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의 철녀’ 루이나이웨이 “60세 넘은 지금도 바둑은 나에게 행복” 작성일 09-09 7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바둑 인생 이어가게 해준 한국<br>불러주면 감사한 ‘제2의 고향’<br>AI 활용한 연구 ‘끝없는 열정’</strong><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32/2025/09/09/0003395329_001_20250909201818975.jpg" alt="" /></span><br><br>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3국이 열린 지난 5일. 대국 해설을 맡은 목진석 9단은 해설 도중 “전설들이 존중을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며 두 사람을 언급했다. 한 사람은 70이 넘은 나이에도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기보를 공부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일본의 고바야시 고이치 9단, 다른 한 명은 최강전 3국에 출전한 중국 루이나이웨이 9단(62·사진)이다. ‘반상의 철녀’ ‘바둑 여제’로 불린 루이나이웨이는 여성으로서 중국은 물론 한국 바둑에도 굵직한 업적을 남긴 ‘전설 중 전설’이다.<br><br>지난 7일 중국 칭다오 농심 공장에서 만난 루이나이웨이는 “여기 오니 같은 시대 활동한 기사들도 많이 있고, 내가 평소 존경하는 선생님들도 오셨다. 대회를 핑계 삼아 같이 바둑 공부도 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좋다”며 활짝 웃었다.<br><br>루이나이웨이는 현대 일본 바둑의 창시자이자, 신포석과 화점 발견으로 바둑에 일대 혁명을 일으킨 우칭위안 9단의 제자다. 또 우칭위안과 함께 세고에 겐사쿠 9단 밑에서 사사한 조훈현 9단의 사숙(스승의 사제)이기도 하다.<br><br>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남편인 장주주 9단이 1989년 톈안먼 6·4 항쟁에 참가한 이유로 수배령이 떨어져 미국과 일본에서 오랜 떠돌이 생활을 하다 조훈현 등 한국 기사들의 도움으로 한국에 건너왔다. 1999년 10여년간 한국기원 소속으로 활동하던 그는 2011년 중국 정부의 특별사면 결정으로 조국으로 돌아갔다.<br><br>그래서 한국은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한국에서 보낸 10년 넘는 세월 동안 루이나이웨이가 한국 바둑에 남긴 업적은 어마어마했다. 2000년 국수전 예선에서 유창혁 9단, 도전자 결정전에서 당시 전성기를 달리던 이창호 9단을 꺾은 뒤 결승에서 사숙지간인 조훈현마저 제압하고 우승한 것은 일대 사건이었다. 2004년 맥심커피배에서는 유창혁을 또 꺾고 정상에 올랐다. 여성 기사가 남성 기사를 꺾고 우승하는 건 지금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바둑 기사로 최전성기를 보내야 했을 20~30대 중반에 떠돌이 생활로 온전히 바둑에 집중하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br><br>루이나이웨이는 이때를 회상하면서 “그저 운이 좋았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루이나이웨이는 역대 최강의 기사로 꼽히는 이창호를 상대로는 6승5패로 앞섰다. 조훈현과는 4승8패, 유창혁과는 4승9패로 선전했다. 현 세계 최강자 신진서 9단이 중국의 넓은 인재풀을 부러워하는 인터뷰가 나온 뒤 루이나이웨이는 “중국은 땅도 크고 사람도 많지 않나.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이 한국보다 많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며 “하지만 바둑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1인자다. 이창호가 농심신라면배에서 펼쳤던 활약이 이를 잘 보여준다. 신진서도 마찬가지”라며 한국 바둑의 힘을 인정하고,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br><br>많은 바둑 기사가 여전히 루이나이웨이를 존경하는 이유는, 60이 넘어서도 바둑을 향한 끊임없는 열정을 보여줘서다. 아직도 그저 바둑이 좋다는 루이나이웨이다. 인공지능(AI)으로 인해 바둑의 많은 것이 바뀐 지금, 그도 젊은 기사들처럼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부하고 있다. 루이나이웨이는 “AI가 등장하면서 기사들의 성장 속도가 엄청 빨라졌다. 전체적인 포석이나 여러 가지 상황에 대처하는 법 등 배울 게 많다”고 말했다.<br><br>루이나이웨이는 또 “그저 이렇게 바둑을 열심히 하는 게 행복하다. 모두와 같이 대국하고, 대국이 끝나면 다 같이 검토하면서 연구를 하는 것이 너무 좋다. 이런 것에서 원동력, 그리고 에너지가 생긴다”며 미소를 지었다. 요즘 활약하는 젊은 기사들이 마땅히 본받아야 할 자세다. 관련자료 이전 이민정, 아이돌 될 뻔했나…"SM서 명함 들고 찾아와" 09-09 다음 국기원장 후보에 안용규·윤웅석·남승현…19일 투표 09-09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