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할 것 없던 여성 CEO가 젊은 인턴에 빠진 후 깨달은 것 작성일 11-10 11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넘버링 무비 530] 영화 <베이비걸></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KHjEj6B3zL"> <p contents-hash="e8515dd2cefca45f06cb13ffbe13ffcb43c981696a197decba0e62670826100a" dmcf-pid="9XADAPb0zn" dmcf-ptype="general">[조영준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73b6bc89d5c3682002afa1e0f3d169dda1715e23a5af8845a773c904fa7768af" dmcf-pid="2ZcwcQKpUi"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10/ohmynews/20251110121503005dksx.jpg" data-org-width="1200" dmcf-mid="z2oWSNe4uN"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0/ohmynews/20251110121503005dksx.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베이비걸>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메가박스중앙㈜</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76959bc35ea3863a2f57421ccc7f4f0bf2380df0834ce8208b06fafe67731838" dmcf-pid="V5krkx9UUJ" dmcf-ptype="general">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div> <p contents-hash="8fe9b335b3eb33106e7b624ae91ac11b1ff9db9a61d7c55ad30c632cbd550948" dmcf-pid="f1EmEM2u0d" dmcf-ptype="general">01.<br>로봇 자동화 회사의 CEO인 로미(니콜 키드먼 분)는 여성들의 롤모델로 완벽해 보이는 삶을 사는 인물이다. 하지만 단 하나,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진 자신의 성적 욕망을 감춘 나머지 오랜 결혼생활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즐거움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목줄이 풀려 위협해 오는 개를 단숨에 진정시키는 사무엘(해리스 디킨슨 분)이 회사의 인턴으로 들어와 무례하게 굴자, 조금씩 흥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두 사람의 관계는 조금씩 달아오르기 시작하고, 단숨에 사무엘에게 빠져들기 시작한 로미는 그동안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것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의 통제에 자신을 점점 더 노출시키며, 주체이자 피지배자의 모순된 위치를 스스로 선택한다.</p> <p contents-hash="d7b4821024d5e21968b525dc4bb6a903c6550d588a6c7582869cc782e336771e" dmcf-pid="4tDsDRV77e" dmcf-ptype="general">영화 <베이비걸>은 겉으로는 꽤 완벽한 인생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여성, 로미의 내면이 붕괴되는 과정을 은밀하면서도 날카롭게 그려내는 작품이다. 뉴욕의 거대 자동화 테크 기업을 이끄는 CEO이자, 두 딸의 어머니인 그는 커리어 우먼으로서의 위치와 사회적 지휘, 외형적 안정감을 모두 손에 쥔 인물로 그려지지만, 감독은 그 안에 내재된 '욕망의 허기'를 포착한다. 남편인 제이콥(안토니오 반데라스 분)과의 잠자리에서 만족한 듯한 모습을 연기한 뒤에 포르노 비디오를 보며 자위하는 로미의 모습으로 영화가 시작되는 이유다. 이는 내면의 불일치, 주어진 역할과 실제 원하는 것의 간극을 보여주기 위함이며, 이는 영화 전체의 동력이 된다.</p> <p contents-hash="f5f1b70467e1a2e2588601f029435c59d4f4e81096573d5918521e642e90b6c6" dmcf-pid="8IRiRz1yzR" dmcf-ptype="general">02.<br>"지시받는 걸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요."</p> <p contents-hash="eceea52201aa7a4a3ad05a9d87b9a4209cd68bb8b39ded8901139d8a77142efd" dmcf-pid="6CeneqtW0M" dmcf-ptype="general">균열이 본격화되는 것은 사무엘이라는 젊은 인턴의 등장이다. 로미와 사무엘 두 사람은 회사의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멘토링을 통해 멘토-멘티 관계로 시작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형태는 아니다. 애초에 이제 막 회사에 입사한 인턴이 멘토의 대상으로 회사의 CEO를 선택한다는 것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다. 여기에 두 사람은 서로의 욕망을 발견할 수 있는 몇 번의 우연한 장면을 사전에 함께 나누게 된다. 그렇게 권력의 위치는 빠르게 뒤집힌다. 로미가 갖고 있던 위계는 단숨에 무너져 내리고, 사무엘은 관계를 역전시키고자 한다.</p> <div contents-hash="f3f4ce7b4052bc7d69a91409d6ae9fe79e1334ec76ebfc82b68d3a4dd95a56b1" dmcf-pid="PhdLdBFYux" dmcf-ptype="general"> 이 영화가 흥미로운 것은 욕망을 단순히 충동이나 배신이 아니라 하나의 극적 구조로 활용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로미가 사무엘과의 관계에서 경험하는 것은 단순한 성적 욕망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이 얼마나 억압되어 있었는지를 깨닫는 과정에도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영화의 복합성이 형성된다. 중년 여성이 사회적 위치와 권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면적으로는 성적 취향과 지배당하고 싶은 욕구 사이에서 흔들리는 부분이다. 헬리너 레인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단순히 논란이 될 법한 성적 취향을 보여주고자 함이 아니라 여성 서사 안에서 주체성과 권력의 구조를 함께 다루고자 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faba4648d22a0a854a63890bbcd975e26379e7ddb56a04c502c3bff192cb2b09" dmcf-pid="QlJoJb3GUQ"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10/ohmynews/20251110121504272konv.jpg" data-org-width="1200" dmcf-mid="qMX6V1Tsza"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0/ohmynews/20251110121504272konv.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베이비걸>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메가박스중앙㈜</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28293bc374c1d320da27cba7902d467264249e905250932687fbb28c144aa2ec" dmcf-pid="xSigiK0H0P" dmcf-ptype="general"> 03. <br>그런 관점에서 영화 <베이비걸>의 관계구조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면, 이는 대표와 인턴의 성적 일탈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애초에 멘토링 제도란 기존의 위계 속에서 안전한 적응과 성장, 보살핌을 돕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는 도리어 욕망의 발원지로 기능한다. 권력관계가 뒤집히기 전까지 로미는 제도를 이용해 자신의 내면적 욕망을 자연스럽게 내보일 기회를 얻는 것이고, 사무엘은 제도의 규정 안에서 은밀한 접선을 가능하게 할 수단을 갖게 되는 것이다. </div> <p contents-hash="29498dbfe0dbfcd967590ded05e9487b8f6dab6761ffe71747fee39feddaa60b" dmcf-pid="y6ZFZmNdF6" dmcf-ptype="general">또한, 멘토링이라는 장치는 극의 욕망 서사를 회사 시스템 안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방식에도 해당한다. 적어도 로미의 욕망이 전면에 드러나기 전까지는 제도 밖에서는 결코 작동하지 않는다. 절대적인 제도 안에서만, 다른 일반적인 관계나 가정으로의 이양이 가능하지 않도록 관리된다. 물론 사무엘은 자신이 쥔 권력을 활용해 이를 무너뜨리기 위한 시도를 끊임없이 해오지만, 로미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 모든 과정은 역전된 두 사람의 권력 구조를 더 공고히 하며 사무엘의 지배성과 로미의 피지배성을 고착화하는 트리거가 된다.</p> <p contents-hash="0d74925949005c7cc299f4cfe47b475b43135648881abb89e9dc9e887c8fbdd8" dmcf-pid="WP535sjJp8" dmcf-ptype="general">04.<br>"주도권은 나한테 있을 텐데요? 전화 한 통이면 당신은 모두 잃어요."</p> <p contents-hash="44fbaa2227a8fe1ed9eea1d12a72acde562e30a0482fe5cb1906581607e9ea23" dmcf-pid="YQ101OAip4" dmcf-ptype="general">두 사람의 관계에서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것은 사무엘이 건넨 우유 한 잔을 로미가 받아마시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겉보기에 위계적 지시의 의미만이 담긴 다소 당혹스러울 수 있는 표현처럼 보이지만, 여러 상징이 겹쳐 있는 다층적 기호에 가깝다. 가장 표면적으로 존재하는 의미는 역시 심리적 항복의 순간이다. 로미가 잔을 들고 우유를 삼키는 순간, 그는 사무엘의 욕망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그동안 감추고 눌러왔던 자기 욕망에 대한 저항 가장 바깥쪽에 놓인 껍질 하나를 스스로 깨뜨리게 된다. 이는 주체로서의 여성성이, 누군가의 딸이자 엄마이자 리더로, 다시 욕망하는 존재로서 복잡하게 충돌하고 정지되는 지점이 된다.</p> <div contents-hash="4a4eab5426c6ea0e4f563f39509493367ad6809c174e2b39d9d32e46348a8d32" dmcf-pid="GxtptIcn7f" dmcf-ptype="general"> 또 하나의 의미로 우유가 모성의 상징임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이 장면을 로미가 젊은 남성에게 '엄마처럼' 행동하는 동시에 돌봄을 받는 위치로 전이되는 순간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이 변화를 받아들이겠다는 주체적 의지가 여기 놓이게 된다. 물론 흰색 액체의 시각적 상징이 성적 함축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불편함과 흥미를 동시에 유발하는 지점이 되기도 한다. 이 모든 의미가 한 자리에서 쌓이게 될 때, 로미는 비로소 통제자에서 피지배자로 완전히 위치를 바꾸게 되며, 이후 몇 번의 장면에서 일시적 저항을 보이긴 하나 이 신 이후로 큰 의미를 갖기는 힘들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684cec79c08641419bae134b78c2a28cf14b6b9dfedce5a9951e8bc103ab77b6" dmcf-pid="H9yHyciP0V"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10/ohmynews/20251110121505529dlpz.jpg" data-org-width="1200" dmcf-mid="BlzoJb3Gz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0/ohmynews/20251110121505529dlpz.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베이비걸>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메가박스중앙㈜</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d22026a9d7717a43931684a85e60106936911bdacd268f47b9f035a071615511" dmcf-pid="X2WXWknQ02" dmcf-ptype="general"> 05. <br>영화가 로미라는 인물을 철저히 양분하며 바라보는 시선 또한 '세대 간 여성 욕망의 단절'이라는 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회사에서 젊은 인턴과 윤리적 금기를 넘는 여성과 두 딸 이사벨과 노라의 엄마로서의 경계다. 그는 딸들과 함께 있을 때 매우 도덕적이고 윤리적이며 어른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딸이 옷차림이나 연애, 자기표현에 대해 이야기할 때 노골적으로 비판하거나 막아서진 않지만, 그 태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정작 자신은 가정의 신뢰를 깨뜨리면서까지 성적 판타지를 쫓고자 함에도 말이다. </div> <p contents-hash="77b07b9321de9ad9cc5db9d90b453238082694b16846e4b749aac99aa4faed03" dmcf-pid="ZVYZYELx79" dmcf-ptype="general">때마다 모녀 관계가 하나의 프레임 속에 담기기도 하고, 특히 이사벨을 통해 그 세대만이 가질 법한 욕구를 드러내는 것 또한 같은 맥락에 있다. 반대로 로미는 자신이 원하는 '말도 되지 않는' 옷을 입으라고 강요하기도 하는데, 이는 단지 위선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세대 간의 여성 욕망이 단절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정확한 방식이다. 엄마는 딸에게 자신의 욕망을 진실되게 말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딸은 그런 엄마의 외형적 완벽함만 보고 믿으며 자랄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여전히 사회가 '여성'에게 어떤 욕망을 허용하고 또 어떤 욕망을 억압하는지를 드러내는 작은 무대가 이 영화 속에 놓여 있는 것이다.</p> <p contents-hash="3b3714e059035ffac6f7977f2158cd27fdef4441ee16301a58617b889760bdda" dmcf-pid="5fG5GDoMzK" dmcf-ptype="general">06.<br>"이걸 원한다는 걸 인정해요. 솔직하게."</p> <p contents-hash="be13519046e1e7117e76f4614292fd1df4d647b9edadd5b3f592811a97a1da10" dmcf-pid="14H1HwgR3b" dmcf-ptype="general">한번 무너지고 역전된 관계는, 해고를 무기로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로미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다시 고쳐지지 않는다. 원래의 위치가 높았다는 뜻은 잃을 것 또한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자신의 뜻을 따르지 않을 경우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는 사무엘의 태도 앞에서 로미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핼리너 레인 감독이 그로 하여금 영원한 쾌락을 허용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 일방적인 관계 속에서도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욕망을 통해 잃어버리고 살았던 자기 성적 정체성을 되찾고자 하는 로미이지만, 결국 드러나는 진실과 남편의 일갈은 러닝타임 내내 끌어오던 판타지와 정서적 혼란을 일거에 흩어버리고 현실로 데려다 놓는다.</p> <div contents-hash="f9fe09d692dd716d1b0f0127b307f057eb4fc6b8397d9ec9b4cda774949124a5" dmcf-pid="t8XtXrae7B" dmcf-ptype="general"> 결국 이 영화가 1990년대 에로틱 스릴러 장르의 미학적 전통을 뼈대로 하되, 정반대의 방향으로 구조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존의 에로틱 스릴러가 여성의 육체와 쾌락을 시각적 정점으로 소비해 왔다면, <베이비걸>은 쾌락이 도달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감정적 균열과 자기 파열에 길게 이끌리는 식이다. 이는 과거 유사 에로틱 장르가 이용해 왔던 남성 중심의 여성 응시와도 정면으로 충돌한다. 여성의 욕망이 주체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는 동의하면서도 남성의 시선에 의해 여성의 욕망을 소비하는 쪽에는 반대하며 그 틀을 뒤집으려는 시도다. 카메라 역시 그렇게 그의 몸을 일방적인 성적 대상으로 소비하지 않고, 시선을 따르며 자신의 욕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여주고자 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75ba741c3cb1589801e27885201bf7898be7cbcb3c0e9e77c19a272823f4d421" dmcf-pid="F6ZFZmNdpq"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10/ohmynews/20251110121506851isdf.jpg" data-org-width="1200" dmcf-mid="b9LNL2UZuo"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0/ohmynews/20251110121506851isdf.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베이비걸>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메가박스중앙㈜</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bccbf4f8f535e3c470c610751e9629b2c7c9165af7f652434e9d3311330307d0" dmcf-pid="3P535sjJzz" dmcf-ptype="general"> 07. <br>영화 <베이비걸>은 결국, 하나의 쾌락이나 관계를 완성하는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쾌락의 완성에 도달하지 못한 채 겹겹이 쌓이는 욕망의 궤적, 그로 인해 무너지고 파열되는 주체의 모습을 오랜 시간 응시하게 만든다. 로미는 기꺼이 자신의 욕망을 따르는 선택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욕망을 통해 새로운 자아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드러낸 방식, 그리고 그것이 놓인 사회적 맥락 속에서 서서히 모든 것을 잃어간다. 욕망은 종종 정체성을 회복하게 만들지만, 이 영화는 그 욕망이 어떻게 발현되느냐에 따라 오히려 자아를 해체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는 점을 정면으로 말한다. </div> <p contents-hash="a016fe708a8af19ff251ded9b1dd03058b3b1d913a8cd3c051ac3741329972dc" dmcf-pid="03rIrd4q77" dmcf-ptype="general">이 작품은 분명히 중년 여성의 일탈만을 다룬 에로틱 스릴러가 아니다. 권력과 젠더, 사회적 제도 안에서 사회가 여성의 욕망을 인정하지 않거나 허용하지 않을 때, 얼마나 복잡하고 위험하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예리하게 파고드는 심리 드라마다. 그렇게 로미는 무언가를 깨닫고 변화하는 인물이지만, 그 변화는 더 나은 자기로의 이행이 아닌 스스로가 누르고 있었던 욕망에 짓눌려 붕괴되는 한 존재의 궤적이 된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소고기는 먹고 있니?” 배우 김규리, 악플 공개‧법적 대응 나선다 11-10 다음 엠네스티, '12.3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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