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녹으니 병원균 깨어났다… “인체 감염땐 적혈구 손상될 수도”[Science] 작성일 09-08 23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 극지연구소, 남극 채취 시료 연구발표<br>2000년전 유기물 보존된 얼음<br>총 27종·656개 균주 배양 성공<br>37℃서 용혈반응 보이는 세균<br>숙주 내부에서 빠르게 확산돼<br>결핵균과 비슷한 유전체도 발견<br>지구온난화에 인류 위기감 확산<br>이제껏 없던 팬데믹 발생 우려도</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9c7I3WBWT7">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baaba0703e4bf254eb708c55cac460c4c0c4dc92b545720ed6db2aa66eb7d746" dmcf-pid="2kzC0YbYyu"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8/munhwa/20250908090315053jyoi.jpg" data-org-width="1200" dmcf-mid="KO2yq141yz"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8/munhwa/20250908090315053jyoi.jpg" width="658"></p> </figure> <p contents-hash="fcab7187f9230854639bd24e3594edf30ccb5c479a145b6ab8c2efb481042995" dmcf-pid="VEqhpGKGvU" dmcf-ptype="general">존 카펜터 감독의 1982년 작 영화 ‘더 씽’(괴물)에선 미국의 남극 탐사대원들이 자신들 사이에 숨어든 정체불명의 외계 괴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영화 속에서 괴물은 사람이나 동물의 모습을 의태하는데, 남극 빙하 깊은 곳에 묻혀 있다가 노르웨이 탐사팀에 의해 깨어난 것으로 그려진다. 깊은 얼음 속에 잠들어 있던 불가해한 존재가 사람을 해친다는 이 영화는 작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불신과 언제 살해당할지 모른다는 공포를 그려낸 수작으로 손꼽힌다.</p> <p contents-hash="05360022f2c385dd656a1b2527f2a6a6cfa68bacb6e64115de11f3ea359508b4" dmcf-pid="fDBlUH9Hlp" dmcf-ptype="general">그런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남극 빙하 속에 잠들어 있던 위협적인 존재들을 깨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동물을 의태하지는 않지만, 사람의 적혈구를 파괴하거나 면역 반응을 회피하는 병원성 미생물이 발견된 것이다. 기후위기로 해빙 속도가 빨라지는 오늘날, 인간이 가장 늦게 발을 디딘 대륙에서 발견된 미생물이 인류 앞에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과학적 경고다.</p> <p contents-hash="a90411e651eda4d1169d21dd514c131b7aa20f88ce75faf7436bf2009f9f51de" dmcf-pid="4wbSuX2XC0" dmcf-ptype="general">◇<strong>빙하, 거대한 자연 아카이브</strong>= 눈이 쌓이고 얼어붙으면서 층층이 기록된 얼음 속에는 형성 당시의 기후와 대기 성분, 미세한 생명체의 흔적까지 보존된다. 과학자들이 남극 빙하 코어를 시추해 연구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수천 년 전 대기의 온도나 구성, 미생물의 존재까지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p> <p contents-hash="ea43deb6932ff0279018955d9ed9a0e01b15122d31e1c40b658b35e19188a820" dmcf-pid="8rKv7ZVZl3" dmcf-ptype="general">극지연구소(극지연)는 2014년 장보고과학기지 건설 당시 남극 스틱스(Styx) 빙하에서 코어를 확보했다. 길이 210m에 달하는 이 원통형 코어는 서기 520년부터 1980년에 걸쳐 형성된 얼음층을 포함하고 있다. 요컨대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 남극 대기에 떠다니던 먼지, 유기물, 미생물들이 봉인된 상태로 보존된 것이다. 이 코어는 한국 연구진이 남극에서 자체 확보한 첫 시료다.</p> <p contents-hash="5f9a14ba981a8a497daed22dfcfe6858c37a3959fca48705c88d3f00894e8a74" dmcf-pid="6m9Tz5f5yF" dmcf-ptype="general">◇<strong>결핵균과 비슷한 미생물 발견</strong>= 극지연의 김옥선 박사 연구팀은 지난달 27일 스틱스 빙하 코어를 분석해 총 27종, 656개의 균주를 배양·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스틱스 코어의 10m, 50m, 100m, 150m 지점에서 표면을 물리적으로 채취하고 이 시료에서 균주를 배양해낸 것이다. 총길이 210m 중 170m보다 깊은 지점은 흙 등 이물질이 혼재돼 대상에서 제외됐고, 완전한 얼음과 만년설로 이뤄진 부분만을 분석했다. 대부분은 남극 환경이나 일반 자연에서 흔히 발견되는 세균이었다. 그러나 그중 9종 55개 균주는 ‘잠재적 병원성 세균 후보’로 분류됐다.</p> <p contents-hash="e11fbc752f747f91af3cfb0861f166a874212c1b972cd5b8a704bbbee9c287da" dmcf-pid="Pc7I3WBWht" dmcf-ptype="general">연구팀이 미생물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일부는 결핵균처럼 인체 세포에 달라붙고 면역 반응을 회피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 ‘헤파린 결합 헤마글루티닌’(HBHA·헤파린 결합 혈구응집소)을 형성하는 유전자 단백질이 결핵균과 유사한 서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물고기나 생쥐 같은 실험동물의 세포를 녹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 유전자와 유사한 서열이 확인됐다.</p> <p contents-hash="8cf8a280ac755c8cbee8efb4ad8fa287f43638104e4338f7af1fabd234f7803f" dmcf-pid="QkzC0YbYv1" dmcf-ptype="general">특히 주목된 것은 ‘Paenibacillus glucanolyticus GlSt238’이라는 이름의 균주다. 이 세균은 사람의 체온과 같은 37도에서 적혈구를 파괴하는 미세한 ‘용혈 반응’을 보였다. 거기다 활발한 운동성을 보여 숙주 내 환경에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특징을 지녔다.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이나 노약자가 감염된다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함께 확인된 ‘Roseomonas mucosa GlSt084’ 역시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 이 미생물들은 비교적 낮은 25도에선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인체 체온과 유사한 환경에선 단기간 내 용혈 작용을 보이며 잠재적 병원성을 드러냈다. 연구팀은 “노인이나 어린아이와 같이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며 “병원성이 크진 않지만, 빙하가 녹은 물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p> <p contents-hash="e2a19aff3eee4310265bb5e736a668f79d407aa35a92fc8d81bbefb08f57eb8b" dmcf-pid="xEqhpGKGy5" dmcf-ptype="general">◇<strong>북극에선 탄저균 발견되기도</strong>= 극지대에 잠들어 있던 고대 병원체가 되살아난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러시아 시베리아 야말반도에서는 이상 고온으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탄저균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눈과 얼음 속에 묻혀 있던 오래된 순록 사체가 드러나면서 사체 속에 있던 탄저균이 되살아난 것이다. 이에 수천 마리의 순록이 폐사하고, 감염이 의심되는 주민 수십 명이 병원에 입원했으며, 결국 어린이 한 명이 사망하는 집단 감염 사태로 이어졌다. 러시아 정부는 군 병력을 투입해 긴급 방역을 실시해야 했다.</p> <p contents-hash="b037b26c04744d199382922523bb514d9a507b5d7497c8f50d9d56e6fb18a9c9" dmcf-pid="yzD4jemeSZ" dmcf-ptype="general">이보다 동쪽인 시베리아 동쪽 야쿠츠크 지역에선 2022년 프랑스, 러시아, 독일 연구진으로 구성된 팀이 약 4만8500년 전 호수 밑에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바이러스를 포함해 인류가 처음 보는 바이러스 13종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보다 앞선 2014년과 2015년엔 프랑스·러시아 연구팀이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3만 년 전의 거대 바이러스(Pithovirus, Mollivirus)를 분리해 실험실에서 되살리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 바이러스들은 사람에게 직접 피해를 주진 않았지만, 고대 병원체가 극지대 얼음 속에서 수만 년 동안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p> <p contents-hash="edfd25759345ef63f5d13daf45fd9df4f65e4e292b12b4243217ab3f82393ddd" dmcf-pid="Wqw8AdsdCX" dmcf-ptype="general">◇<strong>기후변화가 보건안보로 연결</strong>= 이번 연구는 빙하 해빙이 단지 해수면 상승이나 남극 생태계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구온난화로 남극의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새로운 병원체가 출현하고 또 다른 팬데믹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10월 영국 엑서터대와 하트퍼드셔대, 남극연구소(BAS) 공동 연구팀이 네이처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남극 반도에서 식물이 자라는 식생 면적은 1986년 1㎢에서 2021년 12㎢로 12배나 늘어났다. 남극 반도는 남극대륙에서 가장 북쪽으로 튀어나와 있으며 인근의 셰틀랜드 제도와 함께 다수의 남극 탐사 기지가 위치한 곳이다. 특히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지역으로도 알려져 있다.</p> <p contents-hash="b3d6d81beee920c5dbbe6009477235ed76e2cebf7242f4d23dc2e571e0c49216" dmcf-pid="YBr6cJOJvH" dmcf-ptype="general">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오랫동안 갇혀 있던 미생물이 노출돼 인간과 접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남극 빙하 미생물의 다양성과 잠재적 위험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p> <p contents-hash="899c1d384109128904238395c58557b8b1f5d1c082de9199f8f675b8b6decca9" dmcf-pid="GbmPkiIihG" dmcf-ptype="general">구혁 기자</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미스터트롯3 콘서트 서울 앵콜 09-08 다음 에이치씨인포, AI 옵저버빌리티 솔루션 ‘eG 엔터프라이즈’ 공공시장 확장 본격화 09-08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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