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를 넘어 예술’을 완성한 세계신기록 제조기 듀플란티스 작성일 09-16 42 목록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44/2025/09/16/0001067550_001_20250916072215058.jpg" alt="" /><em class="img_desc">아먼드 듀플란티스가 지난 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운 뒤 여자친구 데지레 잉글란더와 키스하고 있다. AP</em></span><br><br>“그는 브로드웨이에 서야 한다.”<br><br>루이지애나주립대 육상 코치 토드 레인의 말이다. 아먼드 듀플란티스(25·스웨덴)의 도약은 단순한 경기 장면을 넘어 예술의 무대에 가까운 공연이라는 찬사다. 영국 전직 올림픽 장대높이뛰기 선수 케이트 루니는 16일 BBC를 통해 “그의 동작은 그 자체로 시의 운율과 같다”고 평가했다. 여동생 요한나는 “마음에 두는 것이 있다면 반드시 해낸다”며 강철 같은 정신력을 강조했다. 영국 선수 몰리 코더리의 코치 스콧 심프슨은 “우리는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없다”고 감탄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44/2025/09/16/0001067550_002_20250916072215339.jpg" alt="" /><em class="img_desc">아먼드 듀플란티스. AFP</em></span><br><br>남자 장대높이뛰기 역사는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와 르노 라빌레니(프랑스)라는 두 전설의 이름으로 채워져 있었다. 부브카는 1984년부터 무려 17차례 세계기록을 바꿔놓았고, 라빌레니가 2014년 6m16을 넘으며 자신의 장기 집권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2020년 스무 살짜리 청년이 등장하며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듀플란티스는 같은 해 2월 라빌레니의 기록을 6m17로 경신하더니, 불과 며칠 만에 6m18로 다시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후 5년간 그는 평균적으로 매년 세 차례씩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15일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6m30을 넘으며 개인 통산 14번째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올해 그와 경쟁한 은메달리스트는 지난해 8월 6m08을 넘은 에마누일 카라리스(그리스)뿐이었다.<br><br>듀플란티스가 특별한 이유는 일찍부터 다져온 기반에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 가정집 뒷마당에는 장대높이뛰기 피트가 있었다. 아버지 그레그 듀플란티스는 미국 출신 전직 장대높이뛰기 선수였고, 어머니 헬레나는 스웨덴 출신 육상 7종경기·배구 선수였다. 세 남매와 여동생 요한나는 방과 후마다 장대를 잡았다. 단순한 놀이를 넘어 삶의 일부였던 셈이다. 7세 때 2m33을 넘은 것을 시작으로 12세 때 3m97, 17세 때는 이미 5m90을 돌파했다. 18세에는 6m05를 넘어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br><br>듀플란티스의 강점은 속도와 완벽에 가까운 기술이다. 그는 도약 구간에서 시속 10.3m를 기록하는데, 이는 다른 세계 정상급 선수들보다 0.5~0.8m/초 빠른 수치다. 기술도 엄청 정교하다. 5m 이상 장대를 이상적인 각도로 떨어뜨려 속도를 유지하고, 발을 바짝 붙인 상태에서 이른 ‘언더 테이크오프’를 통해 추가 에너지를 장대에 전달한다. 언더 테이크오프란 장대높이뛰기에서 마지막 발이 손보다 앞쪽, 즉 바 쪽으로 20~30㎝ 가깝게 들어오는 이륙 방식으로, 달리는 속도 에너지를 장대에 깊게 전달해 더 큰 탄성을 얻는 고난도 기술이다. 이어 공중에선 완벽한 회전과 압축 동작으로 에너지를 극대화하며, 결국 다른 이들이 닿지 못한 높이를 돌파한다.<br><br>듀플란티스는 기록 제조기를 넘어 엄청난 ‘퍼포머’다.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6m30을 넘은 뒤 그는 곧장 관중석으로 뛰어가 약혼자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고, 부모와 가족을 껴안으며 관중과 함께 ‘완벽한 하루’를 만들었다. 그는 SNS 팔로워만 200만 명에 이르며, 음악 활동까지 병행한다. 2025년 발표한 데뷔 싱글은 스포티파이에서 200만 회 이상 스트리밍됐다. 영국의 한 코치는 “그의 무대는 웸블리 스타디움 롤링스톤즈 공연과 다름없다”며 극찬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44/2025/09/16/0001067550_003_20250916072215407.jpg" alt="" /><em class="img_desc">아먼드 듀플란티스가 지난 15일 세계기록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로이터</em></span><br><br>전문가들은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6m40~6m50으로 본다. 과거에 “6m40은 불가능하다”고 했던 이들조차 듀플란티스를 보고 입장을 바꾼다. 듀플란티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6m40은 충분히 가능하다. 끝은 보이지 않는다. 한계가 없다”고 말했다. BBC는 “부브카가 장대높이뛰기의신화를 썼다면, 듀플란티스는 그 신화를 새로운 언어로 번역하고 있다”며 “그는 단순히 기록을 경신하는 선수가 아니라, 종목 자체를 글로벌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로 끌어올린 상징”이라고 전했다.<br><br>‘세계신기록 제조기’, ‘스파이더맨’, ‘브로드웨이에 설 선수’ 등 듀플란티스를 설명하는 수많은 수식어는 결국 하나의 메시지로 모인다. 육상 역사에서 이토록 위대한 선수는 다시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확신이다.<br><br>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관련자료 이전 '스파이더맨' 듀플랜티스, 세계新 세우며 세계선수권 3연패 09-16 다음 韓 국대 스프린터에서 필라테스 선수로 大변신! 여호수아, 제1회 서울시립대 총장배 K-필라테스대회 출전→동상+인기상 수상 09-16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