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지뢰 찾다 정구 챔피언으로. 복무 중 전국체전 우승 이끈 육군 상병 김태민 작성일 10-24 28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 공병대에서 지뢰 제거하다가 경기도 정구 대표 차출<br>- 부대장의 따뜻한 배려와 동료 응원으로 이룬 6연패<br>- "군대 와서 참을성, 책임감 배웠다."<br>- 제대 후 메이저 대회 불운 씻겠다는 다짐</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24/0000011822_001_20251024052809613.jpg" alt="" /><em class="img_desc">육군 상병으로 복무 도중 부산 전국체전에 출전해 경기 선발의 정구 6연패를 이끈 김태민. 김태민이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경례하고 있다. 김태민 제공</em></span></div><br><br>'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프로야구 해태 시절 방위병(단기사병)으로 근무하면서 퇴근 후에는 경기에 나선 적이 있습니다. 1984년부터 1995년까지 11년 동안 방위병들의 프로야구 출전이 제한적으로 허용됐기 때문입니다.<br><br>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방위병 선수가 경기에 출전한 것은 1984년 신경식(당시 OB)이 처음입니다. 당시 서종철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국방부 사이의 양해 사항은 복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도에서 출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br><br>  이 제도가 폐지된 1995년 프로야구 시즌에는 당시 8개 구단의 방위병 숫자가 55명에 이르렀습니다. 이 가운데 이종범, 유지현, 염종석 등 톱스타들도 포함돼 있었죠. 시즌 초반 전격적으로 방위병의 출전이 허용되지 않으면서 팀마다 전력에 타격을 입기도 했습니다. 방위병 프로야구 선수들의 출전과 방위 복무 중인 연예인 광고 출연 등 영리 행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면서 국방부 측에서 '군인의 영리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복무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게 된 겁니다. <br><br>  '그때를 아십니까'라는 표현이 나옴 직한 과거 사연을 꺼낸 이유는 23일 막을 내린 부산 전국체전에서 현역 군인이 출전해 우승 트로피까지 안았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한국 남자 정구의 간판스타 김태민(29)입니다.<br><br>(사진)김태민이 경기 선발 전국체전 우승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시청 임교성 감독 제공<br><br>  창녕군청을 거쳐 수원시청으로 이적한 뒤 지난해 10월 21일 입대한 김태민은 수원시청과 이천시청이 연합팀을 이룬 경기 선발로 출전해 정구 남자일반부 단체전 우승을 이끌었습니다.<br><br>  경기 선발은 부산 을숙도체육공원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정구 남자일반부 단체전 결승에서 음성군청을 2-1로 누르고 6년 연속 우승의 위업을 이뤘습니다. <br><br>  결승에서 김태민은 박환(이천시청)과 짝을 이룬 1 복식에서 첫 승을 올리며 기선 제압을 했습니다. 경기 선발은 믿었던 수원시청 김진웅이 패했지만 2 복식에서 수원시청 전진민-김한솔이 이겨 승부를 갈랐습니다. 경기도는 이번 전국체전에서 4년 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러한 눈부신 성적에는 김태민도 한몫 단단히 한 겁니다. <br><br>  김태민은 현재 육군 제1군단 제1공병여단 109대대 소속으로 경기 고양시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특기는 지뢰 병. 주로 경기 파주시 일대에서 지뢰를 탐지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국체전 출전은 소속 부대장의 배려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습니다. 김태민은 15일 공가를 얻어 경기 선발팀에 합류해 1주일 손발을 맞춘 뒤 전국체전 무대를 밟았습니다.<br><br>  김태민은 "경기 선발이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우승을 했기에 이번에 꼭 타이틀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1년 가까이 제대로 라켓을 잡지 않았기에 혹시나 팀에 피해가 될지 걱정했다. 강팀을 연달아 만나는 대진이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어 너무 행복하다. 나 때문에 출전 기회가 줄어든 수원시청, 이천시청 동료 선후배들에게도 면목이 섰다"라고 기뻐했습니다.<br><br>  이번 대회에 경기 선발은 16강전에서 전통의 강호 순천시청, 8강전에서 순창군청, 4강전에서 대전 동구청 등 강호들을 줄줄이 상대하는 험난한 과정에도 김태민의 노련한 플레이를 앞세워 연전연승할 수 있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24/0000011822_002_20251024052809678.jpg" alt="" /><em class="img_desc">공병대에서 복무하고 있는 김태민. 김태민 제공</em></span></div><br><br>김태민은 출전 기회를 만들어 준 소속 부대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는 "김선만 대대장님(중령)과 중대장님 등이 일과 시간 외에는 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동기 한 명이 공을 던져주면 스트로크하는 훈련을 할 수 있었다. 내년 일본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도 적극적으로 밀어주신다고 하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습니다.<br><br>  과거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선만 대대장은 강원 원주시 육군 1107 공병단 중대장(대위) 시절 휘하에 있던 양궁 선수 출신 병사의 강원도민체전 출전을 도운 사연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김선만 대위는 "집중하고 싶은 일에 전념하면 잡념이 사라질 것"이라며 운동을 적극 권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이 병사는 도민체전에서 개인종합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보도를 보면 마치 세월을 뛰어넘는 일관된 간부의 귀감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기사의 제목도 '잃었던 양궁의 꿈, 군에서 되찾았어요.'입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24/0000011822_003_20251024052809751.png" alt="" /><em class="img_desc">김태민의 전국체전을 전폭적으로 지원한 소속 부대 김선만 대대장의 과거 미담을 다룬 동아일보 기사. 동아일보 캡처</em></span></div><br><br>김태민 역시 정구 사랑을 새삼 군에서 되찾은 것 같습니다. "군대 와서 좋은 분들을 만난 것 같다. 입대하니 그 전에 아무 생각 없이 보냈던 사회의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고 참을성을 배웠다. 복무하며 책임감도 많이 생겼고 우리나라의 소중함을 정말 많이 느끼게 되었다."<br><br>  내년 1월 병장으로 진급한 뒤 4월 20일 제대하는 김태민은 결승에서 짝을 이룬 박환과는 2021년과 2022년 국가대표 시절 한솥밥을 먹었기에 팀워크가 잘 맞았다고 합니다.<br><br>  수원시청 임교성 감독은 "6년 연속 우승이라는 큰 성과를 거둬 너무 기쁘다. 박규철 코치와 열심히 노력해 준 선수들이 일궈낸 결과물이다. 태민이의 가세로 분위기도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천시청 이명구 감독은 "한 달 동안 이천시청과 수원시청 선수들이 합동훈련 하며 고생한 보람이 있다. 수원시청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라고 공을 돌렸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24/0000011822_004_20251024052809882.png" alt="" /><em class="img_desc">수원시청 시절 동아일보기 전국대회에 출전한 김태민. 장신에 미남 정구 스타로 인기가 뜨겁다. 채널에이 자료</em></span></div><br><br>김태민은 한국 남자 정구의 인기 스타로 주목받았습니다. 192cm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지닌 그는 장한섭 대한정구협회 부회장(183cm), 유영동 NH농협은행 감독(192cm) 등 장신 대형 선수의 계보를 잇는 재목으로 준수한 외모까지 겸비했습니다. 정구에서는 보기 드문 공격적인 서브 앤 발리 스타일의 소유자입니다.<br><br>  김태민은 '정구 가족'입니다. 고종사촌 형인 문대용(문경시청)을 따라 문경 점촌 중앙초등학교 2학년 때 정구에 입문했습니다. 사촌 동생이 여자 국가대표 에이스로 이름을 날란 뒤 지난해 은퇴한 문혜경(NH농협은행)입니다. <br><br>  중학교 시절부터 전국 최강으로 군림한 김태민은 오랜 세월 국가대표로 활동했지만, 세계선수권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큰 대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는 "선수로서 아직 메이저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는데 꼭 정상에 서고 싶다. 6개월 남은 군 생활 동안 몸 관리를 철저히 해 전역 후에는 바로 선수로 복귀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할 것이다"라고 다짐했습니다.<br><br>  잠시 부대 밖을 떠나 정구 코트에서 새롭게 발견한 열정을 쏟아부은 김태민은 25일 복귀를 앞두고 "지뢰 제거 작전이 한 달 정도 남았는데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묵직한 목소리를 들으니 어느새 얼룩무늬 군복을 입은 상병 김태민으로 돌아가 있었습니다.<br><br>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관련자료 이전 '안읽씹' 카톡, AI가 자동요약…챗GPT는 이르면 28일 탑재 10-24 다음 1세트 내줬어도 흔들리지 않은 ‘황금콤비’···김원호-서승재, 51분 만에 프랑스오픈 8강 확정! 10-24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