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싱가포르에 밀려 2년 만에 강등된 코리아오픈 테니스. 예견된 결과라 더욱 씁쓸 작성일 10-14 27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 WTA 500에서 내년부터는 다시 250레벨로<br>- 시비옹테크는 올해가 마지막일 수도<br>- 오물 떨어지는 선수 식당 대 실내 냉방 코트.<br>- 적자와 대관료 부담, 차라리 잘 된 지도 허탈 </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14/0000011761_001_20251014152818034.png" alt="" /><em class="img_desc">올해 코리아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이가 시비옹테크. 코리아오픈이 내년부터 WTA 250으로 강등되면서 내년에는 시비옹테크의 방한 모습을 볼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코리아오픈</em></span></div><br><br>2025년 가을,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코리아오픈은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올해 윔블던에서 우승한 세계 랭킹 2위의 톱스타가 국내 팬들에게 한국어로 인사하며 감동을 안겼습니다. 특히 시비옹테크의 아버지는 폴란드 조정 국가대표로 1988 서울올림픽에 출전해 코리아와 각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시비옹테크는 내년에는 아버지와 꼭 다시 오고 싶다는 희망까지 밝혔습니다. <br><br>  하지만 그 바람은 이뤄지기 힘들게 됐습니다. WTA가 발표한 2026년 일정에 따르면 코리아오픈은 다시 WTA 250으로 강등됐기 때문에. 대신 같은 기간 싱가포르에서는 WTA 500 대회가 열리게 됐습니다. 한국 테니스의 위상이 꺾인 이유가 오랜 세월 지적된 낡은 시설 탓이었기에 더욱 씁쓸합니다.<br><br>  WTA 2026시즌 일정을 살펴보면 코리아오픈이 250으로 밀려 내년 9월 21일 개최됩니다. 반면 올해 1월 호주오픈이 끝난 뒤 개최된 싱가포르오픈이 250에서 500으로 격상돼 코리아오픈과 같은 기간 열립니다. 싱가포르오픈은 WTA 500 계약은 2030년까지로 돼 있습니다. 애초 싱가포르오픈 WTA 250 계약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였습니다. 코리아오픈은 지난해 WTA 500으로 뛰어오른 뒤 2년 만에 다시 250으로 떨어졌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14/0000011761_002_20251014152818109.jpg" alt="" /><em class="img_desc">2026 WTA 캘린더</em></span></div><br><br>내년에는 메이저대회 다음 등급인 WTA 1000 대회가 10개 열리며, 그다음 WTA 500이 17개, 250이 22개 개최됩니다. 등급이 높을수록 총상금 규모가 올라가며 출전 선수 수준도 올라갑니다. <br><br> 올해 싱가포르오픈 우승자는 엘리제 메르텐스(벨기에)로 당시 세계 랭킹 32위였으며 2번 시드를 받았습니다. 이 대회 총상금은 27만5094 달러(약 4억 원)였으며 우승 상금은 3만6300달러였습니다. <br><br>  올해 코리아오픈의 총상금은 112만9410 달러(약 16억 원)로 우승자 시비옹테크는 메르텐스 우승 상금의 5배 가까운 16만4000 달러를 받았습니다. 시비옹테크의 세계 랭킹은 2위였죠. WTA 500 대회의 총상금 규모는 250 대회의 4, 5배에 이릅니다.<br><br>  코리아오픈이 250으로 내려가면서 시비옹테크 같은 톱10선수가 출전할 가능성은 희박해졌습니다. 올해만 해도 시비옹테크를 포함해 메이저대회 우승자가 4명이나 출전했습니다. 앞으로는 같은 기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500 대회를 놔두고 서울을 찾을 거물은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br><br>  싱가포르테니스협회는 WTA 500 유치를 경사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싱가포르테니스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WTA 250 대회의 대성공 이후 WTA 500 토너먼트로 업그레이드하여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이곳에서 개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이는 싱가포르에서 처음 있는 일이며, 2026년 대회는 동남아시아에서 열리는 유일한 WTA 500 이벤트가 될 것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14/0000011761_003_20251014152818145.png" alt="" /><em class="img_desc">노후 시설에 대회 때마다 땜질 보수로 정상적인 코트와는 거리가 멀어진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 테니스코리아 </em></span></div><br><br>코리아오픈의 강등은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올해를 포함해 과거 여러 차례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하형주)이 관리하는 경기 장소인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은 시설 노후화로 숱한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특히 정상적인 대회를 치르는 데 필수인 공간이 부족해 선수들에게 불편을 안길 정도였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민체육진흥공단 측은 전면적인 시설 개선은커녕 땜질 처방에 급급했고, 오히려 거액의 대관료를 요구해 여론의 원성을 샀습니다.<br><br>  올해 대회 때는 WTA 관계자가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고 "훌륭한 경기장을 앞세워 WTA 500을 개최하고 싶어 하는 국가가 많다. 시설 환경이 열악한 코리아오픈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WTA 레퍼리 토니 조는 "코리아오픈 테니스장의 두 번째, 세 번째 코트가 기준에 좀 맞지 않는다. 좌석이 더 필요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WTA 500 대회의 센터코트는 5000석 이상 수용할 수 있어야 하고 쇼 코트는 1000석 이상의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하지만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의 센터코트는 약 1만석이지만 쇼코 트는 500석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14/0000011761_004_20251014152818201.png" alt="" /><em class="img_desc">싱가포르 오픈</em></span></div><br><br>대회 주관사의 한 고위 인사는 "선수들이 밥을 먹는 식당 천장에서 오수가 쏟아져 내리고, 라커 시설도 열악해 화장실도 없다. 의료진과 체력 단련을 위한 별도 공간도 제대로 없다. 250 대회라도 치르게 된 게 다행인지 모른다. 아예 대회를 개최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br><br>  대한테니스협회 한 임원은 "차라리 잘된 일인지 모른다. 현재 여건을 참작할 때 500대회는 무리인지 모른다. 대회를 주최하는 업체도 지난 3, 4년간 계속 적자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 500대회를 치르면 스폰서도 많이 붙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달랐다"라고 지적했습니다. <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14/0000011761_005_20251014152818257.png" alt="" /><em class="img_desc">올해 1월 열린 WTA 250 싱가포르오픈 우승자 엘리제 메르텐스. WTA</em></span></div><br><br>싱가포르는 올해 처음 WTA 250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뒤 불과 1년 만에 500대회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앞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싱가포르에서는 WTA 파이널스를 개최한 경험이 있습니다. 올해 싱가포르오픈 대회 기간에는 2만2000명의 팬이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br><br>  싱가포르에서 WTA 대회를 치르는 칼랑 테니스 허브는 기존 시설을 전면 보수해 2023년 개장하며 최신 시설을 갖췄습니다. 냉방시설이 완비된 실내 코트가 7개 면에 이르며 토너먼트에 적합한 호크아이 기술이 적용된 코트도 2개 면 있습니다. 야외 코트 12개 면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 같은 표면을 유지합니다. 코트가 거북이 등처럼 갈라지거나, 코트마다 보수 공사 시점이 달라 표면 스피드가 제각각이라 선수들이 애를 먹게 하는 코리아오픈 코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br><br>  시비옹테크의 코리아 컴백 희망은 이제 공허한 메아리가 됐습니다. 세계적인 스타를 부르기에 국내 시설은 낡았고, 운영은 지쳤으며, 국제 기준에서 멀어졌습니다. 코리아오픈은 마리야 샤라포바가 우승한 2004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대회 수준과 규모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세계가 인정하는 이벤트로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이제 급제동이 걸리며 뒷걸음질하게 됐습니다.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이라도 고쳐야 할 것입니다. 단순한 대회 개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투자와 스포츠 행사에 대한 인식 개선이 절실합니다. 과거의 전철을 되풀이한다면 과거의 영광만을 되새기는 무대가 될지도 모릅니다.<br><br>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14/0000011761_006_20251014152818372.png" alt="" /><em class="img_desc">싱가포르 오픈</em></span></div><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관련자료 이전 "제발 일할 수 있도록"…52시간에 발목잡힌 반도체 특별법 10-14 다음 여자탁구, 중국에 밀려 아시아선수권 준결승 탈락…동메달 마무리 10-14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