일본 니가타·에히메 지역처럼 무형문화재로 지정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45/2025/09/03/0000337143_003_20250903145710632.png" alt="" /><em class="img_desc">일본의 에히메현 소싸움</em></span><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45/2025/09/03/0000337143_004_20250903145710678.png" alt="" /><em class="img_desc">일본 니카다현 소싸움</em></span><br><br>일본의 경우 황소가 지쳐 물러나면 경기가 끝나고, 심판이 소들의 안전을 관리한다. 2022년 기준 일본 내 소싸움은 6개 현, 12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열리며, 일부는 국가 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스페인의 투우(Corrida)는 전통적으로 소를 죽이는 절차가 포함되고, 포르투갈의 '투라다(Tourada)'는 공개 살상이 금지돼 있다는 점에서 한국형 소싸움과 차이를 보인다.<br><br>이처럼 한국의 소싸움은 비살상 구조라는 독자적 특징을 지니며, 일본처럼 문화재 지정과 제도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스페인·포르투갈의 사례는 전통 보존과 동물복지 논란의 충돌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반면교사가 된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45/2025/09/03/0000337143_005_20250903145710748.png" alt="" /><em class="img_desc">경북 청도소싸움경기장 전경</em></span><br><br>동물학대 논란을 넘어, 동물복지와 전통의 균형을 찾아야...<br><br>청도 소싸움은 그 역사와 전통성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동물학대 논란에 직면해 왔다. 힘겨루기 과정에서 상처가 발생하거나, 경기에 소가 강제로 동원된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특히 동물보호단체들은 "소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가한다"는 점을 문제 삼아왔다.<br><br>연구보고서는 이러한 비판을 폐지 주장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 개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보고서가 제시한 대안은 크게 세 가지다.<br>첫째, 사육·훈련 환경 개선이다. 출전 소의 사육 과정을 표준화하고, 충분한 휴식과 적정 영양 공급을 의무화해 불필요한 체력 고갈을 방지하는 것이다.<br>둘째, 경기 운영의 안전성 강화다. 체급별 매칭을 통해 소끼리 과도한 힘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경기 중 상해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중단과 치료가 이뤄지도록 제도화해야 한다.<br><br>셋째, 경기 후 관리 시스템 확립이다. 출전 소를 농가로 돌려보낸 뒤 건강 검진과 회복을 지원하는 사후 관리 체계를 강화함으로써 복지적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45/2025/09/03/0000337143_006_20250903145710817.png" alt="" /><em class="img_desc">경북 청도소싸움경기장 전경 그래픽</em></span><br><br>특히 싸움소는 주인과 교감을 가지는 관계로 이루어진다. 소는 경기장에서 부딪히는 도구가 아니라, 농가의 일원으로 사육자와 정서적 유대를 맺으며 생활한다는 점에서 "동물학대"라는 프레임은 실상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br><br>해외 사례는 이러한 대안의 타당성을 뒷받침한다. 일본 니가타현 야마코시의 '각찌르기'는 국가 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으면서도, 경기 중 세코(勢子)라 불리는 사람들이 로프와 지휘봉을 이용해 소를 제어하고,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즉시 경기를 중단한다. 이처럼 무형문화재 지정과 복지 관리가 병행되는 구조는 한국 소싸움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45/2025/09/03/0000337143_007_20250903145710900.png" alt="" /></span><br><br>반면 스페인의 투우는 죽음을 전제로 한 의식이어서 국제적으로 동물복지 차원의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다. 청도 소싸움이 이와 본질적으로 다른 비살상 구조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일본과 같은 제도적 보완을 통해 "복지와 전통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앞으로의 방향이라는 것이다.<br><br>보고서는 결론적으로, "청도 소싸움은 관리·감독 체계와 복지적 장치를 강화한다면 오히려 국제 사회에서 모범적인 전통문화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45/2025/09/03/0000337143_002_20250903145710546.png" alt="" /><em class="img_desc">경북 청도소싸움경기장 내부</em></span><br><br>지역경제 발전과 전통문화 지원 대한민국 대표 문화상품으로 <br><br>청도 소싸움은 전통문화이자 지역경제의 견인차다.<br>2024년 한 해 동안 청도 소싸움 경기장은 51회차, 102일간 1,224경기를 개최했으며, 39만여 명의 관람객과 30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시기 위축되었던 관람객 수가 최근 들어 빠르게 회복해, 청도 소싸움이 여전히 강력한 경제적 파급력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했다.<br><br>직접 효과는 경기장에 그치지 않는다. 대회와 축제가 열리면 전통시장은 활기를 띠고, 청도의 특산품인 한우·반시·와인이 관광객의 소비를 이끈다. 숙박·외식업 매출도 동반 상승하며, 지역 경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다.<br><br>보고서는 청도 소싸움의 미래를 위해 ▲전통문화재 지정 검토 ▲관광·축제 연계 산업화 ▲국가적 문화정책 지원을 제안한다. 보존을 넘어 현대적 가치와 결합한 문화상품화가 이뤄질 때, 청도 소싸움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br><br>청도 소싸움은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동물학대 논란을 넘어 복지와 전통의 균형을 이루고, 이를 기반으로 한 산업화·브랜딩 전략이 뒷받침된다면, 청도는 "소싸움의 고장"을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도시로 우뚝 설 수 있다.<br><br>'소싸움, 전통에서 미래로'<br><br>청도 소싸움은 우리 민족이 오랜 세월 이어온 독특한 전통문화이자, 현재에도 지역 공동체를 살리는 문화산업이다. 논란을 극복하기 위한 복지적 개선과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면, 소싸움은 동물학대의 현장이 아니라 세계가 주목할 전통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br><br>청도의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함성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메아리이자, 대한민국 문화의 미래를 향한 가능성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소중한 전통을 어떻게 지속 가능하고 자랑스러운 문화상품으로 키워낼 것인가에 달려 있다. 청도 소싸움은 사라져야 할 낡은 풍속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켜야 할 문화적 자산이다.<br><br>사진=MHN DB, 청도공영사업공사<br> <br><br> 관련자료 이전 한국계 ‘황금 수저’ 페굴라, US오픈서 사발렌카 재결돌…조코비치는 알카라스와 준결 09-03 다음 세븐틴과 나란히…KATSEYE, MTV VMA '베스트 그룹' 후보 09-0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