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올림픽코트의 낡은 인프라에서 새로운 문화를 찾는 게 살 길 작성일 09-19 49 목록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9/19/0000011591_001_20250919105507933.jpg" alt="" /><em class="img_desc">2025 코리아오픈이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리고 있다</em></span></div><br><br>한국 테니스의 인프라는 오랫동안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반복해왔다. 경제력과 국민들의 스포츠 수요에 비해 테니스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수십 년째 제기되어 왔고, 국제대회 유치 과정에서도 낙후된 경기장과 관람 환경은 늘 아쉬움을 남긴다.<br><br>현재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서 열리는 코리아오픈의 토니 조(캐나다) 레퍼리가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코리아오픈이 WTA500 대회로서 운영하는 데 미흡한 부분'에 대해 지적을 했다. 대부분은 낡은 시설과 코트관리 그리고 공간부족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는 시설을 관리하고 있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입장에서 보면 예산과 직결되는 문제이다.<br><br>예산 집행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이다. 누가 나서서 해결할 것이며, 어느 단체가 힘있게 이를 관철해 내느냐는 것도 어렵고 지루한 싸움이다. 물론 시설을 끊임없이 개선해야 하지만, 계속 이러한 상황만을 탓하고 있을 수는 없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9/19/0000011591_002_20250919105507979.jpg" alt="" /><em class="img_desc">WTA의 룰에 근거하여 코리아오픈이 열리는 대회장소의 부족함을 설명하는 토니 조 코리아오픈 레퍼리</em></span></div><br><br>최근 눈부시게 성장한 중국의 사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상하이와 같은 중국의 도시들은 최첨단 테니스 경기장을 신축, 증축하면서 글로벌 대회를 흡수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한국은 협소한 규모와 불편한 시설로 인해 국제적 기준과 거리가 멀다.<br><br>우리는 중국을 따라잡을 수도 없고, 따라갈 필요도 없다. 갑자기 화려한 시설을 지을 수도 없고, 그런 재원을 쉽게 확보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테니스가 국내에서 국민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이다.<br><br><b>할 수 있는 것부터, 최소한의 예산 투입으로 효율성 제고</b><br><br>올림픽테니스경기장조차 대한테니스협회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민체육진흥공단, 지방자치단체, 다른 종목 단체 등이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테니스만을 위한 전략적 투자는 불가능하다. 시설 개보수 예산은 여러 종목 간에 나누어지고, 그 결과 테니스는 늘 '차선책'으로 밀려난다.<br><br>며칠 전 TV에 보도되었던 코트 바닥에서 물이 올라오는 장면이나 식당 천장에서 물이 새는 것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것은 즉각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메인 경기장에 테니스와 관련된 공간을 확보하는 것과 같이 새롭게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것은 정치적·재정적 여건을 고려하면서 장기적으로 진행해 보자.<br><br>공간확보를 위해 다른 단체의 방을 빼라고 하면, 다른 공간 제공 등의 대체 방안이 제시되어야 하지만 결국 이것도 예산의 문제이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9/19/0000011591_003_20250919105508029.jpg" alt="" /><em class="img_desc">대회 기간 중 선수 식당에 누수가 발생하여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em></span></div><br><br><b>K-문화가 가미된 독특한 대회를 만들자</b><br><br>상황을 개선시키려면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신속하게 진행해야 된다. 테니스 대회와 관련된 시설은 즉각 개선해야 하지만, 시간이 필요하고 예산이 들어 가는 사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생각을 갖고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바로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가 가미된 테니스 환경을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br><br>예를 들면, 빈티지(Vintage)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빈티지는 단순히 오래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시간이 쌓아온 독특한 질감과 향수를 의미하며, 때로는 새로운 세대에게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다. 거의 40년이 되어 가는 오래된 올림픽 시설인 코트를 낙후된 시설로만 본다면 많이 부족하지만 역사가 있고, 스토리 텔링이 있는 시설로 탈바꿈 시킨다면 재미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9/19/0000011591_004_20250919105508080.jpg" alt="" /><em class="img_desc">이번에 새로이 보수한 센터코트 바닥이 대회 사흘째에 벗겨져 버렸다</em></span></div><br><br>WTA측에서도 거의 1만명의 관객수용이 가능한 큰 규모의 코트는 별로 없다는 점도 우리의 경쟁력이다. 최신식 경기장과 비교해 부족한 점은 많지만, 오히려 이를 배경으로 한국적 정서를 담아낸 '테니스 문화 콘텐츠'를 창출한다면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다.<br><br>경기장 주변의 오래된 건물과 골목길을 활용해 지역 특화형 '테니스 페스티벌'을 조성할 수도 있다. 밖에다 대형스크린을 준비해서 함께 즐기도록 한다면, 단순히 경기를 관람하는 것을 넘어, 한국의 전통 음식과 음악, 청년 예술가들의 문화 공연을 접목해 '테니스+문화 복합 축제'로 승화시킬 수도 있다.<br><br>낡은 스타디움은 오히려 '레트로 감성의 무대'가 될 수 있다. 현대식 시설의 경기장이 제공하지 못하는 친밀감은 오히려 테니스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9/19/0000011591_005_20250919105508164.jpg" alt="" /><em class="img_desc">코리아오픈을 21년째 진행하고 있는 이진수 토너먼트 디렉터.</em></span></div><br><br>한국 테니스가 직면한 과제는 '시설의 부족'만이 아니라 '상상력의 부족'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늘 테니스 선진국과 비교하며 열등감을 이야기해왔지만, 동시에 한국만의 독창적인 스포츠 문화를 구축하는 기회를 놓쳐왔다. 낡은 경기장 속에서도 세계적인 콘텐츠와 문화를 담아낼 수 있다면, 한국 테니스는 시설 경쟁이 아닌 문화 경쟁으로 나아갈 수 있다.<br><br>테니스는 결국 사람을 모으는 스포츠이다. 하드웨어가 부족하다면, 소프트웨어와 문화로 그 공백을 채우면 된다. 낡았지만 따뜻하고, 부족하지만 창의적인 한국식 테니스 문화가 자리 잡을 때, 우리는 비로소 이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관련자료 이전 ‘4연승 질주’ SK렌터카 3라운드 들어 첫 단독1위…하림 중위권 도약[PBA팀리그 3R] 09-19 다음 ‘아는형님’ 500회 특집 09-19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