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규 성대 교수 “세계적 과학자 육성, 국제 네트워킹이 관건”

작성일 09-0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 성균관대서 연구자들과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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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9일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를 방문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리더 연구자를 육성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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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과학자를 육성하기 위해선 국제 네트워킹을 고도화하고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세계적 권위자인 박남규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종신석좌교수는 9일 성균관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세계 상위 1% 연구자(HCR)에 2017년부터 8년 연속 선정된 석학이다. HCR은 글로벌 학술정보 업체 클래리베이트가 논문 피인용 수를 기준으로 선정한다. 그는 호암상과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이탈리아 애니상을 수상했으며, 성균관대가 국내 최초로 정년 제한 없이 연구할 수 있도록 도입한 ‘종신석좌교수’로 임명됐다.
 박 교수는 “기후변화나 에너지, 인공지능(AI), 의생명 같은 글로벌 난제들은 단일 국가의 역량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슈퍼컴퓨터나 싱크로트론(원형가속기), 데이터 레이크(대규모 데이터 저장소) 같은 첨단 인프라를 공동 활용하고, 협업 속에서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 국제 네트워킹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그는 노벨상 수상자들에서 국제 협력 성과를 찾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3년 노벨물 리학상 수상자인 피터 힉스와 프랑수아 앙글레르다. 이들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를 활용한 국제 공동 연구로 힉스 입자를 확인해 일찌감치 노벨상 후보로 거론됐다.
 이어 박 교수는 국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인앤아웃(In&amp;Out)’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해외 석학을 국내로 유치하는 인(In) 전략과, 우리 연구자가 해외로 나가 협력하는 아웃(Out)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인(in) 전략은 국내 허브 연구소나 국제 공동 연구센터, 또는 국제 공동 연구 전용 캠퍼스를 세우고 국제 석좌제도를 도입해 매년 한국에서 일정 기간 강의, 연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해외 연구자가 대학, 연구소에 쉽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인프라를 현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아웃(out) 전략에 대해서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스탠퍼드대, 막스플랑크연구소 등의 세계 유수 연구소에 위성 연구소를 설립해 해외 거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미국은 AI와 반도체 중심, 유럽은 에너지와 기후, 아시아는 바이오·소재 중심으로 국가별 강점에 맞춰 한국의 전략을 연계하는 식이다.
 박 교수는 “개인 연구과제 수행 중 국제 공동연구 성과는 인센티브를 주거나 국제 성과를 평가하는 새로운 지표를 마련하고, 정기 워크숍을 통해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과도한 국제 공동 연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강동원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모든 연구가 글로벌일 필요는 없고, 국내 연구자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과제는 국내에서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억지로 해외 인력을 끌어들이면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연구가 대형 과제에 집중되는 문제도 지적됐다. 최이나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도 “한국과 영국 간의 협약을 계기로 올해 케임브리지대에 있는 동료와 함께 글로벌 과제에 지원했으나, 중요한 연구 주제지만 연구팀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탈락했다”며 “작은 단위의 국제 공동 연구도 지원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연구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현정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는 “기초과학은 특히 안정적인 지원이 중요하다”며 “한국이 센터 역할을 맡아 지속적인 국제 협력을 해나갈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만들고, 한국의 브랜드가 될만한 콘퍼런스를 열어야 한다”고 했다.
 김근수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도 “학생, 박사후연구원처럼 신진 교수나 신진 연구자들도 전략적인 육성 대상으로 봐야 한다”며 “이들이 리더급 연구자로 성장하면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 젊은 연구자들이 도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은 “다양성에 기반해 수월성을 추구하는 기초연구 생태계를 조성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자를 지속 배출하겠다”며 “우수연구자가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두텁게 지원하고, 하나의 연구 분야에 수십 년간 몰입할 수 있는 장기·안정적 연구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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