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저작권’ 소송 해결 실마리 나오나...앤스로픽, 작가들과 2조원에 합의

작성일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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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스로픽 로고/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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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GPT를 만든 오픈AI 대항마로 불리는 미국 인공지능(AI) 업체 앤스로픽이 작가들이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AI 저작권 관련 역대 최대 액수인 15억달러(약 2조800억원)에 합의를 이뤘다.
 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약 50만권의 책에 대해 권당 3000달러(417만원)의 저작권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앤스로픽은 책이나 논문 텍스트를 PDF 형태 등으로 모아 놓은 불법 온라인 사이트에서 수백만권의 책 복제 텍스트를 확보하고 이를 허가 없이 대규모 AI 언어 모델 ‘클로드’를 훈련하는 과정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2024년 8월 작가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앤스로픽은 지난 6월 미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서 책 데이터를 AI 학습에 사용한 것은 ‘공정 이용’이라며 저작권 보호의 예외를 인정받았지만, 책 데이터를 온라인에서 불법 다운로드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다. 상황이 앤스로픽에 불리하게 돌아가며 막대한 손해배상금이 예상되자 앤스로픽은 뒤늦게 작가들과 합의한 것이다.
 테크 업계는 이번 합의가 전 세계에서 논란이 되는 생성형 AI와 저작권 침해 문제와 관련한 많은 대형 소송에서 하나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뉴욕타임스는 “더 많은 AI 기업이 저작권자에게 자사 작품 사용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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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AP 연합뉴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7/chosun/20250907163950635vlkf.jpg" data-org-width="2629" dmcf-mid="ZGPRM5f5Hh"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7/chosun/20250907163950635vlkf.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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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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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산 위기 가능성에 2조원 합의
 작가들은 지난해 8월 앤스로픽이 AI 챗봇 ‘클로드’를 훈련하는 과정에 자신들 서적을 승인이나 보상 없이 대규모 언어 모델(LLM) 학습에 사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첫 판결에서 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앤스로픽 손을 들어줬다. “책이 원본 형태가 아닌 새로운 무언가로 변했고 기존과는 다른 목적인 훈련 목적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공정 이용”이라는 것이다. 공정 이용은 원본의 형태나 목적과 다르게 비상업적으로 이용하면 일정 부분 저작권 예외를 인정하는 개념이다. 앤스로픽이 책 내용으로 AI 모델을 훈련한 것은 책을 그대로 베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저작권 위반이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앤스로픽이 온라인에서 불법적으로 책 텍스트 데이터를 내려받으면서 이것이 불법임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했고, 이에 대한 재판을 12월 열 예정이었다. 미국에서는 고의로 저작권을 침해하는 기업과 개인은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많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선고받는데, 앤스로픽의 경우 작품당 최대 15만달러에 달하는 손해배상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앤스로픽이 패소하면 최대 1조 달러에 달하는 손해배상액이 나올 수 있고, 이 경우 앤스로픽은 파산이 불가피하다. 앤스로픽은 “자칫 사업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는 압박 속에 합의를 택했다”고 했다. 작가 측 변호사인 저스틴 닐슨은 “AI 기업과 창작자 모두에게 불법 온라인 사이트에서 저작권이 있는 작품을 가져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앤스로픽은 합의를 하면서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저장한 데이터는 삭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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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스로픽.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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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만 40여 개 소송 진행 중
 현재 세계적으로 AI 저작권 관련 소송이 들끓고 있다. 미국에서만 AI 저작권 관련 소송이 40여 건 진행 중이다. 뉴욕타임스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뉴스 기사를 무단으로 AI 학습에 사용했다며 소송을 진행 중이고, 월스트리트저널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아사히신문 등도 같은 이유로 퍼플렉시티를 제소했다. AI를 통해 이미지를 만드는 미드저니와 스태빌리티AI도 소송에 걸렸다. 월트디즈니와 유니버설스튜디오는 지난 6월 미드저니가 스타워즈, 심슨 등 유명 캐릭터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미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워너브러더스도 지난 4일(현지 시각)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등 캐릭터 이미지를 미드저니가 도용했다며 LA 연방법원에 고소했다.
 하지만 대부분 소송은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AI 저작권 판결의 명쾌하고 일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공정 이용에 대한 개념이 모호해 재판부마다 다른 결론을 내고 있다. 실제로 올 2월 다국적 정보 제공 기업인 톰슨 로이터가 AI 스타트업 로스 인텔리전스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는 로이터가 승소했는데, 올 6월 작가들이 메타에 건 AI 저작권 관련 소송은 증거 불충분으로 작가들이 패소했다.
 이 때문에 콘텐츠 업계와 테크 업계는 이번 앤스로픽과 작가의 합의가 수년째 논란이 지속되는 AI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는 일단 AI의 학습에 이용한 자료 이용은 ‘공정 이용’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지만 이러한 AI 학습용 자료를 모을 때는 인터넷 등에서 무단으로 긁어오면 안 되는 방향으로 정리될 수 있다고 본다. 앤스로픽 소송을 진행한 채드 허멜 변호사는 “이는 생성형 AI 기업을 상대로 한 첫 주요 합의로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업계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고, 동의 없는 접근에 대한 기업 관행의 기준을 세울 수 있다”고 했다.
 ◇공정 이용
 ☞저작권자의 허가를 구하지 않고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저작권법상 개념. 저작물의 통상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않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는 경우 허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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