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삑사리’라도 좋아, 그대 이름은 ‘당’신…65살 이상 어르신 당구 열기에 흠뻑 작성일 11-13 27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생활 스포츠, 100년이 튼튼] ①<br>2025년 어르신 당구리그 서울 최종전 현장<br>4개팀 19명 참가…“내 점수 올렸나” 기싸움<br>선수들 “과격하지 않고, 치매 예방에도 좋아”</strong><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5/11/13/0002776116_001_20251113080406091.jpg" alt="" /><em class="img_desc">77살 고령의 고양A팀 성옥이 선수가 지난 1일 서울 방배동 재클린 당구장에서 열린 2025 대한당구연맹(KBF) 어르신리그 포켓볼 대회에서 초구를 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em></span><br><div style=" position: relative; margin: 20px 0; border-radius: 15px; padding: 30px; background-color: #F8F8F8;"><div style="font-size: 18px; line-height: 2.1; word-break: keep-all; word-wrap: break-word;">문화체육관광부가 클럽을 통한 생활 스포츠 확산을 위해 도입한 승강제(디비전리그)가 2017년 축구에서 처음 출범한 이래 올해까지 11개 종목으로 늘어났다. 한겨레가 ‘생활 스포츠, 100년이 튼튼’ 시리즈 첫회로 65살 이상 노년층의 ‘당구 어르신리그’(포켓볼)의 서울 대회를 취재했다. 한해 챔피언을 가리는 시즌 마지막 경기의 후끈한 열기는 나이를 초월했다.</div></div><br>“아이고, 미치것네~”<br><br>“오늘 잘 들어가네~”<br><br>지난 1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포켓볼 전문 재클린 당구장에서 열린 2025 대한당구연맹(KBF) 디비전리그 어르신리그 현장은 곳곳에서 아쉬움과 환호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참가 팀은 4개(고양A, 송파 영웅, 용산 포켓퀸, 동작 포사모)이고, 출전 선수는 총 19명이었지만, 시즌 우승팀이 결정되는 마지막 대결인 만큼 한 큐 한 큐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2점 쳤는데, 내 점수 올렸어요?”라고 묻거나, “수비하네요”라고 말하는 등 심리전도 팽팽했다.<br><br>팀마다 한 번씩 대결하고, 팀당 3명이 출전해 2명이 승리(선수당 25점제)하면 승패가 난다. 60대 중반에 동네 복지관에서 당구를 처음 접한 뒤 10년 구력을 자랑하는 성옥이(77·고양A) 선수는 “젊었을 때 배구도 하고, 탁구도 즐겼지만 몸이 아프고 나이도 들면서 당구로 바꿨다. 집중력이 생기고, 친구도 사귈 수 있어 좋다”고 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5/11/13/0002776116_002_20251113080406118.jpg" alt="" /><em class="img_desc">1일 서울 방배동 재클린 당구장에서 열린 2025 대한당구연맹(KBF) 어르신리그 포켓볼 대회에서 동작 포사모팀 선수들이 연습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em></span><br>이날 경기는 오전 10시부터 12시30분까지 진행됐다. 머리를 써야하고 몸도 움직이는 만큼 에너지 소모가 크다. 하지만 이날 2승1패를 기록한 성옥이 선수는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 보통 연습할 때 4시간 정도 치는데, 걸음 수는 5000보가 된다”라고 했다. 팀 동료 한남숙(80) 선수는 “75살 이상은 하루 5000보를 걸으면 앱을 통해 200원을 받는다. 지난 4월부터 모은 돈으로 쌀 10kg을 샀다. 건강도 챙기고 돈도 번다”며 웃었다.<br><br>당구 디비전리그는 축구에 뒤이어 2020년 출범했고, 2025년 문체부의 생애주기 맞춤형 지원 정책에 맞춰 유·청소년, 성인, 어르신 등 전 연령대가 참여할 수 있도록 D5(초보자)부터 D2(전문+생활체육 선수)까지 체계화돼 있다. 국내에서는 캐롬(구멍이 없는 당구대)의 3쿠션 당구가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포켓볼 시장의 잠재력도 있다. 특히 고령의 입문자들은 3쿠션보다 배우기 쉬운 포켓볼을 통해 당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5/11/13/0002776116_003_20251113080406144.jpg" alt="" /><em class="img_desc">1일 서울 방배동 재클린 당구장에서 열린 2025 대한당구연맹(KBF) 어르신리그 포켓볼 대회에서 한 선수가 겨냥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em></span><br>경기 감독관을 맡은 이승훈 한국 아마추어포켓볼연합회 회장은 “체력적인 부담이 없이 안전하게 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올해 서울리그는 4팀으로 출발했지만, 내년에는 더 많은 팀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br><br>어르신들이 당구에 입문하는 이유는 과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다양한 운동을 했던 고양A팀의 주장 방희삼(80) 선수는 “70살까지 탁구를 쳤지만 좌우나 뒤로 움직일 때 위험하다. 당구는 쉬엄쉬엄 해 안전하고, 정확하게 치고 공이 움직이는 각도까지 예측해야 하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도 좋다. 인생이 달라진다”라고 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5/11/13/0002776116_004_20251113080406170.jpg" alt="" /><em class="img_desc">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고양A팀(왼쪽부터 최말선, 방희삼, 성옥이, 한남숙) 선수들이 1일 열린 2025 대한당구연맹 디비전리그 어르신리그 서울지역에서 준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em></span><br>당구 입문의 주요 통로는 지자체 복지관이다. 방희삼(82) 선수는 “처음 배울 때 강사가 큐 잡기와 발 간격 등 기초만 일주일 가르쳤다”고 했고, 전국대회에서 도맡아 1등을 차지하는 이명자(78·송파 영웅) 선수는 “오랜 기간 훈련해서 감이 아니라 일관된 자세로 공을 친다. 신중한 마음가짐으로 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br><br>노령층 선수들이어서 남녀 혼성팀을 이루기도 한다. 이날 출전한 네 팀 가운데 고양A만 전원 여성으로 구성됐고, 나머지는 혼성팀이었다. 이에 따라 남녀 성대결도 펼쳐진다. 이날 최고령 출전자인 송파 영웅의 이영석(89) 선수는 고양A의 성옥이 선수와 경기에서 졌다. 하지만 이영석 선수는 “내가 할아버지잖아, 할머니 봐줘야지”라며 웃었다.<br><br>이날 우승팀은 6명으로 구성된 송파 영웅이 차지했고, 여성으로 구성된 고양A팀은 2위를 했다. 시상식에서 당구용품을 받은 선수들은 모두 흐뭇한 표정이었다.<br><br>노령 인구의 스포츠 활동으로 적격인 당구 시장의 확대 가능성은 있다. 다만 포켓볼 전용 당구장의 경우 서울조차도 4곳밖에 없고, 지자체 복지관 등에서는 3쿠션 당구대가 주로 설치돼 있어 여전히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어르신 입문자를 위한 강습 시스템도 좀더 뿌리를 내려야 한다. 디비전리그 어르신리그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5/11/13/0002776116_005_20251113080406196.jpg" alt="" /><em class="img_desc">2025 대한당구연맹 디비전리그 어르신리그 서울지역 우승팀인 송파 영웅팀 선수들이 1일 시상식에서 기뻐하고 있다.</em></span><br>나근주 대한당구연맹 사무처장은 “올해 처음 시도한 어르신리그이지만 캐롬과 포켓볼 등에서 23개 리그 99팀이 참여했다. 은퇴한 경기인들이 당구 클럽이나 복지관, 스포츠 센터 등에서 지역 밀착형 강습회를 여는 방식으로 시니어와 여성이 당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br><br>글·사진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br><br>※한겨레-한국스포츠과학원 공동기획 관련자료 이전 대한체육회, 42대 지도자위원회 첫 회의 개최…위원장에 유도 송대남 위촉 11-13 다음 '암투병' 박미선, 삭발 후 찍은 '민머리 프로필' 공개…정장 입고 '당당' [엑's 이슈] 11-1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