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향한 야유는 방송에 내보내지마? 알아서 기는 미국 테니스협회, 방송사에 대놓고 검열 요구해 '논란' [스춘 테니스] 작성일 09-08 5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2015년 야유 기억하며 미리 차단 시도...권위주의적 분위기에 알아서 기는 스포츠 단체들</strong><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5/09/08/0000073310_001_20250908000210550.png" alt="" /><em class="img_desc">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부지에서 격투기 대회를 열겠다는 황당한 계획을 발표해 파문이 일고 있다(사진=백악관)</em></span><br><br>[스포츠춘추]<br><br>대통령이 야유받는 장면을 TV에 내보내지 말라는 황당한 요구가 나와서 논란이다. 미국테니스협회(USTA)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US오픈 테니스 남자 결승전 참석을 앞두고 방송사들에게 관중석에서 나오는 항의나 야유 장면을 보여주지 말라고 요청한 것이다. 트럼프가 직접 압박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협회가 알아서 눈치를 보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br><br>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이 7일(한국시간) 입수해 보도한 USTA 내부 메모에 따르면, 협회는 "대통령 참석에 대한 어떤 방해 행위나 반응도 어떤 형태로든 보여주지 않기를" 모든 방송사에 요청했다. 트럼프는 7일 야닉 시너와 카를로스 알카라스 간의 결승전을 관람할 예정이다.<br><br>트럼프가 US오픈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당시를 기억해보자.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는 비너스 윌리엄스와 세리나 윌리엄스의 8강전을 관람했는데, 관중들의 야유가 너무 심해 여러 언론이 이를 기사화할 정도였다. ESPN은 당시 트럼프의 모습을 생중계로 반복해서 보여줬다.<br><br>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USTA가 미리 나서서 그런 장면들을 차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는 올해 들어 여러 스포츠 행사를 관람했지만 매번 엇갈린 반응을 받았다. 7월 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는 등장 시에는 환호를 받았지만 국가 연주 중 전광판에 모습이 나왔을 때는 야유를 받았다. 나중에 트로피를 무대로 옮기는 장면에서도 적대적인 반응이 나와 바이럴 영상이 되기도 했다.<br><br>USTA로서는 이런 장면들이 TV로 나가는 걸 막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USTA가 판단할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이런 시도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는 검열 행위다. <br><br>USTA 대변인 브렌든 맥킨타이어는 "우리는 정기적으로 방송사들에게 코트 밖에서 벌어지는 방해 행위를 보여주지 않도록 요청하고 있다"며 해명했다. 소가 웃을 해명이다. 일반적으로 스포츠 방송에서 차단하는 장면은 경기를 물리적으로 방해하는 난입자나 과도한 노출 등이다.<br><br>관중석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반응과는 차원이 다르다. 박수를 치든 야유를 하든, 그것은 민주사회에서 보장되는 기본적인 표현의 자유다. CNN은 "정치적 항의는 본질적으로 뉴스 가치가 있다"며 "2023년 US오픈 준결승에서 환경 운동가들이 경기를 중단시켰을 때 ESPN은 일부 항의 장면을 생중계로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br><br>메모에는 "대통령 참석에 대한 어떠한 혼란이나 반응도 그 어떤 형태로든 보여주지 말라"고 명시돼 있다. 관중이 환호하고 기립박수를 치는 건 혼란이나 반응이 아닌가? 테니스 전문 기자 벤 로젠버그가 자신의 뉴스레터에서 이 메모를 공개하며 "US오픈이 방송사들에게 트럼프에 대한 반응을 검열하라고 명령했다"고 제목을 단 이유가 있다. 검열이 검열이 아니라고 우기기엔 너무 뻔하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5/09/08/0000073310_002_20250908000210696.jpeg" alt="" /><em class="img_desc">전세계가 관세 파동으로 고통받는 가운데 다저스 선수단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트럼프(사진=LA 다저스)</em></span><br><br>USTA가 이처럼 알아서 기게 된 배경을 살펴보자. 500명 이상의 정치학자를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에서는 "미국이 자유민주주의에서 어떤 형태의 권위주의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브라이트 라인 워치 조사에서 미국 민주주의 점수는 트럼프 당선 후 67점에서 재임 몇 주 만에 55점으로 급락했다.<br><br>하버드대 정부학과 스티븐 레비츠키 교수는 "우리는 어떤 형태의 권위주의로 미끄러졌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건하고 되돌릴 수 있지만, 우리는 더 이상 자유민주주의에 살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USTA 같은 조직들이 눈치를 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권력이 직접 압박하지 않아도 조직들이 알아서 기는 것, 그것이야말로 더 무서운 일이다.<br><br>US오픈 중계권을 보유한 디즈니 계열사 ESPN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익명의 내부 관계자는 "평소와 같이 트럼프를 화면에 보여주고 그의 참석을 언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방송사로서는 당연한 선택이다.<br><br>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변호사 조지 콘웨이는 트위터(현 X)에서 "만약 그가 '우리는 엡스타인 파일을 원한다'는 구호 때문에 화를 낸다면 끔찍할 것이다"라고 비꼬며 권력이 자신에 대한 비판을 미리 차단하려는 시도를 조롱했다.<br><br>야유와 항의가 겁나면 굳이 참석하지 않으면 된다. 대통령이 공개석상에 나타나는 것은 선택이다. 그 선택에는 당연히 대중의 반응이 따라온다. 박수도 있고 야유도 있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숨기려 한다면, 그 순간 민주주의는 후퇴한다. 알아서 기는 USTA의 행태는 권위주의적 분위기가 미국 사회 전체에 스며든 증거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br><br> 관련자료 이전 [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한눈팔기 09-08 다음 근덕중 카누부, 태화강서 금빛 물살 갈랐다 09-08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