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구역에 사는 모자에게 벌어진 일 작성일 09-25 23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문화로 읽는 노동] 영화 <천수위의 낮과밤></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b83HZMxpuj"> <p contents-hash="dd2a99a7a38ff00025a9284b5d2b9183657757e0c0843702a760dab92b688bb6" dmcf-pid="K60X5RMU0N" dmcf-ptype="general">[김지안]</p> <p contents-hash="7072434b9760e0c686229f50f363df812b0443165d3f53a9ea28e247995058c6" dmcf-pid="9PpZ1eRupa" dmcf-ptype="general">홍콩의 대표적인 영화감독 허안화는 2008년 개봉한 <천수위의 낮과 밤>을 통해서 여성 노동자의 삶을 다룬다. 당초 이 기획은 '천수위'라는 홍콩 재개발 지역을 기억하기 위해서 구상된 영화였지만, 영화는 천수위라는 공간적 배경보다는 재개발을 앞두고 있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인물들의 일상이나 관계를 집중적으로 보여준다.</p> <p contents-hash="716e29338ef55b7173da58693854f05092aa2d61fd777226963bd1f0b6c32a9e" dmcf-pid="2QU5tde7Fg" dmcf-ptype="general">영화의 줄거리는 주인공 콰이와 아들 가온이라는 모자 관계가 영화의 중심을 이룬다. 모자는 천수위라는 홍콩의 재개발 구역에서 거주하는데 콰이는 집 근처 마트에서 일하는 노동자고, 아들 가온은 여름방학을 맞이한 중학생이다. 이들이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따라가면서, 영화는 결국 여성노동자인 콰이의 삶 자체를 그려낸다.</p> <div contents-hash="6fb0f50a01574d83c42b23548a96ab6c83ad20dcc3d069f1ac7f46b31b1597f0" dmcf-pid="Vxu1FJdz0o" dmcf-ptype="general"> <strong>재개발 구역의 일상</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add6e6b6d34960f1fbbe46de96c2f8372649661870567e3a10f63a6d1a245aa4" dmcf-pid="fM7t3iJqzL"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25/ohmynews/20250925101802017whxi.jpg" data-org-width="597" dmcf-mid="qVLgN5Zwzc"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5/ohmynews/20250925101802017whxi.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천수위의 낮과밤>스틸 컷.</td> </tr> <tr> <td align="left">ⓒ Mega-Vision Pictures</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ab983d15faf4f28781ac471bb3eebc3611eccf12f618c26eb544e7b3ac5eba56" dmcf-pid="44FGXxQ0pn" dmcf-ptype="general"> 영화는 두 모자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할머니를 만나면서, 그녀를 돕기도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내용을 다룬다. 아들 가온은 영화의 도입부에서 엄마를 돕지 않고 반항하는 청소년처럼 나오지만, 입원한 외할머니의 간병이나 자잘한 집안일들을 챙기면서 엄마를 돕는다. 콰이는 자신처럼 재개발을 앞둔 아파트에 사는 이웃집 할머니와 교류하게 되는데, 일자리가 없는 그가 마트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 고장 난 물건을 고쳐주거나, 할머니와 교류가 끊어진 사위와 손자와의 관계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 곧 <천수위의 낮과 밤>이라는 제목처럼 영화는 특별한 사건이 진행되는 기승전결보다는 일상적인 사건들이 연달아 이어지면서 두 모자가 재개발 구역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주는 영화다. </div> <p contents-hash="0bab3d45a855e4430d0a9d45b0a3ba1bcace06159ceabd0ccf7f74f10a1191b3" dmcf-pid="883HZMxp0i" dmcf-ptype="general">흥미로운 점은 콰이의 생애를 다루는 그 방식이다. 이를 위해 중요한 형식적 장치로 등장하는 것은 넓게 말하면 '플래시백'으로, <천수위의 낮과 밤>은 특히 플래시백을 통해서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면서 특정한 의미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취한다.</p> <p contents-hash="5f8389dfde0100c496c4deb73a489744ac455a84b4844db5764629a64f47c8f9" dmcf-pid="660X5RMUuJ" dmcf-ptype="general">일상적인 것들로 구성된 서사적 차원과는 달리 영화의 형식적 차원은 좀 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형식적 독특함을 이루는 영화적 기법/장치들은 그 효과가 시간적으로 과거이며 그것을 지속해서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즉 영화 안에서 시간적 선형성이 변화되는 지점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p> <p contents-hash="ea3dd76b98fcab8a1093351502fd22170c78204168e056a50fe0955693fe4dd9" dmcf-pid="PPpZ1eRuUd" dmcf-ptype="general">첫 번째로 영화의 인트로에서 현재의 천수위를 보여주는 것보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건 (아마도 과거의 천수위의 모습과 지형을 보여주는 것 같은) 과거의 사진들이다. 곧 관객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은 흑백 사진으로 된 넓은 들과 자연의 모습들로, 과거의 천수위를 보여주는 흑백 사진은 천천히 현재의 시간대로 이동하며 사진에서 영상으로 변화하면서 현재의 천수위가 이 영화의 배경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 도입부인 이 장면을 통해서 우리는 <천수위의 낮과 밤>이 과거로부터 시작한, 과거와 관계 맺고 있는 영화라는 사실을 포착할 수 있다.</p> <p contents-hash="61141d54e5d34d26c3970da981c3b984530084ee84615c44066b3d28a8acee4a" dmcf-pid="QQU5tde7ue" dmcf-ptype="general">시간성의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두 번째 장면은 가온이 입원한 할머니에게 수프를 전해주러 방문하면서 벌어진다. 할머니는 가온을 옆에 두고 자신의 딸인 콰이의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린다. 콰이는 어린 시절부터 공장에서 노동을 하면서 동생들을 대학에 보내고 집안에 경제적 도움을 주느라 정작 자기 삶을 희생할 수밖에 없었고 그 점을 마음 아파하면서 할머니는 눈물을 흘린다. 이때 극영화로서 <천수위의 낮과 밤>의 동일성을 깨는 장치가 등장하는데, 할머니가 고생스러웠던 80년대의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 우리는 어느덧 영화 화면이 서사적 현재 시점에서 80년대 여공들의 사진들로 바뀌는 것을 목격한다.</p> <p contents-hash="8013635cf546b6d5cbe8aa41134eb381c388391d4090a08395e935ea66c1ba41" dmcf-pid="xxu1FJdzUR" dmcf-ptype="general">재밌는 점은 심지어 여기 삽입된 흑백 사진들이 콰이가 등장하는 개인적인 사진도 아니라는 것이다. 콰이 개인의 사진이나 콰이를 생각하는 엄마(가온의 할머니)의 기억이라고 하기에는 수십 명의 여공이 노동하고 있는 사진 속 모습은 오히려 객관적인 역사적 사료를 보여주는 일에 가까워 보인다. 그래서 이 장면에서 영화의 시점과 초점은 상당히 모호해진다. 이 사진은 영화를 보고 있는 전지적 시점으로 진행되는 또 다른 이야기인가?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 할머니의 심리적 환영이나 기억인가? 그러나 여공들의 사진을 보여주는 것은 영화 속 인물들의 초점도 아니고, 전지적 시점으로 해석하기에는 이 영화가 극영화라는 점에서 실제의 사진이 가지고 있는 당황스러운 진실성이 문제가 된다. 관객은 이 영화적 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극영화는 영화 바깥의 현실의 사진들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일까?</p> <p contents-hash="fceec760bd207ec0d00646c68799a0fb7462825d2a23f42749759991bf366442" dmcf-pid="yycLgXHEzM" dmcf-ptype="general">마지막으로 콰이는 동생 가족들과 다 함께 친척 장례식에 방문하는데, 장례식에 다녀와 가온이 찾은 남편의 바지를 발견한다. 콰이는 바지를 버리기 위해 쓰레기통 뚜껑을 연 순간 장면은 다시 과거로 이동한다. 여기서도 화면은 흑백으로 전환되는데, 관객은 마치 영화 안에 있는 또 다른 관객이 스크린을 보고 있는 것처럼 화면 안의 화면을 보게 된다. 이 화면 속 화면, 두 번째 화면에서는 상복을 입고 있는 콰이가 남편의 옷을 안고 울고 있다. 이 액자식 구성의 장면은 시점과 초점이 모두 모호하다. 이것은 과거에 일어났던 실제 현실일까? 아니면 콰이의 내면 안에서 만들어진 어떤 심리적인 이미지인 걸까?</p> <p contents-hash="a7958d30fc717f095922327e4b9bb087ac0309640afdd76a1cd73327b0d971dd" dmcf-pid="WWkoaZXD0x" dmcf-ptype="general"><천수위의 낮과 밤>이 삽입하는, 혹은 그 영화의 서사적 진행에서 돌출하는 과거들은 매우 짧고 비전형적이라는 점에서 형식적으로 매우 독특하다. 영화 속 과거를 상기시키는 장치들은 마치 과거의 역사적 순간들을, 콰이 개인에게 혹은 여성노동자 전체에게, 드러내고자 하는 것 같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이 삽입된 과거를 통해서 현재의 의미가 질적으로 전혀 달라진다는 사실이다.</p> <div contents-hash="2eca8eb70dbc901cd07e6d8f10fbc49a49a144d2ce7c392d8285dc9eebc78dfb" dmcf-pid="YpSmOqzTzQ" dmcf-ptype="general"> 콰이의 현재가 과거와의 관계 속에서 구성된다는 점은, 한 명의 인간으로서는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여성 노동자 전체로서는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다. 이런 점이 여성들이 계속해서 (서사적이거나 재현적으로) 과거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사실과 연관될 수 없을까? 특히 여성노동자들은 국가적 차원의 발전 서사가 구축되는 과정 속에서 역사적인 의미를 상실해왔다. 다큐멘터리 사진들을 목격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여공들의 얼굴에서 콰이를 찾으려 하지만, 사실 콰이는 거기 있을 수 없다. 사진 속 과거이자 현실의 얼굴들이 바로 현재 부재하고 있지만, 과거의 역사적인 순간을 형성하고 있는 존재들을 드러내고 있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8b996aff818a317819592f3f30393fa7a7824aa02df0bdc8a9020629705e5b45" dmcf-pid="GUvsIBqyzP"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25/ohmynews/20250925101803340lths.jpg" data-org-width="704" dmcf-mid="Bm8b9EkPpA"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5/ohmynews/20250925101803340lths.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천수위의 낮과 밤>天水圍的日與夜; The Way We Are, 2008</td> </tr> <tr> <td align="left">ⓒ Mega-Vision Pictures</td> </tr> </tbody> </table> <p contents-hash="34a6e1489bc1fd5ce9af3b9338a7a452f698adc308c9fc997c0ea45c5bd8eb77" dmcf-pid="HuTOCbBW76"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노동안전보건 월간지 <일터> 9월호에도 게재됩니다. 이 글을 쓴 김지안님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회원입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남자 피겨 희망' 서민규, 주니어 그랑프리 5차 쇼트 1위 09-25 다음 루시 최상엽, '나의 쓰레기 아저씨' 출연 "환경 지키면서 힐링했다" 09-2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