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 한국 테니스 "세계의 관심을 정책으로 연결해야" 작성일 10-25 47 목록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25/0000011828_001_20251025142311121.jpg" alt="" /><em class="img_desc">로저 페더러가 최근 '페더러와 함께하는 세계 여행'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아서 유소년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했다. 사진/유니클로.</em></span></div><br><br><b>레전드가 찾아오고 있는 한국, 그러나 여전히 준비되지 않은 나라</b><br><br>최근 몇 년간 한국은 세계 테니스 스타들의 새로운 '아시아 거점'으로 주목 받고 있다.<br><br>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 그리고 차세대 주자인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야닉 시너까지, 모두 한국을 찾아 테니스 행사, 친선 매치, 혹은 브랜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한국 팬들의 열정과 세련된 도시 분위기, 친절한 문화가 인상 깊었다"고 말한다. 그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관객의 열기'였지, '시설의 수준'은 아니었다.<br><br>서울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는 1980년대 말에 지어진 이후, 부분 보수만 반복되어 국제대회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실내와 실외 코트 수, 코트 표면, 조명, 관중석, 선수 편의시설 모두 투어의 표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 언론과 선수들의 공통된 평가다.<br><br>이처럼 레전드들이 방한하고, 한국 테니스가 국제무대의 주목을 받는 지금이야말로 정책적 결단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br><br><b>테니스는 '참여의 스포츠' – 관중이 곧 선수다</b><br><br>테니스는 야구나 축구처럼 관람 중심의 스포츠가 아니다. TV 중계나 스타 의존형 흥행보다, 직접 참여를 통한 몰입이 그 본질이다.<br><br>한국은 이미 그 징후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수원·용인·분당 등 수도권 곳곳에서 테니스 코트 예약은 '1분 컷'으로 마감되고, 새벽 시간대에 코트를 찾는 시민들이 줄을 선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테니스는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평생 즐길 수 있는 중독성 높은 스포츠이며, 참여자가 스스로 '홍보대사'가 되는 자생적 확산 구조를 갖고 있다. 즉, 시설을 늘리면 팬이 늘고, 팬이 늘면 산업이 성장하는 구조다.<br><br>야구나 축구의 경우, 수만 명의 관중이 있어도, 그 중 실제 경기 참여자는 극소수다. 반면 테니스는 코트를 하나 늘리는 것만으로도, 수백 명의 신규 참여자를 만드는 '생활 밀착형 스포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공공 테니스장은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에는 인구 1만 명당 공공 코트가 0.3면 수준에 불과하며, 이는 도쿄(1.5면), 베이징(2.0면)에 비해 현저히 낮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25/0000011828_002_20251025142311163.jpg" alt="" /><em class="img_desc">기아자동차와의 후원 계약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라파엘 나달. 사진/기아.</em></span></div><br><br><b>중국의 비약, '정책적 취향'이 만든 결과</b><br><br>테니스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중국의 테니스 대회를 구경하고 오면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있다. 중국의 테니스 시설은 한국에 비해 비교가 안될 정도로 훌륭하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의 테니스가 처음부터 이렇게 된 것은 아니었다. 2000년대 초, 중국 정부는 공무원들에게 골프를 '녹색의 아편(Green Opium)'으로 규정하며 금지했다. 대신 건전한 생활 스포츠로 테니스를 적극 권장했다. 그 결과, 테니스를 즐기는 공무원들이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테니스 관련 예산 승인과 집행이 쉬워졌다.<br><br>행정가가 직접 라켓을 잡기 시작하자, 각 도시마다 실내 테니스 코트와 스타디움 건립이 잇따랐다.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비공식 실내 코트'가 중국 곳곳에 더 있다는 사실은, 중국 상황을 잘 아는 테니스인들에게는 매우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한다.<br><br>이렇게 형성된 기반 위에, 베이징 차이나오픈, 상하이 마스터스, 우한오픈 같은 세계적 대회가 자리 잡았다. 정책적 취향이 곧 인프라가 된 것이다. 중국은 테니스가 정책적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br><br><b>일본의 전략, '민관 협력형 인프라' 모델</b><br><br>반면, 일본은 중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테니스 발전을 이뤄냈다. 강력한 행정동원이 아닌, 민간기업과 지방정부의 협력 구조를 선택했다. 요넥스, 세이코, 닛산 등 자국 브랜드들이 장기적으로 테니스 대회를 후원했고, 이들은 단순 광고가 아닌 '브랜드 가치 향상 프로젝트'로 테니스를 활용했다.<br><br>특히 일본테니스협회는 공공 체육시설을 리모델링해 국제규격 코트를 확보하고, 청소년 리그와 지역 클럽을 연결하는 '생활-엘리트 통합 구조'를 완성했다. 이 구조가 오늘날 재팬오픈과 오사카 인터내셔널 등, 세계적 이벤트를 안정적으로 개최하게 한 원동력이다.<br><br><b>한국이 놓친 것 – 테니스를 아는 행정의 부재</b><br><br>한국 테니스의 가장 큰 문제는 '돈'이 아니다. 결정권을 가진 행정가 중, 테니스를 이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테니스를 해보지 않은 공무원에게는 테니스 코트 한 면이 야구장보다 덜 중요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큰 규모의 국제 테니스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고 한국 테니스 팬들이 열광한다고 하더라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의 관중이나 국가대항전의 한국 축구에 비하면, 매우 하찮고 작은 규모의 '그들만의 리그' 운동으로 비쳐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br><br>따라서 테니스 예산이 논의될 때마다 관련 부서 공무원이나 담당자들에게는 "왜 테니스만?"이라는 질문이 반복된다. 이런 인식의 한계를 바꾸기 위해서는, 행정의 구조적 개입이 필요하다. 즉, '예산 집행자'를 바꾸기보다, 그들의 경험을 바꿔야 한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25/0000011828_003_20251025142311200.jpg" alt="" /><em class="img_desc">내년 1월 한국에서 남자 테니스의 쌍두마차인 알카라스와 시너가 '슈퍼매치'의 이름 아래 시범 경기를 갖는다. 사진/현대카드.</em></span></div><br><br><b>지금이 기회다 – 세계가 한국 테니스를 보고 있다</b><br><br>페더러와 나달, 알카라스, 시너 같은 레전드가 한국을 방문하고, K-POP으로부터 시작되어 다양한 분야로 한국의 문화가 확장되어 외연을 넓혀가고 있으며, 한국의 테니스 팬들이 세계 무대에서 '열정적인 관객'으로 주목 받는 지금이야말로 테니스를 스포츠 문화 정책 어젠다로 끌어올릴 절호의 타이밍이다.<br><br>이들의 방한을 단순한 이벤트로 끝내서는 안 된다. WTA와 ATP, 그리고 글로벌 브랜드들에게 "한국 시장은 잠재력이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 그들이 다시 돌아올지 여부는 한국이 이 기회를 어떻게 제도화 하느냐에 달려 있다.<br><br><b>정책적으로 가능한 세 가지 실질적 제안</b><br><br>▲테니스 행정체험 프로그램 도입<br><br>테니스를 경험해보지 못한 관련부서 공무원들에게 테니스를 배우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주요 체육행정 공무원을 대상으로 '테니스 체험형 워크숍' 같은 것을 해보는 것을 제안한다. 가능하면 이런 워크숍이 정례화되어 테니스의 현장성을 직접 경험하게 함으로써, 행정적 이해를 체험 기반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을 제안한다. 이렇게만 된다면, 각종 테니스관련 숙원사업은 더 쉽게 진행되리라고 확신한다.<br><br>▲<b>공공-민간 테니스 파크(Community Tennis Park) 조성</b><br><br>지자체 유휴부지를 활용해, 기업 ESG 예산과 연계된 '공공 테니스 파크'를 조성한다. 기업은 사회공헌 이미지를 확보하고, 지자체는 생활체육 인프라를 확충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삼성 테니스 파크 in 수원', '현대 테니스 스퀘어 in 울산', 'SK 테니스 컴플렉스 in 이천' 등처럼.<br><br>▲<b>'테니스 허브 도시' 지정 제도 신설</b><br><br>문화체육관광부 차원에서 기후, 접근성, 숙박, 교통 조건이 우수한 도시를 '테니스 허브 도시'로 지정하고, 국제대회 및 전지훈련지로 집중 지원한다. 춘천, 통영, 제주 등은 이상적 사례가 될 수 있다.<br><br><b>"테니스를 정책의 언어로 번역하라"</b><br><br>한국 테니스는 이미 '팬'과 '열정'이라는 기반을 갖추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책 언어로의 번역'이 필요하다. 행정이 테니스를 이해하고, 기업이 참여하며, 도시가 브랜드로서 테니스를 포용할 때, 비로소 한국은 아시아 테니스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다. 보다 큰 규모의 대회도 유치할 수 있게 된다.<br><br>지금 한국은 세계 테니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레전드들이 방한하는 지금, 이 기회를 놓친다면 한국 테니스는 다시 10년을 잃을 수도 있다. 지금 결단하면 한국은 '관객이 아니라, 참여자가 만드는 테니스 국가'로 거듭날 것이다.<br><br>글/최준 편집위원(대한테니스협회 홍보위원)<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관련자료 이전 이상순, 원조 이상형은 ‘김원희’..“예쁘고 웃긴 여자, ‘패떴’ 이효리보고 반해” (‘이효리’) 10-25 다음 ‘폭군의 셰프’ 대세 배우인데…‘인사모’ 초대에 긁혔다 (놀면 뭐하니?) 10-2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