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택한 '경험'… 김원형 감독 임명 막전막후 작성일 11-01 68 목록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5/11/01/0000053255_001_20251101040010971.gif" alt="" /><em class="img_desc">두산 베어스 김원형 신임 감독이 지난 10월 20일 기자회견에서 선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photo 뉴시스</em></span></div><br><br>하위권으로 추락한 팀이 우승 경험 있는 베테랑 지도자를 감독으로 데려오는 건 다른 팀이라면 특별히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팀이 두산 베어스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베어스 프랜차이즈 역사에서 경력자 외부인 감독 선임은 보기 드문 전통 파괴이자 파격이다. 올시즌 9위로 추락하며 위기에 처한 팀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br><br>두산은 지난 10월 20일 제20대 사령탑에 김원형 한국야구 대표팀 투수코치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베어스의 전통에서는 아주 이례적인 선택이다. 두산은 OB 베어스 시절부터 전통적으로 초임 사령탑을 선호한 팀이다. 베어스 감독은 거의 언제나 베어스에서 처음으로 프로 감독직을 맡은 '초보'였다. 원년 사령탑 김영덕을 논외로 하면, 1984년 부임한 2대 감독 김성근부터 프로 첫 감독 경력을 베어스에서 쌓았다. 이어 1989년 지휘봉을 잡은 이광환도 베어스에서 코치를 거쳐 감독 경력을 시작했다. 1991년 사령탑에 오른 윤동균 역시 프랜차이즈 선수 출신으로 코치를 거쳐 감독에 부임했다.<br><br>그 외 2004년 부임한 김경문, 2012년 김진욱, 2014년 송일수, 2015년 김태형도 베어스에서 감독직을 맡은 게 처음이다. 김경문과 김태형은 지금도 현역 사령탑으로 활동하며 리그 대표 명장으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2023년에는 아예 감독 경력은 물론 지도자 경력조차 없는 이승엽을 선임하는 파격까지 시도했다. 이승엽을 제외하면 거의 전원이 두산에서 선수 생활을 했거나 코치로 일한 '내부자'라는 것도 특징이다. 내부자 출신의 초보 사령탑을 선호하는 구단의 기조가 뚜렷했다.<br><br>프로야구 초기부터 다른 구단에 비해 프런트의 힘이 강하고 탄탄한 구단 시스템을 자랑하는 두산은 감독이 경험이 부족해도 구단이 커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오랫동안 프로야구에서 일하며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프런트의 역량이 뛰어난 두산이라서 가능했던 감독 선택 전략이다.<br><br><strong>전통적으로 내부자 출신 선호 </strong><br><br>이런 두산 역사에서 김원형은 아주 드물게 경력직 사령탑이다. 그 이전에 경력직으로 베어스 지휘봉을 잡은 사례는 '국민 감독'으로 존경받는 김인식 정도가 유일하다. 김원형과 마찬가지로 김인식도 베어스가 위기일 때 부임했다.<br><br>김인식 부임 당시 OB는 주전 선수들의 집단 항명과 이탈 사태로 쑥대밭이 된 상황이었다. 인화력이 장점인 김인식은 부임 이후 무너진 팀워크를 빠르게 안정시키고 분위기 수습에 성공했다. 부임 첫해 바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 한국시리즈에서는 롯데 자이언츠를 4승 3패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2001년 정규시즌 3위로 시작해 한국시리즈 업셋 우승을 거뒀다. 9년 재임 중에 두 차례나 우승을 일궈낸 지도자다. 베어스 프랜차이즈에 첫 전성기를 안긴 감독이자 지금의 베어스 팀 컬러를 만드는 데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br><br><strong>김원형, 무너진 팀 일으킨 경험 </strong><br><br>김원형도 이미 무너진 팀을 한 번 일으켜 세운 경험이 있는 사령탑이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팀 SK 와이번스는 2019년 정규시즌 내내 여유 있는 1위를 달리다 막판 2위로 추락했고,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 3연패 업셋을 허용했다. 이듬해에는 9위까지 추락하면서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김원형이 선임된 직후에는 SK가 야구단을 신세계그룹에 매각하면서 SSG 랜더스로 팀이 바뀌는 큰 변화까지 있었다.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맞이한 임기였다.<br><br>하지만 고참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 분위기를 빠르게 안정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유의 끈끈한 팀 컬러가 살아나면서 2년 차인 2022년에는 시즌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으면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23시즌에는 정규시즌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도 포스트시즌이 끝나고 경질당하는 아픔도 겪었다.<br><br>최근 KBO리그에선 이렇게 검증된 사령탑을 영입해 성공을 거둔 사례가 적지 않다. 올해 정규시즌 1위팀 LG 트윈스는 과거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와 SK 와이번스에서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한 뒤 와신상담하던 염경엽을 선임해 2023년 한국시리즈 우승 숙원을 풀었다. 한화 이글스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를 수없이 가을야구로 이끈 김경문을 선임해 7년 만의 가을야구와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경력자 김원형은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이승엽 선임이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가면서 성적은 물론 팀 컬러도 사라졌다는 평가를 듣는 두산의 상황에 잘 어울리는 사령탑 선임이다. 외부인 출신으로 베어스 문화와 선수단을 잘 몰랐고 완벽하게 녹아들지 못했던 이승엽과 달리 두산 코치 경험이 있는 두산을 아는 지도자라는 점도 장점이다.<br><br><strong>두산, 치고 올라갈 잠재력은 충분 </strong><br><br>김원형이 처음 맡을 당시 SSG와 현재 두산은 비슷한 점이 있다. 매년 꾸준히 가을야구에 올라가는 강팀이었지만 잠시 하위권으로 추락한 상황이다. 그러나 선수단 면면과 전력을 보면 다시 치고 올라갈 잠재력이 충분하다. SSG에 최정, 김광현 등 고참들이 있었던 것처럼 두산도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와 정수빈이 건재하다. 마운드엔 에이스 곽빈과 마무리 김택연 등 확실한 코어 선수들이 자리한다. SSG에서 한 것처럼 베테랑 중심으로 좋은 팀 분위기와 문화를 만들고 선수단을 잘 추스르면 충분히 다시 올라갈 수 있는 팀이다. 특히 전임자들에게 아쉬운 대목이었던 투수 육성, 운영, 관리 등에 경험과 전문성을 갖췄다는 점도 두산이 높게 평가한 부분이다.<br><br>김원형도 SSG 시절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두산에서 성공을 다짐했다. 김 감독은 기자와 통화에서 "밖에 나와 있으면서 이전 팀에서 잘했던 부분, 잘못했던 점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팀 구성원들을 대하는 면에서 좀 더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돌아보니 내가 경기가 시작하면 거기에 몰입하는 스타일이라, 함께하는 사람들이 조금은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겠더라 싶었다"며 "쫓기지 말고, 너무 하나에 집착하지 말고, 여유 있게 구성원들을 대하려고 한다. 그러면 선수들, 코치들도 좀 더 편안하게 경기에 임하지 않을까"라고 다짐했다. <br><br>두산의 경험 보강은 감독 하나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김원형을 보좌할 수석코치로 바로 올해까지 키움 히어로즈 감독을 지낸 홍원기를 영입했다. 공교롭게도 2022년 김원형이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 홍원기는 상대팀인 키움 사령탑으로 맞대결 상대였다.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 사령탑과 준우승 사령탑이 한 더그아웃에 같은 유니폼을 입고 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되는 것이다. 홍원기 영입은 두산 구단의 추천을 김원형이 흔쾌히 수용해서 이뤄졌다.<br><br>초보 사령탑 시대의 혼란을 뒤로하고 경험으로 무장한 두산 김원형호는 10월 29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훈련으로 본격적인 내년 준비를 시작했다. 1군 코칭스태프와 주요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강도 높은 훈련으로 선수단을 파악하는 기회로 삼을 예정이다. 구단 역사에서 위기 때마다 경험을 선택했던 두산의 이번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br><br> 관련자료 이전 최화정, 1박 2200만원 한강뷰 호텔…"우리 집 같아" [MD리뷰] 11-01 다음 엔비디아, "SK하이닉스 HBM-차세대 메모리 솔루션 협력 강화" 11-0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