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 마라톤]기쁜 우승자로 남게 하고 싶은 외손자의 꿈 "임진각→개성까지 갔다 오는 대회를…" 작성일 11-17 20 목록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17/0000579763_001_20251117070021909.jpg" alt="" /></span></div><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17/0000579763_002_20251117070021959.jpg" alt="" /></span></div><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17/0000579763_003_20251117070022010.jpg" alt="" /></span></div><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17/0000579763_004_20251117070022055.jpg" alt="" /></span></div><br><br>[스포티비뉴스=고양, 이성필 기자] "내년이 베를린 마라톤 제패 90주년이라 꼭 시도해 보고 싶지만…."<br><br>일제의 억압에 눌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살던 1936년 8월, 한민족은 독일 베를린에서 들려온 낭보에 환호했다. 청년 손기정이 육상 남자 마라톤에서 당시 기준으로 인간이 넘기 어렵다는 마의 2시간30분대 벽을 깨버린 2시간29분19초2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br><br>평생을 한국 육상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고 황영조, 이봉주 등 제2', '제3'의 손기정을 본 뒤 2002년 11월 15일 향년 90세로 하늘로 떠난 손기정 선생이다. <br><br>이후 손기정 기념재단이 설립됐고 2005년 '손기정 평화마라톤'이 시작됐다.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일대를 돌거나 서울 상암동 평화의 공원,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일대 등을 돌며 대회가 열렸다. <br><br>42.195km의 풀코스, 하프, 10km로 구성된 대회는 최근 달리기 열풍이 부는 한국 사회에서는 절대로 빼놓지 말고, 참여해야 하는 대회로 꼽힌다. <br><br>올해는 대회 신청 접수가 다소 늦어졌지만, 1만 5천여 명이 몰렸다. 11월 주말마다 전국에서 많은 대회가 열리고 서울에서는 최소 3~4개 대회가 동시다발적으로 개최, 모객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유아부터 노년층까지 세대를 통합하는 대회로 자리 잡았다. <br><br>전날(15일)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손기정 포럼이 열려 손기정 선생을 연구하는 국, 내외 학자들이 열띤 학술 연구를 알리기도 했다. <br><br>공교롭게도 손기정 선생이 세상과 작별했던 날, 경기도 고양특례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1회째를 맞는 손기정 평화마라톤이 열렸다. 분단된 한민족이 자유와 평화, 통일을 위해 달리는 도로인 자유로 옆 '제2자유로'를 사상 최초로 달렸다. <br><br>대회를 운영한, 손기정 선생의 외손자인 이준승 재단 사무총장은 내빈을 안내하는 등 동분서주하는 모습이었다. 최근 여타 대회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하는 등 문제들이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그래서 코스를 이탈하지 말고, 각자의 실력에 맞춰 뛰라는 안내가 계속 나왔다.<br><br>손기정 선생이 베를린 마라톤에서 달고 뛴 '등번호 382'에 최근에는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LAFC)의 영문 표기로 더 알려졌지만, 같은 성인 'SON'이 새겨진 흰색 티셔츠를 입은 러너들이 도로를 수놓은 모습은 대단했다. 건강에 신경 쓰려는 한국인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부터 한계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동시에 확인한 것이다. <br><br>이 총장은 21회째 운영하는 중인 대회를 두고 "정체성을 살리려고 노력해 왔다. 참가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계속 개선했다. 대회를 통한 수익 창출이 아니라 참여자들에게 정말 좋은 축제의 장을 만들어 주고 싶었고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도 있었다"라고 의미를 설명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17/0000579763_005_20251117070022089.jpg" alt="" /></span></div><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17/0000579763_006_20251117070022134.jpg" alt="" /></span></div><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17/0000579763_007_20251117070022186.jpg" alt="" /></span></div><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17/0000579763_008_20251117070022233.jpg" alt="" /></span></div><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17/0000579763_009_20251117070022292.jpg" alt="" /></span></div><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5/11/17/0000579763_010_20251117070022352.jpg" alt="" /></span></div><br><br>최근 마라톤 대회는 코스 선점이 최대 과제다. 그래서 제2자유로는 독특했다. 서울에서 오는 러너들의 경우 GTX-A가 킨텍스로 연결, 접근성이 더 좋아져 자유롭게 뛸 수 있었다. <br><br>걱정이 없던 것은 아니다. 이 총장은 "제2자유로 코스를 확보하기 위한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까 이번에 참가자 모집이 너무 늦었다. 다른 마라톤 대회로 참여 인원이 빠져나갔지만, 그래도 이만큼 신청이 있었다는 것은 지난 21년 동안 해왔던 모습이 있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자부했다.<br><br>한민족사(史)의 중요 인물인 손기정 선생을 기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저항과 항거로만 이미지가 소비되는 것이 다소 안타까웠다. 그래서 손기정 마라톤은 세대가 변하고 역사 교육의 부실로 자칫 잊힐 수 있는 외할아버지를 세상 밖으로 더 가까이 가도록 했다.<br><br>그는 "손기정이라는 인물이 제국주의 시대에 정해놓은 세계 질서에서 개인이 (민족의) 아픔 정점에 있는 사람이다. 아직도 90년 동안 슬픈 우승자로 남겨져 있는 것은 잘못되지 않았나 싶더라. 올림픽이 '평화의 제전' 아닌가. 개인의 평화가 존재하지 않는, 그런 모습의 평화는 개선돼야 되는 것 아닌가 싶고, 기쁜 우승자로 기억될 수 있게 하는 노력과 더불어 국적 회복 운동을 하려는 것이다"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와 기록에서 일본인 '기태이 손'으로 남겨진 역사를 한국 역사로 되돌리기 위한 서명 운동을 소개했다.<br><br>실제로 IOC 홈페이지에는 한글 손기정, 영문명으로 쳐도 아무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식민지 시절 '조선인'이 뛰었던 기록이라며 애써 외면하고 한국은 수난의 역사 중 회복의 상징 중 하나라며 국적 회복을 원하지만, IOC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는 중이다. 육상계와 체육계를 지나 문화체육관광부, 이재명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해결해야 하는 국정 과제 중 하나가 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br><br>IOC가 서명받는다고 자세를 바꿀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역사 교육이 희미해져 그저 손기정을 일제하 베를린 마라톤 금메달리스트나 동아일보의 '일장기 말소' 보도 정도로 인식되는 것은 곤란한 것이 사실이다. 이 총장도 "국적도 코리아로 바꿔주고 손기정 선생의 한글식 영문 표기도 해달라는 입장이다. 물론 IOC 입장에서는 우려하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두 가지 모두 병기를 해달라는 카드도 있지만, 아직은 내놓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br><br>'나의 조국, 나의 마라톤'이 되려면 국적 변경과 본명을 확실하게 찾아주는 것은 필요하다. 오히려 일본 내에서 손기정을 바로 연구하는 움직임이 더 활발하다. 테라시마 제니치 도쿄 메이지 대학 명예교수나 모리카와 사다오 일본 체육 대학 명예 교수 등이 더 깊게 연구해 왔다. 이들은 이 총장에게 "한국에서 손기정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느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수학능력시험의 문제 하나 정도로 나오는 현실에서 씁쓸한 질문인 셈이다. <br><br>손기정이 단순히 일제의 억압에서 한민족에게 희망을 안긴 인물이라는 단편적인 시각으로만 보기에는 분명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록 정비부터 국제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br><br>결국은 대회를 더 잘 치르면서 더 젊은 세대에게 손기정 선생을 친숙하게 이어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 총장도 이를 알고 있다. 그는 "평화 마라톤 대회를 만들면서 계획안 2개를 만들어 놓는다. 하나는 이런 대회의 유지, 다른 하나는 임진각에서 (북한의) 개성으로 갔다가 오는 대회다. 세 번 정도 실행을 해보려고 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내년이 베를린 마라톤 우승 90주년이 아닌가. 한번 시도해 보기 위해 자료를 만들어 놓았다"라며 희망을 노래했다. <br><br>실제 접경 도시인 파주시가 남북 마라톤 대회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10, 11월에만 경기도 등이 임진각 일대에서 '평화 마라톤'이라는 의미로 두 차례나 대회를 열기도 했다. <br><br>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한 이재명 정부에서 체육을 통한 관계 개선을 할 수 있을까. 체육에는 여야, 사상, 이념이 따로 없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다. 손기정 선생은 신의주가 고향이다. 남북이 함께 기려도 이상하지 않다. <br><br>이 총장도 "우리 정부와 이야기하는 것은 물론 남북 관계가 개선돼야지 되는 거니까 그거는 제한 사항은 분명히 있다. 다만, 우리가 손기정을 민족사적으로 본다면 '손기정의 날'이라도 만들었으면 싶다는 생각이 든다. 민족이 자신감이 없던 시기에 세계 무대에 당당히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었던 사람 아닌가. 마라톤 대회를 열면 민원이 더러 생긴다. 도로가 통제되니 그럴 수 있지만, 손기정의 날이 제정된다면 국민적인 양해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br><br>후손들의 손기정에 대한 연구와 재평가는 다른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인물과 똑같이 진행해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몽양 여운형 선생이 대한체육회 회장을 했던 사례에서 보듯이 민족 지도자들이 체육을 이끌었던 역사는 선명하다. <br><br>자유롭고 평화롭게 도로를 달리며 달리기의 맛을 알게 된, 1천만 명 가까운 국민의 가슴 속에 도전 정신을 심어준 손기정의 힘을 다시 느끼게 해준 손기정 평화마라톤이었다. 기성세대에는 손기정 선생에 대한 감사를, 젊은 세대에는 손기정의 선생의 업적을 다시 새겼고 더 기려야 한다는 것도 제대로 확인했다. <br><br> 관련자료 이전 "IT 프리랜서 모여라...일본서 새 기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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