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마비 장애를 가진 아들과 엄마, 이 영화가 가진 태도 작성일 10-23 15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2024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27] 영화 <무슨 생각></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YVMIKBTs74"> <p contents-hash="e8515dd2cefca45f06cb13ffbe13ffcb43c981696a197decba0e62670826100a" dmcf-pid="GfRC9byOuf" dmcf-ptype="general">[조영준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8435736c9429813a6a9a5fe963f6bfab6cdfa52e12d7acf17790914b587474b9" dmcf-pid="HWtMvlnQ3V"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23/ohmynews/20251023163903361zclb.jpg" data-org-width="1200" dmcf-mid="y2w3Lizt76"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3/ohmynews/20251023163903361zclb.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무슨 생각>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인디그라운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76959bc35ea3863a2f57421ccc7f4f0bf2380df0834ce8208b06fafe67731838" dmcf-pid="XYFRTSLxz2" dmcf-ptype="general">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div> <p contents-hash="2786a7cbf6ba3c2e916c858daa91d3c61a28be4d64f09d9f6a408d71f15aa875" dmcf-pid="ZG3eyvoM09" dmcf-ptype="general">01.<br>"집에만 있지 말고 밤에는 산책이라도 좀 해. 맨날 누워 있으면 게을러지는 거야. 무슨 생각 하고 살아. 도대체가."</p> <p contents-hash="17c8472a540299b3781e9e2be934097ca5d3e4f34cbc72ec726a89fc1048f04a" dmcf-pid="5H0dWTgRpK" dmcf-ptype="general">옆으로 드러누운 아들 여백(김규백 분)의 등 뒤로 엄마(오민애 분)의 답답한 마음이 실린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내뱉어진 말뜻만 보자면 게으른 상대의 태도를 질책하는 뜻으로 여겨지지만, 사실 이 영화는 좌측 편마비를 가진 여백의 몸으로부터 시작된다.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지지 않는 하루라는 시간의 무게, 그 짓눌림이 균등하지 못하게 한쪽으로 쏠리고 만 자리다. 그 말의 속뜻을 이미 충분히 알고 있는 아들은 지인의 연락을 받은 엄마가 급하게 집을 나선 뒤,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고자 한다.</p> <p contents-hash="2e93cb051e619e7bb47f9867e4e3637c1691b3050652e9f078ba2f556a0b6d6d" dmcf-pid="1XpJYyaeub" dmcf-ptype="general">영화 <무슨 생각>은 장애인 가족이나 돌봄을 다뤄왔던 기존의 작품들과 그 결을 조금 달리하는 작품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감정을 건드려 눈물을 자아내는 식의 익숙한 공식으로부터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자 하는 영화라는 뜻이다. 극복을 향해 내달리는, 감동을 정확히 완성해 내기 위한 결과적 클리셰를 피해 가며 도식적인 감정 설계에 매몰되지 않는 모습이다. 대신 무엇을 시도하고 있는가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자 한다. 이는 묻는 태도를 가진 '무슨 생각'이라는 타이틀과도 맞닿아 있다. 물음을 가지기 위해서는 관찰과 주의가 필요하다. 오랜 시간 여백의 모습을 바라봐왔을 극 중 엄마의 태도처럼 말이다.</p> <p contents-hash="77b92d3c9e90964cf1e8dac71324b3091cd03b87cd56f75eadc6657b2cd1141e" dmcf-pid="tZUiGWNd0B" dmcf-ptype="general">02.<br>이 작품이 거창한 갈등을 배치하지 않고 소소한 목표를 세우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일상의 훈련과 관련된 컷을 마련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라디오를 듣고, 스트레칭을 하고, 감각과 근력 운동을 이어가는 여백의 하루는 다짐과 좌절, 극복과 피로감을 오가며 미세하게 요동치지만, 이는 정상성을 회복하고 말겠다는 재활 서사의 관습에 맞닿아 있지는 않다. 여전히 낮은 문턱 하나에도 쉽게 무너져 내리고 말고, 샤워기 레버 하나 마음대로 작동할 수 없는 그에게 회복이라는 단어는 지금 너무 거대하고 요원하다.</p> <div contents-hash="ba4e3d6e3033471a7099b8087b7e753cf3284b4af45b4e4b1b8f27ddce165644" dmcf-pid="F5unHYjJ7q" dmcf-ptype="general">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여백이라는 인물에게 이러한 장면들을 쥐여주는 이유는, 그가 목표로 하는 것이 당장의 성취가 아니라 타인인 엄마에게 가닿을 수 있는 발화를 마련하기 위함이어서다. 단순한 비난이 아니라 답답하고 안쓰러운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엄마의 핀잔에 대한 대답을 조금 더 유효한 형태로 완성해 내고자 하는 노력. 여백의 말은 그렇게 순간의 발화라는 쉬운 도구가 아닌 가쁜 호흡과 무너짐의 일상, 흔들리는 시선과 기억과는 다른 이질감과 같은 편차 속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58dc443ce2ed8ef2411389824636b09041e1a297e3a5be7f2618035c03baca49" dmcf-pid="317LXGAiUz"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23/ohmynews/20251023163904640aqbi.jpg" data-org-width="1200" dmcf-mid="WG2c0Fmj38"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3/ohmynews/20251023163904640aqbi.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무슨 생각>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인디그라운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afcfdaa79b26063d4e2584ea57f3b1bb51e15b13a5ff3f928180637e34d676e9" dmcf-pid="0Fqg5XkLu7" dmcf-ptype="general"> 03. <br>"맨날 누워만 있는 놈이 뭐가 힘들어. 인생 다 살았어?" </div> <p contents-hash="68dc45d90791a9ca27bcceab06e275d018e397949adf9afcbc914597091f6933" dmcf-pid="p3Ba1ZEo0u" dmcf-ptype="general">황연성 감독은 두 모자(母子) 사이에 각각의 장치를 하나씩 마련한다. 먼저 엄마에게는 분명한 현실을 새겨놓는다. 홀로 성인 아들을 돌봐야 하는 엄마의 한계성과 그런 가정이 겪을 수밖에 없는 경제적 어려움이 이에 속한다. 아들 여백에게는 지나간 시간 속의 타이틀을 다시 새긴다. 검도 대회에서 우승하고 한식 선발대회에서 금상을 땄던 기억이다. 두 인물은 두 장치 사이에서 배회하다 연결된다. 불편한 몸으로 완성한 냉채국을 통해서다.</p> <p contents-hash="9333cd44499fdf0ddbef72ce584b20b98cef992608106a0634fcb3ae18b0019c" dmcf-pid="U0bNt5Dg7U" dmcf-ptype="general">영화 전체를 슬픔의 정서 속으로 끌고 들어가기 위함은 아니다. 오히려 평범하게 그려내기 위해 노력한다. 이전의 표현에서도 비슷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여기에서의 '평범'은 어떤 평균치나 정상 범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재 상태에서 자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정도, 지금의 장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이에 속한다. 흔히 일으켜질 수 있을 '정상성'의 프레임, 그것이 가진 결함과 극복의 이분법적 시선으로부터 탈피하고 있는 것이다.</p> <p contents-hash="e04bc0991394be7f4103ef1756ce078991989441bbbed65b455474fbb1fcbb94" dmcf-pid="upKjF1wa0p" dmcf-ptype="general">이러한 태도는 관객으로 하여금 두 사람의 모습을 동정하거나 외부적 잣대로 읽지 않을 수 있게 만든다. 여백이라는 인물의 하루가 결코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그런 시간 속에 쌓여온 인간적 의지와 행동, 관계의 서사를 오히려 더 세밀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외부에서 이야기하는 사회성과 정상성의 회복이 아닌 아들과 엄마 사이의 관계적 정상성을 추구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이야기의 마침표가 극의 엔딩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이후의 삶 속에 있음을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p> <p contents-hash="d9e8505d2ed686c29f2f156eecd674b7fab778d445de7aac5ae4bd96672a84ab" dmcf-pid="7U9A3trN00" dmcf-ptype="general">04.<br>내내 서로의 의중을 알 수 없어 헤매던 두 사람은 영화의 마지막에서 이루어지는 작은 행동을 통해 조금이나마 서로의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어떤 상황도 당장 나아지는 것은 없겠지만, 그렇게 조금씩 매일 쌓아가는 이야기가 끝내 이들을 가장 가까운 자리로 인도할 것이 분명하다. 황연성 감독은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라도 하는 듯이, 그 작은 오늘의 약속과 온기를 내일의 불안을 진정시킬 대상으로 그리고자 한다.</p> <p contents-hash="5be4b232b522e3e721a935029cda0cc0a5102204ece2e2a2f01a6dcd3c97f711" dmcf-pid="zu2c0Fmj33" dmcf-ptype="general">담담하게 바라보는 시선, 이야기를 희비의 정점으로 밀어붙이지 않는 태도, 평범이라는 단어를 재정의할 수 있는 깊은 마음 등, 이 작품에는 많은 장점이 놓여 있다. 그중에서도 제일 마음이 이끌리는 것은 역시 편측마비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그것을 인물의 전부로 환원하지 않는 기술이다. 이는 이야기가 소비에서만 비롯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극 중 여백의 목표가 그렇듯, 영화 전체가 다가가고자 하는 성취는 성과가 아닌, 서로의 믿음 속에서 오늘을 반복하고 낮고 작은 태도로 연습하는 일 속에서 발견된다고, 꼭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p> <p contents-hash="236fd6be1ec7780191c37a545c8c1a97907edcaf116b386f32513fe2dca991bd" dmcf-pid="q7Vkp3sAzF" dmcf-ptype="general">내일은 다시, 아들과 엄마가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 보여준 태도와 존중이라면 어떤 하루라도 견디고 버티며 나아가지 못할 리 없다. 두 사람의 마지막 행동은 단방향의 이벤트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의 깨달음이기도 하다.</p> <p contents-hash="054dc0d0cf2a34918dacaa90418ceb8a21c705f9bc4154301677e2f6351ccba1" dmcf-pid="BzfEU0Oczt"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한국 독립예술영화의 유통 배급 환경 개선을 위해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설립한 인디그라운드는 2025년 3월부터 총 18개의 큐레이션을 통해 ‘2024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90편(장편 22편, 단편 68편)을 소개/상영할 예정입니다. 열여섯 번째 큐레이션인 '돌아갈 자리'는 10월 16일부터 10월 31일까지 보름간 인디그라운드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 가입 후 무료로 시청 가능합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신지, ♥문원에 포르쉐 선물 “차 타자마자 엄청 울었다” (어떠신지) 10-23 다음 '복면가왕' 10년만 쉬어간다 "내년 시즌제로" 10-2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