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할 수 없는 상류층의 일탈을 다룬 연극이 남긴 것은 작성일 11-05 16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연극 <포쉬></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qVhD7BhD0Q"> <p contents-hash="a202fe954a4dcabc86fcc6b2e8df91a80f2f1f653039333cccc97c37945871df" dmcf-pid="BflwzblwpP" dmcf-ptype="general">[한별 기자]</p> <p contents-hash="5028898ca7a1ad0e8f17a4ae40cc9f05cf9d569cd50239fd2d813b6d34a0786a" dmcf-pid="b4SrqKSr76" dmcf-ptype="general">옥스포드 학생 중 상류층으로 구성된 '라이엇 클럽'의 멤버들은 어느 날, 학교로부터 멀리 떨어진 '불스헤드 펍'에 모인다. '청년 사업가 모임'으로 위장한 열 명의 학생들은 레스토랑에서 일탈한다. 금연 장소에서 흡연하는 것은 물론 벌주라는 이유로 온갖 것을 한 사람에게 먹이며, 테이블을 정리하러 온 식당 주인의 아들을 성추행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포쉬'라는 이유로 모든 행동을 정당화한다.</p> <p contents-hash="26904c77cdcce03a086bdd136d2da02bf9b240a2a47d5f649c1ec54f127b057f" dmcf-pid="K8vmB9vmU8" dmcf-ptype="general">현재 링크아트센터드림 4관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포쉬>의 빈 무대는 단출하다. 긴 테이블과 열 개의 의자, 와인잔이 보인다. 샹들리에가 내려와 있어 천장은 낮게 느껴지고 가로로 긴 거울이 벽에 붙어 있다. 이 때문에 공연 중 객석을 보고 연기하는 배우들의 뒷모습이 보인다. 마치 한 인간의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다.</p> <p contents-hash="608de8c2dcc7a6866cb5015376c291ef77e0efbc633169f306eebaef692c6d5f" dmcf-pid="96Tsb2TsU4" dmcf-ptype="general">'포쉬'는 영국에서 상류층의 품위 있고 세련된 생활방식, 말투, 태도를 의미하는 단어다. 그러나 연극 <포쉬>는 특권의식에 가득찬 젊은 층을 다룬다. 극을 보는 내내, 이런 연극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했다.</p> <div contents-hash="b198c8a315ffd5aa8fbac1d93ded4f23948f4a2d41f115cb4b70924f92d6a5da" dmcf-pid="2PyOKVyOFf" dmcf-ptype="general"> 아무런 죄책감 없이 성추행과 폭행을 일삼고, 그들 내에서도 계급을 나누어 자신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면박주는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극 중 자신들이 '포쉬'라 주장하는 라이엇 클럽의 멤버들의 모습은 전혀 우아하지 않다. 돈과 유산을 통해 사람의 계급을 나누는 행위가 얼마나 저질스러운가.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61f5ca8e78adca152a05a9d5f03f91eff8827da20c6a20c318449640e34ec06a" dmcf-pid="VMGhV8Gh0V"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05/ohmynews/20251105103903094jmzi.jpg" data-org-width="1280" dmcf-mid="7fc6hvJ6z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05/ohmynews/20251105103903094jmzi.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연극 <포쉬> 장면 시연</strong> 연극 <포쉬> 출연진이 5장 -폭행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알리스터(최하윤)와 토비아스(표바하), 에디(류한나)의 모습이다.</td> </tr> <tr> <td align="left">ⓒ 한별</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3d3acb1d196e339e6d6a7ff61726e01e04eb3bab7804088eab96469c0f2cd3d9" dmcf-pid="fRHlf6HlU2" dmcf-ptype="general"> <strong>'라이엇 클럽'에서 주목해야 하는 인물들</strong> </div> <p contents-hash="0ab1297a9de62e7532a048569652e7fc89ebb66b8381120f357727197349e470" dmcf-pid="4eXS4PXS79" dmcf-ptype="general">상류층이 모인 라이엇 클럽이지만, 이 속에는 철저한 계급이 있다. 리더 제이미의 자리는 정중앙이며, 그가 앉기 전에는 모두 앉지 않는다. 제이미는 만찬을 주도하는 인물로 열 명의 멤버들 중 가장 늦었음에도 질책받지 않는다. 홀로 붉은 보석을 목에 단 제이미의 권력은 후반부 클럽의 존폐를 지키는 데도 기능한다. 무소불위의 권력처럼 보이지만, 클럽의 리더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려는 인물로도 그려진다.</p> <p contents-hash="0a82778815fc0899c294d3cdfbf2ff769866f5f0f7781c7d75ee3581ce2cd33d" dmcf-pid="8dZv8QZv0K" dmcf-ptype="general">가이는 라이엇 클럽의 다음 리더가 되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그의 계획에는 차질이 생긴다. 원했던 와인은 식당에 없고, 멤버들의 환심을 사고자 특별히 주문한 텐-버드-로스트는 재료의 문제로 완벽히 제공되지 못했다.</p> <p contents-hash="5720634e87f97f0bfe7a397a45e486812f6def5e35d4771f942f969bf599dc81" dmcf-pid="6J5T6x5Tpb" dmcf-ptype="general">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리더가 된 가이는 클럽의 존립을 위해 희생양을 설득하며 리더의 역할을 수행한다. 전후반부를 비교하면 가이의 변화는 소름이 돋을 정도다. 전반부 애쓰며 전전긍긍하던 가이가 여유로운 미소와 강한 어조로 웃고 있다니. 같은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p> <p contents-hash="07240782bd932e3e633d87382da736f2951e46055369ad5bc0e84cfebb960849" dmcf-pid="Pi1yPM1y0B" dmcf-ptype="general">반면, 신입회원 마일스는 만찬 참여 내내 샬롯에게 조언을 받는다. 샬롯이 클럽의 규칙을 알려줄 때마다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갸웃대고, 클럽 멤버들의 불의를 볼 때마다 화를 내지만, 정작 아무 반향도 일으키지 못한다. 마일스는 클럽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물로서 그들의 주장에 균열을 내려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다. 그런 마일스가 결정적인 행동을 할 때, 유일하게 통쾌한 기분이 든다.</p> <p contents-hash="dcc38331b6812077c28d00add978c5c8f9df8896ec21d23e9d6aa4e754b27f0f" dmcf-pid="QntWQRtWpq" dmcf-ptype="general">극의 중반부부터 제이미를 대신해 멤버들을 선동하는 이는 알리스터다. 그는 '포쉬'라는 정체성 아래 클럽 멤버들에게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항의하는 식당 주인에게는 거금을 주고 참으라고 말한다. 자본주의 아래 알리스터는, 그의 모든 행위를 돈으로 정당화한다.</p> <div contents-hash="8d1ec9b0ba68cc1027725fd3fa6060f7fff69633a297a3f37f0cb6997acfea4d" dmcf-pid="xLFYxeFYpz" dmcf-ptype="general"> 하지만 이런 알리스터의 행동은 모순된 것이다. 그는 '포쉬'라는 계승된 유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계층의식에 절여 있으면서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식당 주인을 '부르주아'라고 비판하지만, 비용을 지불한 만큼 자신의 이득을 누리겠다고 말하는 것 역시 스스로의 부르주아 의식을 내보이는 행위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b6ce60fd7ce8909627e9e1d6afc8ce6dcfb1b9f31082393e66e9581249d2b5e4" dmcf-pid="yNUZdnUZ77"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05/ohmynews/20251105103904483cjar.jpg" data-org-width="1280" dmcf-mid="zpsA0usAp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05/ohmynews/20251105103904483cjar.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연극 <포쉬> 장면 시연</strong> 연극 <포쉬> 배우들이 5장-폭행 장면을 연기하고 있다. 알리스터(최하윤)와 케이트(진태연)가 대립하고 있다.</td> </tr> <tr> <td align="left">ⓒ 한별</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5aff53bc524dc6b8293ca7873ab8900b1777d0b896a39e428c1eefffd8515426" dmcf-pid="Wju5JLu5zu" dmcf-ptype="general"> <strong>공감하기 어려운 이야기, 보고 남은 건</strong> </div> <p contents-hash="6d7af718ef6d06007538b6f72c9748f1bb2ecdd2aa021b87eaf2cc7bfc0a68f4" dmcf-pid="YA71io713U" dmcf-ptype="general">라이엇 클럽의 멤버들은 모두 정장을 차려입고 있다. 엄숙하게 건배사를 하고 여왕을 위한 노래를 부른다. 시 낭송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교양을 지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행동은 철없는 일탈 행위일 뿐이다. 자본주의와 계층을 운운하지만, 그들은 명문대의 학생이라는 특권의식에 가득 찬 일개 학생들일 뿐이다.</p> <p contents-hash="a8eb6b808528733c542ee7b2f5983261be410d4c1aa472dadfe43b56d2b028d4" dmcf-pid="GcztngztUp" dmcf-ptype="general">극 중 알리스터는 "어떻게든 우릴 악당으로 만들어서 자신들이 겪는 불행을 우리 탓으로 돌려야만 직성이 풀려"라고 말하며 억울한 듯 나선다. 마치 자신이 소수자인 것처럼 식당 주인의 제지를 '질투'로 받아들인다.</p> <p contents-hash="654cfdc9cf3c74665aa1a359b3e87dcaccc6589919aed1dc23699dc5ae234dce" dmcf-pid="HkqFLaqFu0" dmcf-ptype="general">그러나 <포쉬>에서 말하는 계층 차별이란, 상류층이 받는 '역차별'이다. 돈을 내고, 원하는 대로 즐길 수 있는 상류층임에도 '부르주아' 식당 주인에게 제지받는 것이 억울하다는 것이다. 그들이 얻은 부는 결코 스스로 축적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그들의 억울함에 공감할 수 있을까?</p> <p contents-hash="ffdc9a79cebcafe90f94a271262671b468db6d8860db21b8a5fe54bf64125c94" dmcf-pid="XEB3oNB3p3" dmcf-ptype="general">공감할 수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내놓은 건, 현재 우리 사회의 현실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공연을 본 후, 얼마 전 진행됐던 한 잡지사의 질병 인식 캠페인이 생각났다. 여러 유명 연예인들이 참석해 이목을 끌었지만, 공익 캠페인이라는 의도가 무색하게 연예인들이 화려한 의상을 입고 그들끼리 친목을 다지는 것이 행사의 전부였다는 점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p> <p contents-hash="1d059c4a6a5f2dd59887c10a310b6862f9c53b9fd95900997c7a2cf7d420ec37" dmcf-pid="ZDb0gjb0FF" dmcf-ptype="general">SNS에서는 관련 질병 환자 및 환자의 가족들이 직접적으로 불쾌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논란이 이는데도 아무도 해명하거나 사과하지 않았고 모두가 침묵했다. 도리어 일부 연예인들은 비판받는 상황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현했다. 마치 본인들의 선한 의도가 오해받은 듯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의도가 어쨌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다고 여겨졌다.</p> <p contents-hash="ce363fc7d71c0bf8271e7b262c6414ae7f80bd51e0b7b295ff59a68afa741799" dmcf-pid="5wKpaAKp7t" dmcf-ptype="general">부와 명예가 세습되는 만큼, 상류층의 교류는 현실에서나 <포쉬> 속에서나 견고하게 보인다. 공연 말미 라이엇 클럽의 멤버들은 예상치 못했던 돌발 상황이 일어나자, 서둘러 클럽을 상징하는 재킷을 벗는다. 멤버 중 한 사람에게 모든 잘못을 덮어씌우며 나머지 아홉 명의 멤버들은 책임에서 빠져나간다.</p> <p contents-hash="ad51056c6e82a93f0e26adcc9b087862c671292a3539d9f2098d2b12894b66bb" dmcf-pid="1r9UNc9U71" dmcf-ptype="general">책임지지 못하는 일탈이라면, 그건 범죄다. 무엇으로 포장하든, 라이엇 클럽의 일탈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포쉬>는 책임지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 행동들이 얼마나 우스워보이는지 표현한다. 이를 통해 인간으로서, 지식인으로서 지켜야 하는 품위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p> <p contents-hash="9aa97d23ef754a644f825147150e4bce1615b4779731685b82b6b16048a91604" dmcf-pid="th6bDm6b35"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https://blog.naver.com/burn_like_a_star에도 실립니다. 필자 블로그와 인스타그램(@a.star_see)에 취재 후기와 함께 공유됩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스피릿 핑거스’ 조준영, 신선 비주얼 눈길 11-05 다음 모티프, GPU 효율 혁신으로 7주만에 'Motif 12.7B' 공개 11-0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