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혈질’ 힘 뺐더니… 사발렌카, US오픈 2연패 작성일 09-08 23 목록 <b>아니시모바 꺾고 女단식 우승</b><br> 여자 테니스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27·벨라루스)는 ‘압도적인 파워’가 강점이다. 182㎝ 큰 키에서 내리꽂는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로 상대를 압도한다. 불 같은 성격 때문에 별명이 호랑이다. 실제로 왼팔에 포효하는 호랑이 문신도 새겼다.<br><br>올해 메이저 우승컵이 없던 사발렌카는 US오픈을 치르면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가 가장 신경을 쓴 건 다름 아닌 ‘힘 빼기’였다. 앞서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모두 결승에 올랐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승부처마다 적절한 ‘자기 통제’에 실패해 실수를 연발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프랑스 오픈이 코코 고프(미국)의 우승으로 끝나자 “(고프가) 잘해서가 아니라 내가 실수를 많이 한 덕분”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사과하기도 했다.<br><br>사발렌카는 2019년 아버지를 여의고, 작년에는 마이애미오픈을 앞두고 전 남자 친구가 마이애미에서 자살하는 일을 겪으면서 멘털이 크게 흔들렸다고 한다. 수년간 심리 치료를 받아온 그는 US오픈 개막을 앞두고 자신이 외부 전문가에게 너무 의지한다는 생각에 그리스의 조용한 섬마을로 여행을 떠났다. 그는 “섬에서 경치를 감상하고 심리학 책을 읽다가 문득 ’왜 올해 두 번의 결승전에서 감정에 휘둘렸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러고서 힘을 빼고 중요한 부분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br><br>사발렌카가 7일(한국 시각)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어맨다 아니시모바(9위·미국)를 2대0(6-3 7-6<7-3>)으로 꺾고 우승컵을 들었다. 작년 우승자인 그는 2014년 세리나 윌리엄스(은퇴·미국) 이후 11년 만에 US오픈 2연패(連霸)에 성공했다. 개인 통산 네 번째 메이저 우승이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5/09/08/0003927785_001_20250908004114436.jpg" alt="" /><em class="img_desc">그래픽=이철원</em></span><br> 사발렌카는 2세트 5-4로 앞선 상황에서 스매시가 그물에 걸리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는데, 평소와 달리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띤 채 다시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우승을 확정하자 그제야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코트에 주저앉았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도 자제력을 잃을 뻔한 순간이 있었지만, 그걸 이겨낸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선 검은색 고글과 샴페인을 들고 “여러분, 재밌는 회견이 될 거예요”라고 농담을 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br><br>이날 우승으로 사발렌카는 ‘하드코트 여왕’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졌다. 그가 메이저 우승을 기록한 무대는 모두 하드코트다. 2023년부터 하드코트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호주오픈·US오픈)에서 모두 결승에 올랐고, 4번 우승했다. 올해는 프랑스오픈(클레이코트) 결승, 윔블던(잔디코트)에선 4강에 오르는 등 코트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강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br><br>사발렌카와 맞선 아니시모바는 지난 윔블던 대회에 이어 또 준우승에 머물렀다. 아니시모바는 윔블던 4강에서 사발렌카를 꺾고 결승에 올랐지만, 세계 2위 시비옹테크에게 역대 최초로 한 게임도 이기지 못하는 더블 베이글(6-0 6-0 패배) 스코어로 진 바 있다. 이번에는 홈팬들 앞에서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며 차세대 주자로서 기대감을 키웠다.<br><br>2001년생 아니시모바는 “두 번 연속 결승전에서 지는 건 정말 힘들다. 오늘도 내 꿈을 위해 충분히 열심히 싸우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발렌카는 “결승에서 지는 게 얼마나 속상한지 잘 안다”며 “하지만 한번 우승을 경험하면 (아니시모바는) 계속 우승하게 될 거다. 환상적인 테니스를 치는 선수이기 때문”이라고 격려했다.<br><br> 관련자료 이전 양궁 컴파운드 단체전 노메달 09-08 다음 '돌아온 당구여제' 김가영, 스롱 잡고 우승… 3개 대회 만에 정상 탈환 09-08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