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 스타일 도드라질수록 핍진성 증발한 ‘박찬욱 세계’[시네프리뷰] 작성일 10-01 26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ZxuY53g2S2"> <div contents-hash="0b0de99119739bfba6f3eac73852c7406ee073436232a543ffeadd8db1e44176" dmcf-pid="5M7G10aVv9" dmcf-ptype="general"> <span>전반적으로 박찬욱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미장센이 도드라지는 영화다. 말하자면 무국적, 트랜스 컬처 분위기가 물씬 난다고나 할까.</span> <br> <br> </di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740e871fb6e261532012d944ab26529066601d0caf9a88afededc49dac5f8aef" dmcf-pid="1RzHtpNfhK"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CJ ENM"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01/weeklykh/20251001060515399fxmp.jpg" data-org-width="1200" dmcf-mid="HI1K4Qvahf"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1/weeklykh/20251001060515399fxmp.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CJ ENM </figcaption> </figure> <div contents-hash="05b0777c4121c7432f85c4e9f354a4c381687d398f1553d8ec240a04139d36e7" dmcf-pid="tUvkmCVZyb" dmcf-ptype="general"> <br> <br><span>제목:</span> 어쩔수가없다(NO OTHER CHOICE) <br> <br><span>제작연도:</span> 2025 <br> <br><span>제작국: </span>한국 <br> <br><span>상영시간: </span>138분 <br> <br><span>장르: </span>코미디, 스릴러 <br> <br><span>감독: </span>박찬욱 <br> <br><span>출연: </span>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br> <br><span>개봉:</span> 2025년 9월 24일 <br> <br><span>등급: </span>15세 이상 관람가 <br> <br><span>제작:</span> 모호필름, CJ ENM 스튜디오스 <br> <br>식은땀이 났다. 벌써 수㎞째다. 풀숲 사이로 난 딱 1대만 가까스로 통과할 만한 도로. 위에서 다른 차가 1대 내려온다면? 돌릴 수도 없고 낭패다. 슬슬 불안감이 극에 달했을 무렵, ‘제3현충원 반대’ 현수막을 내건 집들이 나타났다. 그제야 긴장이 풀렸다. 뭔가 초현실적이었다. 깊은 산중에 띄엄띄엄 자리 잡은 양옥집들. 집주인으로 보이는 노인들이 넓은 유리창 너머 안락의자에 앉아 무심한 듯 늦은 오후의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예정부지라고 하지만 아직 착공하지 않았다. 고즈넉한 양옥집들과 생존권 보장을 주장하는 현수막들은 뭔가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었다. <br> <br>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 도입부에서 떠올린 몇 년 전 취재 기억이다. 이제는 착공했을까. 취재 후에도 한참 차일피일 공사는 미뤄졌는데 그 뒤는 팔로업을 못 했다. <br> <br><strong>중년 가장에게 2층 단독 양옥집의 의미 </strong> <br> <br>2층 양옥집에 사는 유만수(이병헌 분)는 마당에서 장어를 굽고 있다. 회사에서 보내준 선물이다. 부인과 10대 자녀들. 보더콜리 개 2마리까지 가족이다. 한국에서 표준적인 주거 공간은 콘크리트 아파트로 변한 지 오래다. 마당에서 바비큐도 하고 숲이 내다보이는 창가 침실을 갖는 것은 한국 중년남성들의 로망이다. 그러니까, 유만수는 그 로망을 다 이뤘다. <br> <br>유만수는 제지회사 생산직 반장이다. 어느 날 회사에서 불길한 소문이 돈다. 장어는 정리해고 대상들에게 보내는 선물이라는 것이다. 불안은 적중했다. 인수 합병된 회사에서 그는 잘렸다. 마트에서 노무직 아르바이트직도 해보지만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제지업계 복귀를 꿈꾼다. 그러나 취업 기회의 문은 좁았다. 그러다 생각해낸 발상의 전환. 가공의 외국계 제지회사를 만들어 전문지에 구직광고를 낸다. 구직을 원하며 이력서를 낸 자신의 잠재적 경쟁자들을 찾아내 자신보다 ‘상위 티어’의 경쟁자를 제거하면 자신이 경력직을 얻을 수 있다. 한 명 한 명, 자신에 못지않게 ‘종이에 미쳐 있는 자’들을 찾아 나선다. <br> <br>유만수가 경쟁자를 ‘제거’하는 수단은 권총이다. 권총엔 사연이 있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아버지가 입수해 기념품으로 간직하고 있던 북한제 60년대 권총이다. 그가 그 양옥집에 집착하는 이유도 영화가 전개되면서 드러난다. 베트남에서 돌아온 아버지는 당시엔 수도권 외곽인 그 동네에서 돼지농장을 했다. 아마도 2층 양옥집은 그가 어렸을 때는 부의 상징이었을 것이다. 어느 날 유행병으로 농장 돼지들이 살처분되면서 가세는 기울었고, 회사에 다니면서 착실히 모은 돈으로 어린 시절 자신이 살던 집을 매입해 직접 수리한 집이다. 회사에서 잘리고 수입이 없으니 당장 집 담보 대출부터 밀려 경고장이 날아온다. <br> <br><strong>박찬욱 감독이 만들어낸 마리오네트 인형극 </strong> <br> <br>영화는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액스는 말 그대로 정리해고라는 뜻이다. 이미 한 차례 영화화됐다. 그리스의 거장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2005년 만들었다. 국내에서는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라는 제목으로 이듬해 개봉했다. 국내에 정식발매된 소설의 띠지엔 ‘박찬욱 감독이 가장 영화로 만들고 싶은 원작 소설’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마침내 영화화했으니 그 뜻을 이룬 건가. 영화는 많은 부분을 한국화했다. 예컨대 권총의 사연은 오리지널 소설에서는 밀리터리 덕후였던 주인공 아버지가 수집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친위대(SS·슈츠슈타펠)가 쓰던 루거 권총이다. 아들이 훔쳤던 소프트웨어 패키지는 아이폰 등으로 바뀌었다. <br> <br>앞서 ‘한국화’라고 했지만, 전반적으로 박찬욱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미장센이 도드라지는 영화다. 말하자면 무국적, 트랜스 컬처 분위기가 물씬 난다고나 할까. 박찬욱 감독 영화에서 이런 경향이 도드라지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아가씨>(2016)부터인 듯싶다. 할리우드 거장 팀 버튼 감독의 독특한 영화 스타일 자체가 하나의 장르가 된 것처럼, 박찬욱 버전으로 번역된 <액스>는 박찬욱이라는 솜씨 좋은 장인이 만들어낸 오밀조밀한 마리오네트(꼭두각시) 인형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특유의 스타일이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핍진성은 증발한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한편의 재미있는 우화를 보긴 했는데 감정이입이 안 된다. 감독 스스로 넘어서야 할 과제다. <br> <br> </div> <blockquote class="talkquote_frm" contents-hash="95c0af135f00a9272407cf274bc6224037acc1031b4481d1e6ea67d4f58bc3ef" dmcf-pid="FuTEshf5yB" dmcf-ptype="blockquote2"> <strong><기생충>과 <어쩔수가없다>에 등장하는 2층 양옥집의 알레고리</strong> </blockquote> <div contents-hash="85dee1cc8f2f72ee66420aa4661770e5b91901f9281b6e1b25b769c412ba6618" dmcf-pid="37yDOl41Tq" dmcf-ptype="general"> <br> <br> </di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91ebdc32811258077563622358a5e0ac72dab38203304f3f0f11d97aad07c40e" dmcf-pid="0zWwIS8tyz"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CJ ENM"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01/weeklykh/20251001060516773ahlu.jpg" data-org-width="1200" dmcf-mid="X4WwIS8tyV"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1/weeklykh/20251001060516773ahlu.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CJ ENM </figcaption> </figure> <div contents-hash="93352380d9b2eb7c8bce7f7d92a85d3e1db9ce8f8e1cc4e2dd23c06bc799ce78" dmcf-pid="pqYrCv6Fl7" dmcf-ptype="general"> <br> <br>영화는 거의 끝부분에 가서야 유만수가 사는 동네를 버드뷰로 보여준다. 그의 가족이 사는 집이 아파트단지가 아니라 ‘도시농부’ 같은 땅콩 주택단지 위쪽에 고집스레 홀로 남은 양옥집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장면이 서두 부분에 편집됐다면 좀더 감정이입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 감독도 코스타 가브라스의 작품을 봤을 것이다. <br> <br>별개의 영화, 맞다. 원작 소설의 ‘블랙코미디’라고나 할까. 취업이 절박해 경쟁자를 살해한다는 역설은 코스타 가브라스의 영화가 더 잘 구현했다. 박찬욱·이병헌 콤비가 만들어내는 블랙코미디는 다른 종류다. 사회복지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진 유럽에 비해 한국의 노동 집회 현장에서 여전히 울려 퍼지는 구호는 “해고는 살인이다”다. 유만수나, 다시 제지업계 복귀를 꿈꾸는 그의 경쟁 구직자들의 삶이 그리 절박해 보이지 않는다. 이들이 복귀하고자 하는 ‘노동’은 생계가 아니라 진정 ‘자아실현의 수단’처럼 느껴진다. <br> <br>영화의 시작 장면에서 많은 사람이 떠올리는 건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작 <기생충>(2019)의 박동익 사장네가 살던 양옥집일 것이다. 공간을 수직적·계급적 위계의 알레고리로 사용한 사례다. 유만수가 지켜내는 낡은 2층 양옥집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박찬욱 감독 영화의 독특한 미장센에선 공간의 계급성·핍진성도 증발해버린다. 구조조정 후 일자리를 잃고 (아마도) 명품 구둣가게에서 일하는 고시조(차승원 분)는 어느 해안가 도로에서 유만수에게 살해당하는데, 아마도 부산 태종대 같은 국내 어딘가의 해안도로겠지만 너무나 이국적인 풍경이다. 구범모(이성민 분)의 아내 아라(염혜란 분)와 유만수의 추격 장면이 벌어지는 산길은 또 어떤가. 마치 외국의 유명 작가가 찍은 한국 풍경 사진같이 아름답지만, 어딘가 모르게 낯선 이국적인 장소다. <br> <br>‘세계적 거장’ 박찬욱 감독과 쌍으로 거론되는 봉준호 감독도 소격 효과를 일으키는 장소 캐스팅으로 유명하다. 예컨대 박 사장네 집에서 허둥지둥 빠져나온 기택네 가족이 반지하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을 찍은 자하문 터널 계단은 그 후 유명관광지가 됐지만, 박 감독 영화 속 장소의 ‘이국적 아름다움’과는 확실히 다르지 않은가. <br> <br>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div>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주간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57세 김찬우, 아기 갖고 싶다더니 “결혼기념일 안 중요해” 폭탄 발언 (우아기)[결정적장면] 10-01 다음 김고은 울린 ‘은중과 상연’…“소중한 사람, 잘 보내주고 싶어요” [IS인터뷰] 10-0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