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영유아 체육을 버렸나. 케어만 있고 체육은 없다” 유아체육전문가 전선혜 교수 토로 작성일 10-22 28 목록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44/2025/10/22/0001074785_001_20251022070309385.png" alt="" /><em class="img_desc">전선혜 중앙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가 인터뷰를 마친 뒤 컬러 고리(터널형 놀이기구) 안을 기어서 통과하며 활짝 웃고 있다. 이 동작은 유아 신체활동이나 체육 놀이 프로그램에서 자주 사용되는 기본적인 ‘기어가기’ 운동 형태로 균형 감각, 협응력, 기기초 근력, 공간 인식 능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다. 김세훈 기자</em></span><br><br>“유아체육은 완전히 방치됐다. 출생부터 ‘움직임’을 배워야 하는데 국가는 아무것도 안 한다.”<br><br>국내 영유아체육 최고 전문가 전선혜 중앙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가 토로한 말이다.<br><br>전 교수는 최근 학교 연구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금 한국 사회에서 영유아 체육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하드웨어도, 소프트웨어도, 시스템도 없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유아체육학·스포츠심리학 연구에 평생을 바쳤고 유아 및 유소년 신체활동과 놀이 중심 체육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해 왔다. 전 교수는 한국유아체육학회 회장도 역임했다. 전 교수는 유아를 단순히 ‘보육의 대상’으로만 보고, 움직임과 신체활동을 교육으로 보지 않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전 교수는 “아이 낳고, 놀고, 자랄 공간이 없고 정부 부처 간 협력도, 책임도 없다”며 “이번 정권에서도 체육 전반이 관심 밖으로 밀려났고 특히 영유아 체육은 완전히 소외된 분야”라고 지적했다.<br><br>이번 정권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는 유아 체육이 성인과 구색 맞추기식으로 들어갔다. 한쪽짜리 체육 분야 국정과제 속에 “전 국민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맞춤형 스포츠 활동을 지원한다. 유아친화형 스포츠 교실, 청소년 방과 후 스포츠클럽, 파크골프장 등 어르신 선호시설을 지원한다”는 식으로 들어간 게 전부다. 과거 오랫동안 반복돼 온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문구가 표현만 바뀐 셈이다. 그 외 영유아 관련 정책도 식생활 돌봄, 생애주기별 자산형성 지원, 무상교육 확대, 건강관리 지원 등 새로운 게 없다. 전 교수는 “저출생, 결혼기피, 고령화 시대에서 다음 세대를 위해 정말 중요한 정책이 영유아 체육”이라며 “보건복지부, 교육부, 여성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 개별 사업도, 함께하는 사업도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전 교수는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도 실질적 논의나 실행은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는 2023년 12월 스포츠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국무총리 공동위원장 등 최대 25인으로 구성되는 범부처 위원회다. 출범 당시 구성·운영을 둘러싼 잡음이 많았고 이후에도 유의미한 활동이 거의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다.<br><br>이번 정부는 ‘유보통합’을 선포했다. 지금까지 따로 운영되는 유치원(교육부)과 어린이집(보건복지부)을 하나로 묶어, 0세부터 5세까지 아이들이 같은 기준으로 돌봄과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려는 정책이다. 전 교수는 “어린이집 교사나 보육 도우미들을 탓할 것이 아니다”라며 “그분들은 영유아 체육 교육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교육이 아니라 케어에만 머물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전 교수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야외활동을 하라’고 하지만 마땅한 공간이 없어 산책, 소꿉장난 등 소근육 운동이 대부분”이라고 “학교와 지역사회가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을 영유아에게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교사들에게 체육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br><br>국가가 영유아 체육 활동에 대한 무관심한 이유를 전 교수는 선거제도에서 찾았다. 전 교수는 “영유아는 선거권이 없으니 정권도 관심이 없다”며 “반면, 투표권을 가진 노인들을 위한 체육정책은 부처 간 중복된 사업까지 많다”고 부러워했다. 전 교수는 “출생률이 세계 최저 수준인데 정부는 영유아 정책에 무관심하다”며 “우리의 미래인 영유아는 정부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분야”라고 말했다.<br><br>전 교수는 부모 의식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운동이 아이의 사회성, 정서, 두뇌 발달 등에 무척 중요한데 부모들은 정작 체육을 간과하고 있다”며 “영유아들을 영어 학원에는 보내면서 신체활동은 경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부모부터 직접 아이와 놀고 움직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결국 ‘부모 교육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핀란드 같은 나라에서는 아이들이 뛰노는 게 가장 기본적인 교육”이라며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고 놀면서 자기 몸을 지키는 법, 친구와 함께 살아가는 법 등을 배운다”고 전했다. 핀란드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가핵심교육과정에 따라 놀이 중심으로 영유아 교육을 접근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파트 건설 시 놀이터 설치가 의무화됐다. 전 교수는 “놀이터 모양이 다 똑같은 게 문제”라며 “아이들 눈에는 재미도 없고 창의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요즘 놀이터 개념은 ‘인생을 살면서 만날 수 있는 위험을 안전하게 경험하고 대비하는 준비를 하는 곳’이 됐다”며 “넘어져 봐야 다치지 않을 수 있고 다시 일어설 수도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br><br>전 교수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서 신체활동을 꺼려하는 분위기도 안타까워했다. 전 교수는 “신체활동 중 사고가 나면 모든 책임을 교사가 져야 하니까 교사들이 아이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기를 꺼린다”며 “사고 책임 소재 등을 논의해 사회적인 공감대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늘봄(방과 후 돌봄)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적잖은 초등학교들이 방과 후 돌봄 프로그램을 체육 종목 단체에 맡기고 있다. 전 교수는 “영유아에 맞는 체육시설도 없고 지도자 역량도 부족하다”며 “영유아, 어린이 체육은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지도자, 교사들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영유아 신체활동이 너무 중요한데 정부는 방관하고 부모와 교사는 서로 불신하고 있다”며 “유아체육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국가가 책임지고 해야 하는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br><br>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관련자료 이전 신진서 9단, 충남방문의 해 특별이벤트서 최정에 3연승 10-22 다음 러시아·벨라루스, 2026 동계올림픽 출전 못하나 10-22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