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마라토너 손기정 이야기② 작성일 09-30 40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고무신으로 만든 올림픽 금메달</strong><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25/2025/09/30/20250930073721040675e8e9410871751248331_20250930073909765.png" alt="" /><em class="img_desc">故 손기정(오른쪽)옹이 생전 1984년 LA 올림픽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한 필자를 맞아주고 있다. 사진= [김원식 제공]</em></span> <br>1936년 베를린 올림픽. 10만 관중의 환호 속에서 한 청년이 결승선을 통과했다. 기록은 2시간 29분 19초 2, 세계 신기록이었다. 그의 질주는 한순간의 기적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고통과 집념의 결실이었다.<br><br> 작은 고무신으로 시작한 뜀박질<br><br>신발이 닳아 못 신게 되자 어머니는 여성용 작은 고무신을 내주었다. 손기정은 고무신이 달리기를 막으려는 의도임을 알았지만, 끈으로 발을 묶고 집과 학교 사이를 달렸다. 학교에서는 맨발로 훈련을 이어갔다.<br><br> 어느 날 학교 운동장에서 연습하던 손기정 앞에 어머니가 나타났다. 마을 사람들로부터 “네 아들이 달리기를 잘한다”는 말을 들은 뒤, 정말 그런지 확인하려 몰래 찾아온 것이었다.<br><br> 맨발로 흙바닥을 힘차게 딛으며 달리는 아들의 모습은, 뜀박질을 전혀 다르게 보이게 했다. 고무신 한 켤레와 맨발로 뛰는 아들의 집념에 마음이 움직인 어머니는 눈시울을 붉히며 운동화 한 켤레를 내밀었다.<br><br> 가족의 인정은 손기정에게 처음으로 주어진 가장 큰 후원이었다. 이후 어머니는 선수 아들을 정성껏 뒷바라지했고, 손기정의 꿈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쓴 아이의 고집’에서 ‘민족을 대표할 주자의 사명’으로 자라나기 시작했다.<br><br> 베를린을 향한 전환점<br><br>1931년 손기정의 5,000m 기록은 19분대였다. 세계 기록이 14분대임을 감안하면 아직 격차가 컸다. 그의 목표는 당시 장거리의 제왕이라 불린 핀란드의 파보 누르미였다. 좋은 환경에서 훈련하는 누르미를 떠올리며 맨발의 손기정은 더 치열하게 달렸다.<br><br> 이듬해 열린 제2회 경성단축마라톤 대회는 전환점이 되었다. 국내 정상급 선수들과 겨뤄 2위를 차지한 그는, 드디어 육상계가 주목하는 신예로 떠올랐다. 이 성과를 계기로 손기정은 양정고보에 스카우트되었다.<br><br>선배들이 남긴 사명감<br><br>당시 육상부 주장 조인상은 손기정에게 편지를 보냈다. <br><br>“암담한 조국의 미래는 젊은이들이 개척해야 하며, 육상은 설움 받는 이 땅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는 길이다.”<br><br>그 사명감 어린 권유는 손기정을 깊이 흔들어 놓았다.<br><br> 입학한 지 보름 만에 그는 일본 원정 경기에 나섰다. 도쿄–요코하마 역전경주에서 첫 주자로 달려 1위로 골인했고, 양정팀은 일본 20개 학교를 제치고 당당히 우승했다. 서울역에 모인 600여 명의 학생들이 꽃다발을 걸어주며 환영했을 때, 손기정은 자신의 사명을 다시금 확신했다.<br><br> 1932년, 양정학교 육상부는 또 하나의 중대 순간을 맞았다. 선배 김은배와 권태하가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마라톤에 출전한 것이다. 대회를 앞두고 권태하는 손기정에게 이렇게 말했다.<br><br> “손 군이라면 틀림없이 세계 마라톤을 제패할 수 있다고 생각하네. 꼭 세계를 제패해서 저 일본 사람들의 콧대를 눌러 주게.”<br><br> 권태하의 말은 손기정의 가슴에 불씨처럼 남았다. 고무신으로 시작한 그의 질주는 이제 세계를 향한 도전으로 뻗어가고 있었다. 4년 뒤 베를린, 그는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결실을 움켜쥐었다.<br><br>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25/2025/09/30/20250930073800088875e8e9410871751248331_20250930073909776.png" alt="" /></span><br><br> [김원식 마라톤 해설가·전남 장성중 교사] 관련자료 이전 황희찬·황인범 '복귀'…조규성은 '아직' 09-30 다음 김도현, 세계주니어3쿠션 동메달…한국 17회 연속 입상 09-30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