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오류라고 생각하는 소년, 친부 찾아 나선 이유 작성일 10-21 17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넘버링 무비 522] 영화 <수학영재 형주></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PqnQ2LB3zR"> <p contents-hash="e8515dd2cefca45f06cb13ffbe13ffcb43c981696a197decba0e62670826100a" dmcf-pid="QihDalnQzM" dmcf-ptype="general">[조영준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edf4e2ba27be3512d02fd2a6a0bff8305f20d6fb51a8e7be57890df0507b506b" dmcf-pid="xnlwNSLxFx"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21/ohmynews/20251021142102592vbzu.jpg" data-org-width="1200" dmcf-mid="4hrNJmMV0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1/ohmynews/20251021142102592vbzu.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수학영재 형주>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인디스토리</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76959bc35ea3863a2f57421ccc7f4f0bf2380df0834ce8208b06fafe67731838" dmcf-pid="y58B061yzQ" dmcf-ptype="general">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div> <p contents-hash="f8febc35b88570112a2a923b60c83a872c2372294cdee94239bee8c438add0e0" dmcf-pid="W16bpPtW0P" dmcf-ptype="general">01.<br>최창환 감독은 한국 독립영화의 주변부, 그중에서도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몇 안 되는 지역 기반의 로컬 창작자다. 영화 산업 구조나 자본의 중심적 흐름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지역의 시간과 공간이 품은 서사와 장면에 천착해 왔다. 그중에서도 감독이 꾸준하게 들여다보고자 하는 자리는 현실의 재현을 위한 드라마가 아닌 사유를 탐색하기 위한 서사의 조직이다. 사회와 인간이 가진 논리적 질서가 무너지는 지점을 탐색하며, 그 균열 사이로부터 삶의 본질을 일으키고자 한다. 지역의 풍경이 담긴 영화적 배경 모두가 단순히 하나의 극을 완성하기 위한 무대가 아니라 그런 감독의 사유가 내포된 물리적 장소에 가까웠던 이유다.</p> <p contents-hash="41251866f68225e805f820fcb76034d6adb7b7d4426a55f380c289c64f5010ad" dmcf-pid="YtPKUQFY76" dmcf-ptype="general">그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공통적인 문제의식은 '어떤 문제에 대해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가'에 있었던 것 같다. 사회적 규범과 개인적 감정 사이의 논리적 모순을 세밀하게 들여다봤던 단편 시절의 작업은 물론, 인물을 서사의 목표 지점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사유적 혼란 속으로 밀어 넣어왔던 장편 연출 이후의 작품에서도 그랬다. 최근작에 해당하는 <식물카페, 온정>(2021), <여섯 개의 밤>(2023)에서는 여러 군상을 등장시키고 있지만 그 범주로부터 크게 벗어나는 모습은 아니다. 결국 최창환 감독의 영화는 논리와 모순 사이에서 자신만의 방정식을 풀어내고자 하는, 하지만 끝내 증명해 내지 못하는 인물을 그리고 있는 셈이다.</p> <p contents-hash="369b3ffbb5abed89a8dc04f58d8a5ef49676d57ef77f6d42598ed934a6ae5118" dmcf-pid="GFQ9ux3G78" dmcf-ptype="general">영화 <수학영재 형주> 또한 그 연장선 위에 존재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수학과 유전학이라는 두 개의 과학적 언어를 빌려와 인간의 정체성과 관계의 기원을 추적해 가는 과정을 그려내고자 한다. 숫자와 확률만으로는 계산할 수 없는 인생의 방정식 앞에서, 자신만의 해답을 그려가는 소년 형주의 모습을 통해서다. 이성과 감정, 증명과 실패 사이에서 스스로를 정확히 이해하고자 하는 인간의 초상이다.</p> <p contents-hash="ee530e5543a85dc856bf079e2a405748446a7f2de03d0f001d1558dc6a68b22b" dmcf-pid="H3x27M0Hz4" dmcf-ptype="general">02.<br>"나는 수학을 믿는다."</p> <p contents-hash="9ed18e496a40cae6a4f78f1cb0f5ae55271397668b9a7e8f980b0fc70ea9e7fb" dmcf-pid="X0MVzRpXFf" dmcf-ptype="general">형주(정다민 분)는 수학을 믿는다. 정확하게는, 삶이 수학처럼 오류없이 작동하기를 믿는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엄마의 죽음'이라는 사건 이후, 그 불합리한 상황을 수정하고자 한다. 엄마의 병인 다낭성 신부전증은 유전학적으로 높은 확률로 자신에게도 주어질 것이 분명해서다. 친자 감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버지 민규(곽민규 분)가 친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먼저 밝힌 뒤, 자신의 친부일 가능성이 높은 엄마 경희(신기환 분)의 지인 세 사람을 찾아 나선다. 진짜 아버지를 밝힌 뒤에야 이 부조리한 방정식은 명확히 풀릴 것이고, 신장 이식이라는 현실적인 문제 또한 해결될 것이다.</p> <div contents-hash="c2d0e97f46f77ea449e488a4b679c32b36776083d9e9b44908010418c657de0d" dmcf-pid="ZZ4q385TzV" dmcf-ptype="general"> 이 영화의 핵심은 인과 관계를 통해 불확실성을 통제하고자 하는 형주의 욕망과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의 충돌에 있다. 이를 그려내기 위해 영화는 그로 하여금 세 명의 남성을 좇도록 하고 그 과정을 문제 풀이와 검증의 단계처럼 순차적으로 배열한다. 하지만 숫자와 표본이 언제나 해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며, 합리적인 가정과 추론 역시 정확한 답안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현실적 상황을 통해 반복적으로 제시된다. '수학영재' 형주가 애써 세운 방정식은 매일 유입되는 변수들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고차원이 되어만 가고, 오류를 없애기 위해 시작한 짧은 여정은 균열을 거듭하는 아이러니가 된다. 이는 영화의 목적이 '친부의 존재를 찾아내는 일'이 아니라 '오류마저도 수용해야 할 삶의 의미를 찾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가게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273722e5a2d4492bc6b7beb1211667935e18fff8048572ce54c10dc500d0311f" dmcf-pid="558B061y72"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21/ohmynews/20251021142103874outy.jpg" data-org-width="1200" dmcf-mid="8mDgewQ97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1/ohmynews/20251021142103874outy.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수학영재 형주>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인디스토리</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3e2fec7f639f546ddcf5b50c322b402794fcfcca2700c44477fbc0aed5c1dad9" dmcf-pid="116bpPtWU9" dmcf-ptype="general"> 03. <br>두 가지 목적 사이의 변화는 중심인물인 형주가 경험하게 되는 것, 증명하는 일과 직접 경험하는 일 사이의 전환 속에서 이루어진다. 명확한 계산을 통해 모든 것이 측정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세계는 존재에 대한 기억과 애도, 관계성이 개입되며 점차 무력해져 간다. 단단하게 느껴지던 그의 표정이 엄마의 일기장을 뒤지고 옛 단서를 수집하는 과정 속에서 처음으로 불안하게 떨리기 시작하는 것은 그래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상실과 두려움의 맥락이며,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 역시 스스로의 정의에 대한 과제에 있다. 서사는 그렇게 친부 규명을 위한 추적극(trace)에서 자신의 기원을 찾기 위한 추적극(look back)으로 전환된다. </div> <p contents-hash="184a845b365f790d611863b09c4ebf892102d6d2484950202b87c28523a9c87f" dmcf-pid="ttPKUQFYFK" dmcf-ptype="general">한편, 그런 형주 가까이에 존재하는 인물 모두는 이러한 변화를 더욱 입체적으로 완성시키는 존재가 된다. 아버지 민규와 친구 지수(김세원 분)가 대표적이다. 이들의 존재는 중심인물이 경험하기 이전부터 이미 유사한 '오류'를 마주하고, 끌어안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가 일종의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도록 만든다. 이성과 감정, 혈육과 식구, 증명과 경험 등, 일종의 대립으로도 읽힐 수 있는 서사적 긴장감과 과도한 심리적 충돌을 다소 누그러뜨리게 만드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영화적 목적의 전환 역시 이들을 통해 훨씬 더 자연스러울 수 있게 된다.</p> <p contents-hash="c80346ea9c75a946ad39bc240dcb5e5e1870710d58b8133ae08247daba580aea" dmcf-pid="FFQ9ux3G7b" dmcf-ptype="general">04.<br>"니는 내가 낳은 자식이다. 니 태어날 때부터 옆에 있었던 건 내다."</p> <p contents-hash="064a7cff48245660c19d06ae1de65545c19fa698593d929fb45cecace061a164" dmcf-pid="33x27M0HuB" dmcf-ptype="general">이 영화에는 분명 헐거운 지점들이 존재한다. 메타포로 삼고 있는 수학적 개념들이 극 내부에 (공식이 그러하듯이) 정교하게 밀착되고 있지는 못하다는 점, 몇몇 설정이 이야기를 쉽게 풀어가기 위한 시도처럼 보인다는 점 등이 여기에 속한다. 다만 결과적으로 이 영화가 닿고자 하는 자리가 기원의 재서술을 통한 오류에 대한 실패와 수용, 한 인물의 성장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틈은 도리어 형주라는 인물에 가깝게 여겨지기도 한다. 논리적 사고를 버리고 감정적 서사를 받아들이고 배워나갈 한 인간의 모습이다. 영화 또한 후반부로 나아갈수록 그런 인물의 표정을 깊고 오래 들여다본다.</p> <div contents-hash="b82bb57a31c65d796aaaad60b267822dfebd96d5437e99e36673468c1f705390" dmcf-pid="00MVzRpX0q" dmcf-ptype="general"> 영화는 표면적으로 분명 친부를 찾기 위한 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가 실제로 닿게 되는 것은 우리가 어떤 가치를 더 신뢰하는가 하는 물음이다. 병준(이기문 분)과 범호(서석규 분), 동섭(김일두 분)의 이야기를 지나는 동안 영화는 사랑과 가족, 혈연과 관계와 같은, 전통적 의미와 현대적 의미 사이에 놓인 개념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물론 영화는 친자 감별 유전자 검사를 위해 세 사람의 머리카락을 얻는 장면에까지 이르게 되지만, 실제로는 결과를 구하지 않고 삶의 불확실성을 인생의 상수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실패와 성공과 같은 수학적 답안에 의한 끝맺음이 아니라, 계속해서 살아가는 존재의 지속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게 보자면, 이 영화 <수학영재 형주>는 정답을 구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한 영화가 아니라 문제를 안고 살아내는 법을 연습시키는 영화에 더 가까운 셈이다. 그리고 그 연습은 상실 이후의 혼란과 공백을 버티고 살아내게 만들 것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eb356c9577c9b7e850a1959cee9dc15f8d7531ef81c6748fbb3460cd4c5168aa" dmcf-pid="ppRfqeUZFz"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21/ohmynews/20251021142105170qjhg.jpg" data-org-width="1200" dmcf-mid="6jSrjvoM7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1/ohmynews/20251021142105170qjhg.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수학영재 형주>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인디스토리</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14b0774464053da5880366054e36040d53486401a674d293b9686ecb182ce5a8" dmcf-pid="UUe4Bdu5U7" dmcf-ptype="general"> 05. <br>영화의 첫 신이다. 아주 멀리서부터 스케이트보드에 몸을 맡긴 형주가 카메라를 향해 계속해서 나아온다. 이후에도 몇 차례, 그는 땅의 지면이 아닌 흔들리는 보드에 몸을 맡긴 채 어두운 거리를 내달린다. 형주의 그런 모습과 행동이 내게는 처음부터 어떤 '오류'처럼 보였다. 엄마의 죽음과 연관된 유전병의 확률에는 그렇게 두려워하던 이가 스케이트보드의 사고 확률에는 어떻게 그리도 태연할 수 있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때 이미 그의 삶은 오류와 틈으로 가득 차 있었음이 분명하다. 수학영재라는 타이틀이 그의 이름을 따라다니고 있었을 뿐, 치기와 변명, 탓으로 가득찬 아직 어리고 여린 소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저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던 한 사람 말이다. 이 영화는 그런 형주의 모습으로부터 다시 시작될 필요가 있다. </div>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한숨 돌린 카카오, AI·스테이블코인 사업 탄력받나 10-21 다음 사생활 논란 6년만…김정훈, 불륜드라마 복귀 10-2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