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장기 노출이 치매 발병 위험도 높인다[사이언스 PICK]

작성일 09-06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5650만명 환자 데이터 분석…초미세먼지가 신경퇴행성 질환에 영향 루이소체 치매 입원 위험 12%↑…직접 유발 아니지만 발병 속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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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북악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다. 2025.03.25. km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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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대기오염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특정 형태의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많은 치매 유형 중에서도 세번째로 흔한 '루이소체 치매'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6일 학계에 따르면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와 호주 시드니공과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전세계의 루이소체 치매, 파킨슨병 환자 5600만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 특히 초미세먼지가 치매 발병 위험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먼지(PM2.5)가 유전적으로 소인을 가진 사람의 루이소체 치매 발병 속도를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루이소체 치매는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에 이어 세번째로 흔한 치매 유형이다. 그동안 대기오염이 신경퇴행성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있었지만, 루이소체 치매와의 직접적 연관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2000년부터 2014년까지 루이소체 치매와 파킨슨병 환자 5650만명의 입원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심각한 신경 질환을 가진 사람들로, 이들의 초미세먼지 노출도를 함께 조사했다.
 조사 결과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수록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입원할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입원이 필요할 만큼 심각한 루이소체 치매 발병 위험은 12%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루이소체 치매는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이라는 비정상 단백질이 뇌 신경세포에 뭉쳐져 '루이소체'를 형성하며 발병한다. 이 루이소체가 신경세포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사멸에 이르게 해 인지기능 장애, 환시, 파킨슨병 등 치매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연구진은 초미세먼지 노출이 치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쥐 실험을 병행했다. 쥐의 콧구멍을 통해 초미세먼지를 흡입시킨 후 치매와 유사한 문제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초미세먼지에 10개월 간 노출된 쥐는 공간 기억력 테스트와 새로운 물체 인식 테스트에서 행동적 어려움을 보였다. 또한 이들의 뇌에서는 루이소체 치매의 원인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레인 축적이 상당량 증가했다.
 더 나아가 초미세먼지 노출이 쥐의 '내측두엽' 위축을 초래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내측두엽은 기억 형성 및 인출을 담당하는 중요한 뇌 영역이다. 반면 알파-시누클레인이 없는 유전자 변형 쥐의 뇌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어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 신경퇴행성 질환 발생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연구를 이끈 샤오보 마오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초미세먼지 노출이 루이소체 치매 발병 위험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연구를 통해 대기오염이 루이소체 치매의 새로운 위험 인자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쥐 실험을 통해 초미세먼지가 인체에 유입되면 알파-시누클레인이 씨앗과 같은 역할을 해 장-뇌 축을 따라 뇌로 전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미세먼지 또한 폐에 쌓여 염증을 유발한 후 혈류를 타고 혈뇌장벽을 넘어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이 치매를 일으키는 명확한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쥐 실험을 통해 초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유전자 발현 변화를 조사하고, 이를 실제 루이소체 치매 환자의 유전자 발현 변화와 비교했다. 비교 결과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쥐와 루이소체 치매, 파킨슨병 치매 환자 사이의 유전자 발현 변화가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파킨슨병이 없는 사람들과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초미세먼지 노출이 반드시 루이소체 치매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전적 소인으로 인해 루이소체 치매에 취약한 이들에게는 발병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연구진은 이번 쥐 실험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쥐에게 단기간에 고농도 초미세먼지를 노출시키는 방식은 실제 사람들이 경험하는 지속적이고 저농도의 노출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실험이 대기오염이 신경퇴행성 질환을 어떻게 유발하는지 이해하는 새로운 문을 열어젖힌 만큼 연구진은 향후 실제 사람의 초미세먼지 노출을 더 정확하게 반영하는 모델을 활용해 한계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또 특정 유형의 PM2.5 초미세먼지 분자가 루이소체 치매 발병과 관련이 있는지도 추가적으로 연구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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