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의 광기, 모두의 영화가 될 순 없을…‘국보’[한현정의 직구리뷰] 작성일 11-13 12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길고도 긴 러닝타임, 관객은 국보가 아니잖아요</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fPUq4Vu5GU">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dc937de8cacf71c4d621ef95f303cdb9f0b95410a6b74c2984f746152654ed88" dmcf-pid="4uyH0FWI5p"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국보’ 스틸"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13/startoday/20251113210905206rjkq.jpg" data-org-width="700" dmcf-mid="2NhT5XlwX7"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3/startoday/20251113210905206rjkq.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국보’ 스틸 </figcaption> </figure> <div contents-hash="27997b198506b434ac21b2d0555ca299f92c5c615a12d3597b37eaa0d44bf944" dmcf-pid="87WXp3YC50" dmcf-ptype="general"> 3시간 내내 예술혼을 불태운다. </div> <p contents-hash="09111b43465b746ac7346e0e5424d72bfc9dd725486b70573f5fc34a139ee8f3" dmcf-pid="6zYZU0GhG3" dmcf-ptype="general">‘국보’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모든 경계를 뛰어넘어야 했던 영화 속 두 남자,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스크린 위에서 되살려낸 이상일 감독도 마찬가지다. 그 뜨겁고도 뜨거운 광기의 시간에 관객은 홀리고, 동시에 지치기도 한다.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p> <p contents-hash="84205b374079d896664eeddc7078d528e5d0d0859327a02bcd5874b4e436b830" dmcf-pid="PqG5upHl5F" dmcf-ptype="general">영화는 일본 전통 연극 ‘가부키’, 그중에서도 여성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 ‘온나가타’의 삶을 정면에서 조명한다.</p> <p contents-hash="27cdaad6e50c222c69f354faeda7c5a96d6d772bc2700cbd616e9023660d4281" dmcf-pid="QBH17UXSYt" dmcf-ptype="general">타고난 재능과 타고난 핏줄로 끝없이 경쟁하고 또 사랑하는 두 남자, 키쿠오(요시자와 료)와 슌스케(요코하마 류세이)의 이야기. 원작은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 소설이며, 러닝타임은 무려 175분이다.</p> <p contents-hash="1187a412db028f0fd6a89a1696305434a6fdf7a7bec14a1bab24ba3340abe685" dmcf-pid="xbXtzuZvt1" dmcf-ptype="general">이 거대한 서사를 관통하는 건 단연 이상일 감독의 집요함이다. 영화는 지독하리만큼 아름답고, 때로는 잔혹할 만큼 완고한 예술적 광기 그 자체다.</p> <p contents-hash="d07475133f2ea9b7cc161869144ac93ab47ca05a7cc822afa23b363d6e694d3d" dmcf-pid="yrJoEciP15" dmcf-ptype="general">감독은 배우들을 1년 넘게 실제 가부키 수련에 투입했다. 무릎의 각도, 목의 선, 호흡의 쉼표까지 통제하는 방식은 더 이상 ‘연출’이라기보다 수행에 가까웠고, 그 결과는 모든 장면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p> <p contents-hash="e1f534425a3c493693e76084968e4f00889b6e58c03bff3a0cc91cf1bb8e6c6c" dmcf-pid="WmigDknQHZ" dmcf-ptype="general">175분 동안 이어지는 가부키의 미학(붉은 조명의 온도, 목판 무대의 결, 배우들의 절도 있는 몸짓 등)은 일본 전통 예술의 정서를 깊게 끌어올린다.</p> <p contents-hash="190461f3ac3af28a50e1119352dc64fd59bc9bb2338856cc4af5fe65b426b5cd" dmcf-pid="YsnawELx1X" dmcf-ptype="general">현지에서 “예술적 광기”, “마스터피스”, “전율”, “세기의 명작”, “레전드”라는 극찬이 쏟아진 이유를 부정하기 어렵다. 무려 천만 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은 힘도 그 미학적 완성도에서 비롯된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20eb92f77920dde3041566edd1c64aa9a855b9fd3e36244803e9ff8d06773127" dmcf-pid="GOLNrDoMtH"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국보’ 스틸"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13/startoday/20251113210906524bohg.jpg" data-org-width="700" dmcf-mid="VIOlHYIkX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3/startoday/20251113210906524bohg.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국보’ 스틸 </figcaption> </figure> <div contents-hash="10661393b33b5ba60bc5425287afbad83e537077fcfc964b9c65d16c0e7a4be4" dmcf-pid="H3ly1ZSrYG" dmcf-ptype="general"> 하지만 모든 걸작이 모든 대중의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한국(혹은 해외)에서는 더더욱. 영화가 예술적 정점으로 치솟는 순간마다, 다른 한편에서는 관객의 체력을 서서히 갉아먹는다. </div> <p contents-hash="0d33af6435ba3f725685d5df943429f50d21ee9204246c77bbe5efaa2b07e581" dmcf-pid="X0SWt5vm5Y" dmcf-ptype="general">이 작품의 가장 큰 힘이자 동시에 한계는 긴 러닝타임 속에 반복되는 장인적 패턴이다. 장인의 경지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동일한 장면 구조를 집요하게 중첩하는 방식은, 일본 정서에서는 ‘깊어지는 미학’이 되지만 한국 관객에게는 길다, 과하다, 지친다로 번역될 수 있다.</p> <p contents-hash="1c5108c4c8089b967026efe127aaf87a218f7e96747414dbfc7e4ed4775ff257" dmcf-pid="ZpvYF1TsYW" dmcf-ptype="general">여기엔 시대와 문화의 간극이 크게 작용한다.</p> <p contents-hash="444ba598e0bb3c5e5de22e12d7f63d8da28517a3600f3b1ec8f52326ad2128a5" dmcf-pid="5UTG3tyOHy" dmcf-ptype="general">일본 사회에서 가부키는 ‘계승’이라는 집단 무의식 아래 존재한다. 그 유산의 서사가 곧 자기 정체성으로 이어지는 사회. 이 기반을 가진 관객에게 ‘국보’는 원초적 감각을 건드리는 영화다.</p> <p contents-hash="d3e45426b2ecdc8ac3545c48f80972913991bb20556733a92a1ca0692dc028e0" dmcf-pid="1uyH0FWIXT" dmcf-ptype="general">그러나 한국 관객에게 이 서사는 다르게 작동한다. 아름답지만 낯설고, 숭고하지만 멀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고, 감흥의 급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p> <p contents-hash="a7a46dbe5835c2b7f1dfefc8d6d0d360aacd22d096bcc62f169340df81a5190e" dmcf-pid="t7WXp3YC5v" dmcf-ptype="general">작품 곳곳에 스며 있는 이상일 감독의 정체성 또한 중요하다.</p> <p contents-hash="72ca72787c896972771dbc5ba0a33ab93fc0a536abffdab2b5173c4d818c9766" dmcf-pid="FzYZU0Gh1S" dmcf-ptype="general">재일 한국인이라는 그의 위치는 영화 전체에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다. 무대 위에서 피를 토하듯 외치는 키쿠오의 절규, 분칠이 번진 얼굴 너머의 민낯은 감독 자신의 내면과 포개져 보인다. 영화는 단 하나의 질문을 끝까지 밀어붙인다.</p> <p contents-hash="aad90649fe61ef6d6a425116e26f3cf7793cf397451e195b2e95ede3ca500a2f" dmcf-pid="3qG5upHl5l" dmcf-ptype="general">“너는 누구의 유산인가, 그리고 무엇을 남기려 하는가.”</p> <p contents-hash="1a957d22909bfb5e1094bdd57ffa040cbf71ccc878db5f14c0d4a64a3793d1b1" dmcf-pid="0BH17UXSHh" dmcf-ptype="general">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가장 잔인하게 던진 사람은 결국 이상일 본인일 것이다.</p> <p contents-hash="3e0cf8089dec16ee55f84c4f01890a133c5c1b8ec077fa75faab88fa479136c1" dmcf-pid="pbXtzuZvtC" dmcf-ptype="general">그러나 그 질문의 깊이와 밀도만큼, 영화의 대중성은 뒤로 밀린다.</p> <p contents-hash="b367a1a2bb356274737a5736a203a75d7585af9bc3284b24830e809850e872fc" dmcf-pid="UKZFq75TZI" dmcf-ptype="general">완성도는 압도적이지만, 모든 압도적 작품이 대중의 품에 안기는 것은 아니다. 태생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소재, 문화적 정서의 간극, 3시간을 관통하는 수행의 미학. 이 모든 요소는 한국에서의 흥행을 어렵게 할지도 모른다.</p> <p contents-hash="d4ea46065ae65b1932d5129eece75294ad888fb5f9ed94d50e3b51c2122f3ace" dmcf-pid="uuyH0FWIYO" dmcf-ptype="general">‘국보’는 화려한 무대보다 인간의 흔들림을 오래 남기는 영화다. 그 흔들림은 숭고하고, 진실하고, 아름답다.</p> <p contents-hash="131b781199f67a95844939bce7737d583ae689060998c497145addb6c7550e9d" dmcf-pid="77WXp3YCYs" dmcf-ptype="general">다만 모든 숭고함이 대중의 언어로 번역되는 것은 아니다. 감독은 그 교차로에서 예술을 선택했다. 그 선택은 뜨겁고 치열하며, 때로는 잔혹하고, 무엇보다도, 대단히 고독하다. 어떤 관객에겐 그것이 고될 것 같다. <strong>추신, 영화제가 제격이네요.</strong></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식스센스' 고경표, 녹화 지각…유재석 "매니저님이 시간을 착각해서" [TV캡처] 11-13 다음 에릭 슈라이어 "디즈니+, 핵심은 로컬..한국·일본이 성장 견인" [종합] 11-1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