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명령 아닌 몰입"…김택수 선수촌장, 자율이 만든 변화의 200일 작성일 11-07 29 목록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07/0000578505_001_20251107134112630.jpg" alt="" /><em class="img_desc">▲ 김택수 선수촌장 ⓒ대한체육회</em></span></div><br><br>[스포티비뉴스=정형근, 배정호 기자] 대한체육회 국가대표선수촌이 달라지고 있다. "감시보다 신뢰, 의무보다 자율." 김택수(55) 선수촌장이 부임한 뒤 200일 동안 이뤄진 가장 큰 변화다.<br><br>탁구 국가대표로 출발해 지도자, 행정가로 24년을 선수촌과 함께한 그는 이곳의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선수촌의 본질은 명령이 아니라 몰입"이라고 단언하는 그는 "폐쇄 대신 개방, 강요 대신 자율의 문화"를 새로운 운영의 중심에 세웠다.<br><br>지난달 전국체전 기간 중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김택수 선수촌장은 지난 200일을 "속도보다 방향을 세운 시간"으로 정의했다. <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07/0000578505_002_20251107134112731.jpg" alt="" /></span></div><br><br>"엊그제 시작한 것 같은데 200일이 훌쩍 지났다. 종목이 워낙 다양하고, 선수·지도자·행정의 어려움이 다르다. 적게는 500명, 많게는 900명이 함께 지내는 공간이다. 처음엔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분명히 하려 한 건 '신뢰를 기반으로 한 자율 시스템'이었다."<br><br>그는 취임 첫날부터 '존중과 신뢰'라는 단어를 반복했다.<br><br>"선수와 지도자, 지도자와 행정, 행정과 부서 간 신뢰가 우선이다. 그 위에 투명, 공정, 개방을 얹었다. 인기 종목뿐 아니라 비인기, 비인지 종목까지 같은 무게로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장 모든 구성원이 존중받아야 한다."<br><br><strong>"새벽 운동, 자율로 전환… 표정과 눈빛이 달라졌다"</strong><br><br>김 선수촌장이 가장 먼저 손을 댄 부분은 '새벽 운동'이었다. 이전까지 선수촌에서는 일부 종목이 의무적으로 새벽 운동에 나서야 했다. 그는 이 관행을 완전히 없앴다.<br><br>"처음엔 논란이 있었다. '의무냐 자율이냐' 문제였다. 하지만 종목마다 특성이 다른데, 똑같은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다. 자율로 전환했다. 밖에서는 우려가 많았다. '안 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었다. 그런데 맡겨보니 오히려 자발적으로 나오는 종목이 많았다. 표정과 눈빛이 달라졌다. 그 변화가 내 확신이었다."<br><br>자율을 주면 해이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김촌장은 정반대의 결과를 봤다.<br><br>"새벽 운동을 하지 않아도 금메달을 따는 종목이 있다. 반대로 자율을 줬다면 더 나은 성과가 나올 수도 있다. 정답은 없다. 다만 시스템이 선수를 10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면, '100을 넘어 101'은 선수의 의지로만 나온다. 그 의지를 끌어낼 환경을 만드는 게 내 일이다."<br><br>그는 자율의 철학을 '믿음'으로 요약했다.<br><br>"결국 선수는 믿음을 먹고 자란다. 실패를 통해 성장했고, 믿음이 있어야 다시 일어선다. 믿음을 주는 문화가 있어야 세계와 경쟁할 수 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07/0000578505_003_20251107134112885.jpg" alt="" /></span></div><br><br><strong>"행정의 투명화… 벽을 허물고 협력의 구조로"</strong><br><br>운영 방식도 바뀌었다. 그는 행정의 칸막이를 없애는 일부터 시작했다.<br><br>"예전에는 부서별로 따로 움직였다. 훈련기획, 운영, 메디컬, 꿈나무육성 등 각 부서가 제각각이었다. 그래서 조율이 늦고, 서로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다. 지금은 모든 부서가 참여하는 주간 전체회의를 연다. 간부만 아니라 직원도 돌아가며 참여한다. 서로의 업무를 공유하면서 협력과 조율이 빨라졌다."<br><br>회의는 투명성을 상징하는 절차로 자리 잡았다.<br><br>"회의 내용은 내부 게시판에 공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도 공유한다. 행정의 투명성은 현장의 신뢰를 높인다. '우리만 고생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공감이 생겼다. 조직의 분위기가 바뀌었다."<br><br>그는 이 시스템을 '수평적 행정'이라 불렀다. "명령 체계가 아닌, 협업 체계로 가야 한다. 그게 스포츠 조직이 세계적 수준으로 가는 출발점이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07/0000578505_004_20251107134113092.jpg" alt="" /></span></div><br><br><strong>"선수촌의 문을 열다… 꿈나무에서 국민까지"</strong><br><br>김택수 선수촌장은 선수촌을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과거의 선수촌은 국가대표 전용의 폐쇄 공간이었다.<br><br>"이제는 꿈나무, 청소년 후보 선수들도 대표팀과 함께 훈련할 기회를 얻고 있다. 필요하면 외부 파트너 선수도 들어온다. 어린 선수들이 실제 국가대표 환경을 경험하면 동기부여가 커진다. 그게 미래다."<br><br>그는 선수촌을 '스포츠 문화의 심장'으로 확장시키고자 한다.<br><br>"선수촌이 단순한 훈련 시설로 남아선 안 된다. 국민이 와서 보고 느끼는 공간이 돼야 한다. 포토존, 투어 코스, 박물관형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선수촌이 '누구나 가보고 싶은 곳'이 돼야 한다. 스포츠가 국민 문화로 자리 잡으려면 상징적인 공간이 필요하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07/0000578505_005_20251107134113199.jpg" alt="" /></span></div><br><br><strong>"소통은 얼굴로… 선수들이 먼저 다가온다"</strong><br><br>그의 소통 방식도 달라졌다.<br><br>"촌장은 어려운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다가갔다.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선수들이 '촌장님, 훈련장이 너무 덥다', '에어컨이 약하다'고 자연스럽게 말한다. 전화 보고가 아니라 얼굴 보고 듣는다. 그것이 소통이다. 시설 문제는 직접 확인하고 처리한다."<br><br>이런 변화는 선수들의 심리적 장벽을 낮췄다. "이제 선수들이 먼저 인사하고, 먼저 말을 건다. 지도자들도 거리낌이 없다.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br><br><strong>"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메달보다 기반 확대"</strong><br><br>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선수촌은 훈련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br><br>"지금은 쇼트트랙과 컬링이 중심이다. 티켓 경쟁이 치열하지만, 동계 종목 전체가 성장할 기회다. 메디컬 케어, 회복(리커버리), 심리 지원, 체력 데이터 관리까지 전방위로 강화했다."<br><br>그는 성적보다 기반을 강조했다. "베이징올림픽 때 금메달이 2개였다. 이번엔 하나라도 더 따야 한다. 그러나 메달 수보다 중요한 건 저변 확대다. 한 명이라도 더 올림픽에 나가게 하는 게 목표다. 그게 한국 동계 스포츠의 미래다."<br><br>올림픽 현지 운영도 세밀하게 준비 중이다. "코리아하우스를 밀라노 도심에 두고 컨트롤타워로 운영할 계획이다. 급식센터는 경기장 인근 세 곳에서 운영한다. 음식, 회복, 안전까지 모두 현지에서 즉시 지원할 수 있게 시스템을 짰다.<br><br>김촌장은 대한체육회 유승민 회장과의 공통점을 "방향성과 속도"라고 말했다.<br><br>"유 회장은 늘 미래를 본다.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나 역시 규정 안에서 가능한 문화 변화를 끝까지 추진할 것이다. 그게 내 역할이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07/0000578505_006_20251107134113390.jpg" alt="" /></span></div><br><br>김택수 선수촌장이 그리고 있는 장기 구상은 '훈련의 문화화'다.<br><br>"선수촌을 국민과 연결된 문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 훈련만 하는 곳이 아니라, 도전을 즐기는 공간으로 바꿀 것이다. 선수들이 유튜브나 숏폼을 통해 훈련 장면을 공개하고, 국민이 응원으로 화답하는 구조를 만들겠다. 훈련이 축제가 되고, 목표가 문화가 되는 것이다."<br><br>그는 "결국 스포츠의 지속 가능성은 국민과의 연결에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이 응원할 때 체육이 산다. 선수촌이 그 연결의 중심이 돼야 한다."<br><br>김촌장은 인터뷰를 이렇게 마무리했다.<br><br>"선수들에게 말한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의 꿈을 위해 이곳에 왔다'고. 한계를 넘는 훈련은 힘들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스스로의 의지로 나아가야 한다. 국민께는 부탁드린다. 선수는 응원으로 산다. 그 응원이 가장 큰 힘이다. 그 믿음에 성적으로 보답하겠다."<br><br>김택수 선수촌장의 200일은 단순한 행정의 기간이 아니었다. '관리' 대신 '문화', '명령' 대신 '몰입', '폐쇄' 대신 '개방'을 내세운 시간이었다. 그의 다음 200일은, 한국 스포츠 시스템이 변화를 체감할 시간이다.<br><br> 관련자료 이전 [하은선의 할리우드 리포트] ‘프랑켄슈타인’ 용서와 수용을 담다 11-07 다음 "10번째 메이저 타이틀·상금 100억 돌파"...신진서 9단, 삼성화재배서 '두 마리 토끼' 사냥 나서 11-07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