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이 편견의 폭력성을 해부하는 방법 작성일 09-12 61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영화 <얼굴></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zmqmJZVZ3B"> <p contents-hash="b822ebb02740e2411f7a4676acd435314ce9d59cce70d6d2c76ba92f7ab7cf4f" dmcf-pid="qsBsi5f5Fq" dmcf-ptype="general">[김건의 기자]</p> <p contents-hash="667c4f96d8796e7e9e22563fde8d68d8e51419742ccbd378851d9be911e9a113" dmcf-pid="BObOn141uz" dmcf-ptype="general"><strong>* 이 글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strong></p> <p contents-hash="1f3e50da93c7a5d05332ca8389e7d56a7fd621e60cad6a89d553c55ee1db05ea" dmcf-pid="bIKILt8tF7" dmcf-ptype="general">연상호 감독의 <얼굴>은 2억 원이라는 초저예산으로 제작됐지만 작품이 제기하는 문제의식은 거대해 보인다. 영화는 40년 전 실종된 어머니의 죽음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외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한 인간을 어떻게 지워버리는가에 방점이 찍혀 있다.</p> <div contents-hash="a5bf9335c2def92437637a964bc202a91b0a8fa33175a4a99c240091d1898e0a" dmcf-pid="KC9CoF6Fpu" dmcf-ptype="general"> 문제는 이 영화가 그 편견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연상호 감독은 모든 등장인물을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설정함으로써 편견이라는 사회적 질병의 구조적 성격을 드러내고자 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2cc186c26c11cc8efcb3f2fee3f795b05fd5eb2f742db3abfa7e86ea07f5efbe" dmcf-pid="9ObOn1413U"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12/ohmynews/20250912121501633alkf.jpg" data-org-width="1280" dmcf-mid="pmZoVC0Cp2"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2/ohmynews/20250912121501633alkf.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얼굴> 스틸.</td> </tr> <tr> <td align="left">ⓒ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3701297d3f7fec0918dc8e975ef19460504ecfc81945a84dbb13f4bcc6a8115b" dmcf-pid="2IKILt8t0p" dmcf-ptype="general"> <strong>시각의 역설이 빚어낸 아이러니</strong> </div> <p contents-hash="418c7733a11ac78444a05c9db77d74bfd8c3e3facdacacd49e5e375786c6a2b9" dmcf-pid="VC9CoF6FF0" dmcf-ptype="general"><얼굴>은 '보는 것'과 '보이는 것'의 역설에서 출발한다.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임영규(권해효)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장을 새기는 장인이다. 이런 설정은 영화의 장르적 쾌감을 유발시키기 위한 단순 장치가 아니다. 보지 못하는 자가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볼 수 있는 자들이 추함을 양산한다는 근본적 모순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은유다.</p> <p contents-hash="88d3eb42cabf187a1e312a16b29b4769b4b25b384ca61da8a9d73c78e740e346" dmcf-pid="fh2hg3P3p3" dmcf-ptype="general">박정민이 연기하는 1인 2역은 이러한 시각적 역설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그가 젊은 시절 임영규와 현재의 임동환을 동시에 연기하면서 영화는 인간의 편견이 세대를 넘어 어떻게 전승되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박정민은 아버지의 상처가 아들에게 어떻게 각인되는지, 피해자가 어떻게 또 다른 가해자가 되는지를 미묘한 연기의 차이를 두어 가면서 몸소 형상화한다. 특히 영화 후반부 임동환이 진실을 알아내고 특정한 행동을 취하는 순간, 관객은 그가 아버지와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깨닫게 만든다.</p> <p contents-hash="2ae1c95e9ec6b69e642485de2d83508549f3face555073036f4670db0f1e066c" dmcf-pid="4lVla0Q0UF" dmcf-ptype="general"><strong>증언의 편향성은 진실을 왜곡시킨다</strong></p> <p contents-hash="5fc850598998c7e521396aedbab4299b658ea91cb873da4d167e703723fe777f" dmcf-pid="8SfSNpxpUt" dmcf-ptype="general">영화는 영희(신현빈)를 둘러싼 다섯 개의 증언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이 증언들은 정영희의 실제 모습을 설명하기 보다는 그를 묘사하는 증언자들의 편견을 더 많이 드러낸다. 공통적으로 못생겼다는 반복적 평가와 어리숙한 성격을 규정시키는 증언들은 정영희라는 인물을 특정한 개인이 아니라 기표 덩어리 존재로 전락시킨다. 연상호 감독은 증언 다섯 개를 통해 증언의 편향성을 제시하고 우리가 타인을 본다는 것이 얼마나 주관적인 동시에 폭력성을 품고 있는지를 말한다.</p> <p contents-hash="c3ccd0d3d956a4ba50a9d2aa3fa098b11c6634168d313dac8195624ff9a4276b" dmcf-pid="6v4vjUMUu1" dmcf-ptype="general">1970년대 청계천 의류공장이라는 배경 설정은 우연이 아니다. 당시 한국사회가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얼마나 쉽게 지웠는지, 그리고 지운 자들을 얼마나 쉽게 망각했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상징이 된다. 정영희의 죽음은 일개 개인의 비극을 넘어 한국 근현대사의 어두운 단면을 응축한다.</p> <div contents-hash="64a4fcef6a700c66a45fa1a35bcf31cace95e67a816ed07c9530986151ccd436" dmcf-pid="PT8TAuRu05" dmcf-ptype="general"> 그녀를 둘러싼 침묵과 망각은 사회가 추하다고 규정한 존재들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배제해 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영화는 <얼굴>이라는 제목이 무색하게 클로즈업이 남발하지 않고 풀숏 위주의 화면 구성을 취한다. 정영희의 얼굴을 끝까지 숨기면서도 그녀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카메라, 그리고 그것을 체화시킨 신현빈의 연기는 영화의 의도를 뚜렷하게 만든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4bf34bfdba2f9650181854dbb57ca080e26668d9145cf77fcb84dbb8e5ecbcae" dmcf-pid="Qy6yc7e73Z"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12/ohmynews/20250912121502925fcuo.jpg" data-org-width="1280" dmcf-mid="uPGiKstsU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2/ohmynews/20250912121502925fcuo.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얼굴> 스틸.</td> </tr> <tr> <td align="left">ⓒ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b0c812e027824760ea980707fed2c0beb49769f3b20c39002e261c3319d113a7" dmcf-pid="xWPWkzdzpX" dmcf-ptype="general"> <strong>회피와 침묵의 딜레마</strong> </div> <p contents-hash="ebad6ac70cd95619ca4d43c08281333416f7661c3f6081b62bd9fd7c00dfaabd" dmcf-pid="yJYJbm1mzH" dmcf-ptype="general">하지만 연상호 감독의 연출적 절제는 영화의 정서적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103분간 영화는 관조하며 인물들과 적당한 거리감을 둔다. <돼지의 왕>이나 <사이비>에서 보여주었던 날카롭고 냉소적인 시선이 <얼굴>에서는 중화되어 나타난다. 외부 자본의 큰 개입 없이 창작자가 온전한 자유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그 자유가 만든 안전지대가 아닐까 추측된다.</p> <p contents-hash="3d022bd271a653b52acf341652ab7c0fd053f831077f6336bffe2ec442e52ad8" dmcf-pid="WiGiKsts0G" dmcf-ptype="general">여기서 영화의 가장 큰 딜레마는 임동환의 선택이다. 그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지만, 그 진실과 정면으로 마주하기를 회피한다. 영화는 임동환으로 하여금 명확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게 함으로써 진실을 아는 것과 그 진실에 따라 행동하는 것 사이의 괴리가 존재함을 말하고자 한다. 영화의 중심에 있는 인물의 회피는 현실적 설득력을 갖는다.</p> <p contents-hash="c0a307c796bd4a50fed8925e484f3f3b3b2c8970953c7b61bd5185591cd5cf15" dmcf-pid="YnHn9OFO7Y" dmcf-ptype="general">가족이라는 관계는 늘 개인을 속박하고,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섞인 복잡한 현실을 반영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영화가 제기한 문제의식을 희석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편견의 폭력성을 고발하면서도 그에 대한 구체적 응답을 유보하는 것은 그것이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딜레마처럼 여긴다.</p> <p contents-hash="e6ab7fbf1b46c8f21e307961b40f886e51c054198d9f7d06ccf71f139ce89a9b" dmcf-pid="GLXL2I3I3W" dmcf-ptype="general"><strong>연상호의 날카로운 시선, 여전히 유효하다</strong></p> <p contents-hash="d05d7c2d09613a8ddee7122fbc3099968272f221b50418d9008f0d2c70bf1a63" dmcf-pid="HoZoVC0C0y" dmcf-ptype="general">최근 <정이>, <지옥>, <기생수: 더 그레이> 등 넷플릭스에서 보여준 작품의 편차를 고려한다면 <얼굴>은 연상호 감독이 다시 자신의 본령으로 돌아왔음을 증명한다. 2억원이라는 초저예산 환경은 오히려 그에게 완전한 창작의 자유를 제공했다. 화려한 스펙터클이나 장르적 관습에 의존하지 않고 인간 내면의 어둠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그의 시선은 여전히 날카롭다.</p> <div contents-hash="b2fce7be43b8ad7b2e5c42b051d227cb47da2612b014e9ca6231b3cbcdd0ad36" dmcf-pid="Xg5gfhph0T" dmcf-ptype="general"> 연상호 감독이 가장 탁월하게 다루는 소재는 인간 본성의 추악함이다. <얼굴>에서 그는 외모에 대한 편견이 어떻게 한 인간을 사회에서 지워버리는지를 섬세하게 추적한다. 우리가 '본다'는 것의 의미, 타인을 평가한다는 것의 폭력성에 대한 그의 질문은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한 관점이다. 문제의식의 예리함에 비해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식에서 호불호가 있겠지만, 진짜 추한 것은 못생긴 얼굴이 아니라 타인을 평가하고 배제하는 우리의 시선이라는 메시지만큼은 분명하다. 연상호 감독의 이런 날카로운 시선은 한국영화계에서 유효한 시선이자 희소한 자산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8eaeebdfb6e57283c0cfd9463a2e772a339cdc84ecaa33d6f95387ce552758b8" dmcf-pid="Za1a4lUlpv"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12/ohmynews/20250912121504203dkgs.jpg" data-org-width="1280" dmcf-mid="7aBsi5f57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2/ohmynews/20250912121504203dkgs.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얼굴> 스틸.</td> </tr> <tr> <td align="left">ⓒ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td> </tr> </tbody> </table> <p contents-hash="007e55fe9155f929215ba082afb7858488889587a0ed30e538581bcb1d4d0226" dmcf-pid="5NtN8SuSpS"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개인 SNS에도 실립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돌싱 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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