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스포츠 통한 세계 평화"…손기정은 여전히 달린다 작성일 11-15 25 목록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15/0000579622_001_20251115200219318.png" alt="" /><em class="img_desc">스포츠 영웅이자 '평화의 상징'으로 불리는 손기정 ⓒ손기정기념재단</em></span></div><br><br>[스포티비뉴스=신촌동, 정형근 기자] 일제강점기였던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이자 '평화의 상징'으로 불리는 손기정의 정신을 기리는 '평화스포츠 국제학술대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Sports for Peace)'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렸다.<br><br>다음날 개최되는 '손기정 평화 마라톤'을 앞두고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손기정의 삶을 통해 스포츠와 평화의 관계를 학문적으로 성찰하고, 이를 국제 평화 담론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br><br><strong>◆ 증오 대신 평화…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를 가리지 말아야"</strong><br><br>이날 기조강연에서 일본 도쿄 메이지대학교의 테라시마 젠이치 명예교수는 '손기정의 평화사상(Peace Thoughts of Son Kee Chung)'을 주제로 발표했다.<br><br>테라시마 교수는 1985년 독일 바이츠제커 대통령의 발언으로 강연의 문을 열었다. <br><br>"과거에 눈을 감는 사람은 결국 현재에도 눈을 감게 된다. 비인간적 행위를 기억하기를 거부하는 사람은 그것에 다시 오염될 위험이 있다. 나는 젊은이들에게 적개심이나 증오에 휘둘리지 말 것을 부탁한다. 갈등이 아니라 손을 맞잡고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워야 한다."<br><br>테라시마 교수는 "반일‧반한 감정에 치우치기보다 과거의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며 "스포츠 영웅 손기정이 겪은 수많은 사건과 그 속에서 드러난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br><br>그는 "손기정의 진정한 위대함은 기록이나 메달이 아니라 스포츠를 평화의 언어로 이해한 사상적 깊이에 있다"며 "손기정은 분노와 원망의 감정을 억누르고, 일본과 한국, 아시아, 그리고 세계와의 연대를 추구했다"고 평가했다. <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15/0000579622_002_20251115200219407.jpg" alt="" /><em class="img_desc">‘평화스포츠 국제학술대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Sports for Peace)’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렸다.</em></span></div><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15/0000579622_003_20251115200219465.jpg" alt="" /><em class="img_desc">이번 학술대회에는 14개 국가의 학계 인사들이 참가했다. </em></span></div><br><br><strong>◆ "손기정 정신의 핵심은 평화 사상"</strong><br><br>손기정은 베를린 올림픽 이후 극심한 가난 속에서도 주변의 도움을 받아 육상 교육을 이어갔고, 해방 후에는 정치권의 영입 제안을 거절한 뒤 체육 교육 및 스포츠 전문가로 살아가겠다는 길을 선택했다.<br><br>손기정의 발언도 소개됐다. <br><br>"전쟁에서는 이기든 지든 사람들이 죽는다. 스포츠에서는 나라의 무게를 짊어지고 싸우지만, 끝나고 나면 서로 유니폼을 교환하고 서로를 격려한다. 스포츠가 좋은 이유이다. 스포츠는 시민에게 영감을 줄 수 있으며 평화로운 사회에서만 꽃필 수 있다."<br><br>발표자들은 "손기정의 삶은 폭력과 억압의 시대를 지나오면서도 증오에 머무르지 않고 평화로 나아간 사례"라고 입을 모았다.<br><br><strong>◆ 베를린에서 멕시코, 뉴욕까지… 이어진 '평화의 계보'</strong><br><br>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손기정의 정신이 세계 스포츠 인권·평화 운동에 미친 영향도 함께 조명됐다.<br><br>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는 미국 흑인 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가 육상 200m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수상했다. 당시 미국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당한 후 흑인의 인권운동이 전역에서 일어난 시기이다. 시상대에선 스미스와 카를로스는 검은 고개를 숙였고, 검은 장갑을 끼고 주먹을 치켜든 '블랙파워 설루트'(black power salute)로 전 세계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br><br>2018년 US 오픈에서 우승한 오사카 나오미가 인종 차별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마스크를 착용하고 코트에 입장한 사례 역시 함께 소개됐다.<br><br>테라시마 교수는 "시대와 국적은 다르지만, 선수들이 인권과 평화를 위해 침묵을 깨는 행동의 밑바탕에는 '스포츠는 인간을 위한 것'이라는 가치가 흐르고 있다"며, "손기정의 평화 사상과 행동이 미래세대로 이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15/0000579622_004_20251115200219511.jpg" alt="" /><em class="img_desc">손기정의 평화 정신을 이은 사례를 설명한 테라시마 교수. </em></span></div><br><br><strong>◆ 학술대회에서 마라톤, DMZ까지… "손기정은 여전히 달린다"</strong><br><br>이번 학술대회에서 시작한 '스포츠와 평화의 축제'는 손기정 평화 마라톤, DMZ(비무장지대) 방문, 파주시 원코리아센터 프로그램 등으로 이어진다. <br><br>이번 학술대회는 세계평화스포츠학회(WSPS·World Society for Peace Sports)가 주최했다. 1999년 남북체육연구학회에서 출발한 WSPS는 현재 72개 회원국, 500여 명의 체육·스포츠 관련 대학교수가 참여하는 국제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학회는 '스포츠를 통한 평화 분위기 고취'와 '평화를 도모하는 스포츠'를 핵심 가치로 내걸고 있으며, 손기정 정신을 그 철학의 중심에 두고 있다.<br><br>이종영 세계평화스포츠학회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평화 스포츠 학술대회이다. 올해는 전 세계 14개 국가의 사람들이 학술대회에 참여했다. 손기정 선생의 기일에 열려 더 뜻깊다. 이번 일정으로 오늘날의 분쟁·갈등 상황 속에서 스포츠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재조명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전했다. <br><br>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윤용진 교수는 "손기정 선생의 평화 정신이 현대 사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스포츠를 통해 평화의 가치를 전한 손기정의 달리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br><br>손기정 기념재단 이준승 사무총장은 "손기정의 평화 정신을 세계인과 공유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것 같다. 손기정 정신은 우리가 지키고 기록해야 할 유산이다. 손기정의 삶과 철학이 심층적으로 연구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15/0000579622_005_20251115200219567.jpg" alt="" /><em class="img_desc">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이후 일장기를 가린 손기정 ⓒ손기정 기념재단</em></span></div><br> 관련자료 이전 김지석, 딩하오에게 밀려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4강 탈락 11-15 다음 2025 도쿄 데플림픽 흥겨운 개회식…한국 종합 10위 목표→12일간 열전 돌입 11-1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