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조폭의 진흙탕 생존기, 이게 참 아쉽다 작성일 10-23 16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디즈니플러스 <탁류></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x1iMOrx2Uz"> <p contents-hash="67691bd1b65f68843ac931ea17d63437e1bcfbfb3d28e8b5b4f08181dcd90f33" dmcf-pid="yLZW2byOU7" dmcf-ptype="general">[박성호 기자]</p> <p contents-hash="0b3cfc235949c92605019f85afb18ae8390d8610bbff280d815fb65416e934cb" dmcf-pid="Wo5YVKWI0u" dmcf-ptype="general"><strong>사극의 판을 뒤집다-조연 왈패의 주인공 등극</strong></p> <p contents-hash="df38c7ae86102939644004adca9a2adeaf04addfd20bd13e30fdb590d5967657" dmcf-pid="Yg1Gf9YC3U" dmcf-ptype="general">조선시대 배경의 사극에서 왈패(曰牌)는 늘 익숙한 얼굴이었다. 양반들의 지저분한 뒷일을 처리해주거나, 상인들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금품을 편취하던 이들은 그저 이야기의 감초 같은 역할이었다. 조선을 배경으로 폭력 집단의 서사를 전면에 내세운 콘텐츠 자체가 드물었으며, <짝패>처럼 왈자 출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에도 대부분 의협심이나 정의 구현을 앞세워 낭만화하는 경향이 강했다.</p> <p contents-hash="37749e9a6eb8573c7492a1c6059114acf83ebcd972cb4abfc281e19caa6dece2" dmcf-pid="GEuFMPtWUp" dmcf-ptype="general">하지만 지난 9월 26일 공개되기 시작해서 얼마 전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공개된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의 <탁류>는 이처럼 조선시대 폭력 집단 그 자체의 생리와 세계, 그리고 이권 다툼을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사극에서 감초 같은 조연, 아니 조연보다도 못한 캐릭터를 메인 스토리로 가져간다는 점에서 이색적이고 참신하다.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로 천만 관객을 모았던 추창민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이자, <추노>(2010), <해적>(2014), <지금 우리 학교는>(2022) 등 흥행작을 다수 집필한 천성일 작가의 만남은 <탁류>의 서사적 깊이에 대한 기대를 더한다.</p> <p contents-hash="730704cda0c79295d33c2ce052d3b4dfbe603bb7937d2e7c96995565623ed62e" dmcf-pid="HD73RQFYu0" dmcf-ptype="general"><탁류>는 조선 시대 조직폭력배라고 할 수 있는 왈패를 현대적인 누아르물의 주인공으로 격상시키는 파격을 감행한다. 주인공 장시율(로운)이 나루터의 중간 보스인 무덕(박지환)의 밑에서 활동하며 마포나루 권력 구조의 격변을 촉발하는 과정은, 시청자에게 익숙한 조폭 서사를 조선이라는 배경으로 옮겨와 신선한 재미를 주고 있다.</p> <p contents-hash="6eff525569f49438f96a15beff62b280fdb0167aa7f85b3cfd9b18d569b76a79" dmcf-pid="Xwz0ex3GF3" dmcf-ptype="general">마포나루라는 공간 선택 역시 드라마의 야심을 보여준다. 조선 후기, 한강 수운의 핵심 거점이었던 마포나루는 단순한 포구가 아니었다. 전국 각지에서 물산이 모이고 돈이 굴러가는 생산과 소비의 최전선이었으며, 그만큼 탐욕과 이권이 얽힌 혼탁한 공간이었다. 드라마는 이곳을 '돈'과 '폭력'이 지배하는 세계로 설정함으로써, 조선의 어두운 '탁류'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한다.</p> <div contents-hash="e58b81a26d30cbef06b4b8e26afa0a8163549fc4b15d59a3f953f72a6c9041cb" dmcf-pid="ZrqpdM0H3F" dmcf-ptype="general"> <strong>검계와 왈패의 실체, 역사적 사료로 본 영리한 선택</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f3adf74c5f85f3df7690c28db0492088b36ecf4885cb0d5435e9e6d37f29ffa4" dmcf-pid="5mBUJRpXUt"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23/ohmynews/20251023102102391rnqh.jpg" data-org-width="869" dmcf-mid="6SIwF5DgU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3/ohmynews/20251023102102391rnqh.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탁류>의 주요 배경이 되는 마포 나루터</strong> 극 중 무덕이 이끄는 왈패가 활동하는 마포 나루터는 한양도성으로의 접근성때문에 가장 활발하였다고 한다</td> </tr> <tr> <td align="left">ⓒ 넷플릭스</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eb736ad1fdfabcd9794ce0f41cf8ec3c67b651f45fc2c29d057c0d55564a9761" dmcf-pid="1sbuieUZ01" dmcf-ptype="general"> 드라마 <탁류>가 역사적 고증을 넘어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한 가장 영리한 지점은 '검계(劍契)'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선택이다. 이 선택을 통해 드라마는 오히려 조선 후기의 현실적인 치안 질서와 사회 경제를 더 잘 반영한다. </div> <p contents-hash="fb8d15a55b336f5d73d9e1e4d7cd25700ba433ada1b71aa1c75c239a8b7752f2" dmcf-pid="tOK7ndu535" dmcf-ptype="general">왈패의 기원과 조직의 정체성에 대해 포괄적으로 연구되고 알려져 있지는 않다. '왈패'는 본래 조선 초기부터 존재했던, 상인이나 백성에게 피해를 주는 무뢰한을 지칭하는 '왈자(曰者)'에서 기원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왈자들이 단순히 '말썽꾼'을 넘어 왈패처럼 조직적인 이권 다툼을 하는 폭력 집단으로 변모한 시점과 그 과정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명확한 사료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탁류>는 이 모호한 간극을 파고들어, 조직폭력배와 유사한 경영형 왈패라는 흥미로운 상상력을 채워 넣는다.</p> <p contents-hash="5ac5cf013e4851785d313997cf8b41bf36cdc9d6687b051f239481ed82464f67" dmcf-pid="FI9zLJ71FZ" dmcf-ptype="general">조선 후기 사료에 따르면, 검계는 칼을 차고 다니며 살인과 강도를 일삼았던 가장 흉악하고 조직적인 계모임을 빙자한 집단이었으며, 몸에 칼자국이 없으면 가입이 안되었다고 한다. 원래는 상여꾼의 조직인 향도계가 변질되어 양민과 양반을 괴롭히는 조직폭력배 집단이 된 것이라고 한다. 실제 영조 시대에는 이들이 국가의 치안력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되어 대대적이 소탕작업이 진행됐지만 영의정 남구만이 솔직하게 완전한 소탕이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고 한다. 영조 대에 대대적으로 토벌된 기록이 있다 (<영조실록>, <일몽록>의 '장대장전' 등이 이를 생생히 기록한다. 반면, <탁류> 속 왈패들은 검을 차기보다는 주먹과 몽둥이로 활동하는 무뢰배의 모습을 띠며, 주로 난전(難廛)이나 포구 같은 비공식적인 시장에서 활동하는 하층민 폭력 집단의 성격을 강하게 보여준다.</p> <p contents-hash="91c02572d546011d86c5940df6ed1adfc8640ba1fbe13d8e6e20f0d5bc3d820f" dmcf-pid="3C2qoiztFX" dmcf-ptype="general">이 선택은 역사적 현실성과 서사적 탁월함을 동시에 얻었다. 첫째, 현실성 부여이다. 조선 사회에서 아무나 칼을 대놓고 차고 다니며 백주대낮에 칼부림을 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다. 왈패들이 검계를 연상시키는 흉기를 상시 소지하지 않는 것은, 이들이 국가의 치안 질서 내에서 생존하고 있다는 긴장감을 시청자에게 전달한다. 다만, 여진족 출신인 왕해(김동원)와 그의 패거리(여주(안지혜) 등) 무사 집단으로 등장함으로써 외부에서 유입된 무장 세력의 위협을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조선인 왈패 조직 전체를 검계로 설정하지 않은 것은 조선 사회에서 무기 사용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잘 그리고 있다.</p> <p contents-hash="22f1edd5f5b5c5a28d6e7b7b19a7b6854ff90808bb78d81a46ce6f2050b578f7" dmcf-pid="0o5YVKWIuH" dmcf-ptype="general">둘째, 스토리 전개의 탁월함이다. 실제 조선 기록물에 잘 드러나지 않는 왈패 조직 간의 이권 다툼을 핵심으로 삼은 것은 작가적 상상력의 백미이다. 나루터라는 황금어장을 둘러싼 치열한 생존 경쟁과 서열 싸움은 역사적 기록의 빈틈을 채우는 동시에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요소이다. 검계의 무자비한 살육 대신, 경쟁 조직과의 영역 다툼이라는 현대적인 구도를 통해 드라마는 지속 가능한 누아르 서사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다.</p> <div contents-hash="5cd8462604ede086254b8f1de09493c26bd4b0f5153388d09b75639e254c5d97" dmcf-pid="pg1Gf9YCuG" dmcf-ptype="general"> <strong>왈패들의 입체적인 초상과 권력의 거미줄, 인물 서사를 통한 분석</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1b6fcd3c91e3f6f0f7a901aae33de580f94cf12a999ec08ba2ed64e90e81b975" dmcf-pid="UatH42GhpY"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23/ohmynews/20251023102103689ppgz.jpg" data-org-width="1080" dmcf-mid="QBbuieUZ3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3/ohmynews/20251023102103689ppgz.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탁류>의 진짜 주역들</strong> 극 중 시율이 몸을 담게된 무덕이 이끄는 왈패의 핵심 인물들</td> </tr> <tr> <td align="left">ⓒ 디즈니플러스</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e0b8a9e9b8ce5b922ec6c4b34be8c0a4717827bd2c1f1db9ba23b2a48345aceb" dmcf-pid="uNFX8VHluW" dmcf-ptype="general"> 왈패의 세계를 구현하는 배우들의 연기 역시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다. 주인공 장시율(로운)은 지적이고 냉철한 아우라를 풍기며 왈패 세계에 침투하는 의문의 인물로, 기존 사극에서 볼 수 없던 '두뇌파 조폭'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힘이 쇠해 서열이 밀리는 무덕(박지환)과 인연을 맺는데, 무덕은 나루터에서 삥을 뜯는 비루하고 찌질한 중간 보스이지만, 가족과 자신을 따르는 동료들을 챙기려는 인간적인 면모를 함께 지닌 복합적인 캐릭터이다. 박지환 배우는 이러한 무덕의 '미워할 수 없는 찌질함'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의 입체감을 더한다. 무덕은 싸움을 못해 힘 있는 수하를 찾아다니다 장시율을 발탁한다. </div> <p contents-hash="602e6a82e74f0ad7557ab90b1a75537bb53ec7e0ef18557bc41f6a63596f740c" dmcf-pid="7j3Z6fXS7y" dmcf-ptype="general">특히 무덕과 마포나루의 보스인 '엄지' 덕개(최영우)의 관계는 이 드라마의 핵심적인 감정선이다. 과거 일꾼이었던 덕개가 억울한 일에 항의하다 구타당할 때, 무덕이 우발적으로 낫을 휘둘러 그를 도왔고, 이 사건을 계기로 덕개는 폭력의 길로 들어서 마포나루를 접수하게 된다. 이러한 과거사는 왈패들의 몰락이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경작지를 잃고 생계마저 막힌 하층민들이 폭력을 유일한 생존 수단으로 택할 수밖에 없었던 비극적 사회 모순의 결과임을 암시하는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여기에 조직의 산 역사와도 같은 노련한 원로 왈패 왈왈이(박정표)의 묵직한 존재감이 더해지며 조직의 서사를 풍성하게 만든다.</p> <p contents-hash="27ced977a40bb9e8672d70ac104f5d500f7ad26dcffcd00b2c1da9d17d1df5d1" dmcf-pid="zA05P4ZvpT" dmcf-ptype="general">이들의 세계에 얽히는 주요 인물들의 역할 역시 입체적이다. 최씨 상단 최은(신예은)은 조선 최고의 상단을 이끌 좌장으로 임명된 인물이다. 상재에 뛰어나고 이치에 밝으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으려는 강직함을 가졌다. 그녀는 평민이나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당하면서도 흔들리지 않으며, 돈줄을 쥐고 왈패들과 부패 관료들을 견제하는 경제 권력의 축을 형성한다.</p> <p contents-hash="c58af04295b14291fc42ff4c5e3ed1d9a791ec24bdee51565875873cb48b0ecd" dmcf-pid="qcp1Q85T3v" dmcf-ptype="general">좌포청 정천(박서함)은 청렴한 관리를 꿈꾸는 종사관으로, 장시율의 절친이다. 반면, 그가 부임하기 전부터 있던 종사관 이돌개(최귀화)는 노골적인 탐관오리이다. 그는 자기 안위와 승진에만 몰두하는 포도대장 아래에서 부패의 실무를 담당하며 왈패들과의 검은 거래를 이어간다. 이처럼 청렴파 정천과 부패파 이돌개의 대립은 좌포청 내부의 모순을 보여준다.</p> <p contents-hash="b0fbd81cf0b152ae58cb8303dc945a1e4fc67f287e0338d4a3012394c875a1ea" dmcf-pid="BkUtx61yFS" dmcf-ptype="general"><strong>빈약한 내러티브 밸런스, 시대적 절박함의 부족</strong></p> <p contents-hash="e155816f34d9fe773a4960e077d311ed735c1eda6892a642738c52e2bfd13552" dmcf-pid="bEuFMPtWUl" dmcf-ptype="general"><탁류>는 조선백성들이 왈패로 전락할 수 밖에 없었던 사회경제적 맥락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그러다보니 극의 역사적 무게감을 느끼기 힘들다. 드라마는 무덕과 덕개의 개별적인 과거 서사를 통해 왈패 전락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일부 보여주었으나, 조선백성들이 마주하고 있던 절박한 사회경제적 현실과 사회악적인 존재로 전락한 백성들의 왈패짓을 할 수 밖에 없는 필연성이 전반적으로 약하게 묘사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p> <p contents-hash="de986c4dc2e88e6a3ef024d5dcf20fb75c9b0684478155123a1e28fddcf59ac2" dmcf-pid="KD73RQFYFh" dmcf-ptype="general">실제 조선 후기는 인구 증가와 토지 집중 심화로 농촌에서 이탈한 유랑민이 대거 도시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언급되듯, 소작 경쟁마저 치열하여 농사지을 땅조차 얻기 힘들었다. 소작 경쟁에서 밀리고 생계가 막힌 이들이 왈패로 전락하는 과정에 절박한 필연성을 더욱 깊게 부여했더라면, 왈패들의 행동이 단순한 악행이 아닌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느껴져 현실감이 더욱 살아났을 것이다.</p> <p contents-hash="ea376553b5cf101519fe82abf64dfc796f2ac38a05751fe4e1ad366c5f668291" dmcf-pid="9o5YVKWI0C" dmcf-ptype="general">이러한 조선 후기의 도시 유입 현상은 현대 대한민국의 도시화 과정과 흥미로운 비교 지점을 제공한다. 1960~70년대 근대화 시기 농촌 인구가 도시로 이동한 것이 도시와 인근의 공업 및 서비스업 시설 증가로 인한 '노동력 수요'에 기반한(Pull Factor) 현상이었다면, 조선 후기 유랑민의 도성 유입은 경작지 부족과 토지 집중 심화로 인해 농촌에서 더 이상 생계 유지가 불가능해져 밀려난(Push Factor) 결과였다. 즉, 현대 도시화가 풍요를 위한 '선택적 이동'이었다면, 조선 후기의 도시 유입은 생존을 위한 '강제적 도피'에 가까웠다. 드라마가 왈패의 서사에 이러한 '강제적 도피'의 절박성을 더 깊이 있게 투영했더라면, 하층민의 비극적 서사는 더욱 풍부해졌을 것이다.</p> <p contents-hash="cd19d2307c56cbdf6afbb29e0a932444f71a718395a737879896164060155ab8" dmcf-pid="2g1Gf9YCuI" dmcf-ptype="general">또한, 당시 사회의 더 큰 문제였을 수 있는 검계의 공포와 이들 왈패 조직 간의 차이점이 명확히 대비되지 않아, 드라마가 다루는 폭력의 수준이 과연 그 시대의 가장 심각한 '탁류'였는지 역사적 무게감에 의문이 남는다.</p> <p contents-hash="216a625f6ad9c1d51b459284b0ee14df6ef19b15d6a14a5c06ef0368c2e4f818" dmcf-pid="VatH42Gh3O" dmcf-ptype="general">하층민 서사의 한계점으로 엘리트 구원 서사로의 회귀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드라마의 가장 아쉬운 지점은, 왈패라는 하층민의 생존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결국 문제 해결과 극의 주도권을 양반 계층이 가져간다는 점이다. 주인공 장시율은 왈패 세계에 속하지만, 그의 지성적이고 냉철한 캐릭터 설정과 더불어 좌포청 종사관 정천(박서함)과의 우정은 그가 가진 배경적 '특권'을 은연중에 보여준다. 이는 마포나루의 지저분하고 복잡한 이권 싸움을 해결하는 열쇠가 결국 하층민 내부의 힘이 아닌, 외부의 지배층(또는 지배층 출신)에게서 비롯된다는 인상을 준다. 왈패들의 삶과 고난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정작 그들의 운명과 변화를 스스로 개척하는 대신 양반 출신의 장시율이 극의 메인을 잡고 간다는 점은, 이 드라마가 던진 '하층민 서사'라는 참신한 질문에 스스로 충분히 답하지 못하고 전통적인 '엘리트 구원 서사'로 회귀하는 아쉬움을 남긴다.</p> <p contents-hash="5ad4c536494ad4d143bf3d701ac324aa000eecdbbfba86d2db9b1864c0c2beb1" dmcf-pid="fNFX8VHlzs" dmcf-ptype="general">양반 혹은 귀족 서사의 부조화와 극의 무게중심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왈패와 상단, 부패 관료와의 관계는 재미있지만, 고위층 서사가 극의 무게중심을 잃게 만든다. 좌포청의 이돌개(최귀화)가 상납하는 배후의 오대감(이재용), 그리고 이들이 왕궁의 인물에게 쩔쩔매는 부패 구조는 전형적인 사극 클리셰로 그친다. 더 큰 문제는 대호군(최원영)의 서사이다. 그는 소호 옹주의 외숙부이자 조선을 바꾸기 위해 마음속에 큰 뜻을 품은 인물로, 비밀리에 조선지도를 만들어 전쟁에 대비하려는 거대한 음모의 중심에 있다. 이처럼 거대한 국가 안보 및 정치 스릴러 플롯이 마포나루 왈패들의 영역 다툼이라는 주제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따로 노는 감이 없지 않다.</p> <p contents-hash="899717ab8cc75cad7f2981552c3f52a3fd72f03607fff30b059c1aeb2d654f20" dmcf-pid="4j3Z6fXS7m" dmcf-ptype="general">드라마는 '경제적 이권을 위한 하층민의 싸움'이라는 현실적인 주제를 다루다가, 갑자기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고위층의 모략'이라는 거대한 정치 스릴러로 비약하려 한다. 이처럼 두 개의 이야기가 명확한 접점 없이 병행되면서 극의 무게중심을 잃게 하여 전체 내러티브의 현실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시청자는 왈패들의 생존 서사에 집중할지, 아니면 대군의 음모를 따라가야 할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p> <p contents-hash="573c8d65cfe961334eee1c645b70fdd3cfcd7979ac510168b355070209214293" dmcf-pid="8A05P4ZvFr" dmcf-ptype="general"><strong>빛과 그림자가 교차한 조선 누아르</strong></p> <p contents-hash="5fb4dc42d2504d36afe7ed7d337a2eb052ce09a66e0de5d88f88ab826159bab1" dmcf-pid="6cp1Q85T0w" dmcf-ptype="general"><탁류>는 왈패라는 참신한 소재와 이권 다툼이라는 현대적인 서사를 결합하여 조선 사극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특히 검계를 배제하고 왈패 조직 간의 다툼을 전개한 작가적 상상력과 덕개-무덕의 과거를 통한 하층민 전락의 암시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왈패 전락의 사회적 동기 부여가 미흡하고, 하층민 서사를 이끌어갈 동력을 결국 엘리트 구원 서사에 의존하여 고위층 음모론과의 유기적 연결이 약화된 점은 이 독창적인 '조선 느와르'가 역사적 현실에 깊이 착근하지 못한 아쉬움으로 남는다.</p> <p contents-hash="3e150ff1c446ab610f109dc987b503a541c71fa22ca04cc3164dcd81d5e6959c" dmcf-pid="PkUtx61y3D" dmcf-ptype="general">하지만 <탁류>는 조선 사회의 '탁류'를 다루는 과정에서 역사적 무게감보다는 현대적인 재미와 장르적 완성도를 선택함으로써, 사극의 새로운 문법인 '조선 누아르'의 가능성을 성공적으로 열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이다.</p> <p contents-hash="ae83d073b313fdbe0c95ef654d5555c4a9e82ddacad0f92f37b4b8b0b2229731" dmcf-pid="QEuFMPtW0E"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네이버 블로그 <드가의 다큐맨터리 이야기>에도 실립니다.필자는 현재 동국대 학부 강의로 방송제작을 강의하고 있으며, 해당 강의에서 모든 스토리의 기본을 형성하는 네러티브의 구성요건과 개연성 있는 네러티브의 조건에 대한 내용을 가르치고 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앳하트, 미국 프로모션 투어 나선다 10-23 다음 박보미, 아들 보낸 후 딸 품더니…"낮밤 바뀌고 손목 저려도 행복해" 10-2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